링지화 前통일전선부장 동생 링완청, 美영주권 얻어 텍사스서 은신…15조 원 부정축재
  • 링지화 前중국 공산당 통일전선부장. 2014년 12월 숙청됐다. ⓒ당시 KBS 관련보도 화면캡쳐
    ▲ 링지화 前중국 공산당 통일전선부장. 2014년 12월 숙청됐다. ⓒ당시 KBS 관련보도 화면캡쳐

    ‘상해방’ 핵심과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권력을 누려온 링지화 前통일전선부장은 시진핑 中공산당 총서기(국가주석)의 ‘제거대상’ 중 한 명이다.

    후진타오 前공산당 총서기의 비서실장을 지냈던 링지화 前통일전선부장은 가족들과 함께 부정축재 한 재산이 837억 위안(한화 약 15조 원)에 달하며, 미국 등 해외로 빼돌린 재산만 45억 달러(4조 9,500억 원)에 달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엄청난 부정축재를 한 링지화 前통일전선부장은 ‘권력’이 바뀔 때를 대비해 ‘보험’을 들어놔 지금까지 목숨을 부지하고 있다고 한다. 

    링지화의 ‘보험’이란 현재 中공산당 총서기 시진핑이 부주석이던 2007년부터 결재한 기밀문서 2,700여 건을 동생 링완청을 통해 해외로 빼돌리는 한편, 본인이 中공산당 최고지도부 비서실 격인 중앙판공청 주임으로 있을 때 시진핑이 결재한 서류의 복사판을 만들어 보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 또한 링완청이 미국으로 도피하면서 가져간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집권과 동시에 보시라이, 구카이라이를 시작으로 저우융캉 등 장쩌민과 후진타오의 ‘측근들’을 차례대로 제거한 시진핑 中공산당 총서기 입장에서는 링지화, 링완청이라는 장애물 때문에 권력을 100% 장악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시진핑 中공산당 총서기는 일단 2014년 12월 링지화를 中공산당 최고 위원회인 정치협상회의(정협) 부주석, 통일전선부장 자리에서 쫓아냈다. 이어 中공산당 중앙판공청과 중앙경위국(한국의 청와대 경호실에 해당) 내의 ‘親링지화 세력’들을 모두 숙청했다.

    링지화가 권력을 잃자 링완청은 시진핑의 ‘비밀’을 담은 자료를 들고 미국으로 도피했다. 링완청은 자신을 쫓는 시진핑 中공산당 총서기에게 “링지화 前부장을 엄벌하면, 갖고 있는 문서를 모두 폭로하겠다”고 협박했다. 또한 美정부와는 자신이 가진 기밀을 제공하는 댓가로 ‘안전’을 보장받는 협상도 벌이고 있다고 한다.

  • 링지화 前중국 공산당 통일전선부장의 동생 링완청. ⓒ중화권 매체 NTD TV 보도화면 캡쳐
    ▲ 링지화 前중국 공산당 통일전선부장의 동생 링완청. ⓒ중화권 매체 NTD TV 보도화면 캡쳐

    사정이 급해진 시진핑 中공산당 총서기는 지난 3월 초, 링완청을 중국으로 끌고 오기 위해 정보기관 MSS 요원, 외교관, 법률 전문가 등 100여 명의 요원을 미국으로 보냈다고 한다.

    “링완청이 美화교와 위장결혼을 해 영주권을 얻었고, 현재 텍사스에서 도피 생활 중”이라고 전한 중국어 매체 ‘보쉰’의 보도는 이 같은 상황의 연장선이어서 中공산당은 물론 美정부의 눈길을 끌고 있다.

    중국어 매체 ‘보쉰’에 따르면, 링완청은 美국적을 가진 연상의 화교 리핑과 위장 결혼을 했다고 한다. 둘은 현재 텍사스 모 처에서 도피 생활 중이라고. 리핑은 링완청의 정체를 제대로 모르고 있으며, 그가 단지 “뉴욕과 캘리포니아에 많은 땅을 가진, 돈 많은 부동산 사업가”인 줄 알고 있다는 것이 ‘보쉰’의 보도다.

    ‘보쉰’ 측은 “링완청이 위장 결혼했다는 사실이 美ICE(이민세관단속국)나 FBI(연방수사국)에 적발되면, 중국으로 송환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놨지만, 그가 갖고 있는 ‘中공산당 고위층의 기밀’을 생각하면, 예측이 어려워진다.

    2012년 2월 6일, 中청두의 美영사관으로 中공산당 고위층이 망명 신청을 했다. 왕리쥔 中충칭직할시 부시장이었다. 왕리쥔은 이때 보시라이, 구카이라이 등의 치부가 담긴 ‘기밀자료’를 미국 측에 건네며 망명을 신청했다.

    하지만 美정부는 시진핑 당시 中공산당 부주석의 방미를 앞둔 시점에서 부담스럽다고 판단, 망명을 거절했다. 결국 왕리쥔은 中공산당 국가안전부에 인계돼 재판을 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링완청 또한 中공산당의 추적을 피하고자 왕리쥔과 같은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 하지만 링완청과 왕리쥔이 美정부로부터 똑같은 '대우'를 받을 지는 알 수 없다.

  • 시진핑 中공산당 총서기(국가주석). 그의 '치부'와 '기밀'이 담긴 자료가 지금 정적의 품에 안겨 美본토에 있다. ⓒ중화권 매체 NTD TV 보도화면 캡쳐
    ▲ 시진핑 中공산당 총서기(국가주석). 그의 '치부'와 '기밀'이 담긴 자료가 지금 정적의 품에 안겨 美본토에 있다. ⓒ중화권 매체 NTD TV 보도화면 캡쳐

    美정부 내에서는 2012년 왕리쥔의 망명을 거절한 것이 큰 실수였다는 평가가 몇 년 째 나오고 있는 상황이어서 美정보기관들이 링완청에게 기밀자료를 받는 대가로 그의 망명을 받아들일 가능성도 없지 않아 있다.

    링완청이 링지화 前통일전선부장의 정재계 연락총책이자 책사 역할을 맡았다는 점, 링지화가 시진핑 中공산당 총서기는 물론 현재 中최고위층의 ‘치부’가 담긴 내용을 모두 자료로 갖고 있다는 점 때문에 美정부 입장에서는 그를 내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만약 美정부가 그의 망명을 거절하고, 中공산당이 미국에 보낸 요원들이 링완청을 붙잡지 못할 경우에는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와는 비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

    에드워드 스노든의 경우 미국의 SIGINT(신호정보) 기관인 NSA에서 일하며 모은 자료만 폭로했다. 반면 링완청은 말 그대로 中공산당 최고위층의 거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중화권 매체들 또한 링완청이 가진 기밀자료를 언론에 공개할 경우 中본토에서는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피바람’이 불어 닥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