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처리가 목표(?)…반나절만에 절충안 바꾸며 재협상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우윤근 원내대표가6일 의원총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우윤근 원내대표가6일 의원총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4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6일 여야는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를 놓고 오락가락 행태를 보였다. 

    국민연금 인상을 연계한 개혁안 합의는 졸속-무책임한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 행태라는 역풍이 거세게 불어닥치자 '소득대체율 50%'의 수치를 부칙에서 빼는 문제를 놓고 치열한 눈치작전을 펼친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부터 심기가 불편한 모양새였다. 원내대표직 임기 마지막날, 그는 "국민연금 강화를 위한 여야 합의가 청과 정부의 반대로 여당 지도부가 흔들리고 있다"며 실무기구의 합의에 대통령도 정부도 더 이상 이래라 저래라 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우 원내대표는 오후 1시 30분에 진행된 의총에서도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대통령 말 한마디에 여당이 뭐하는 건가"라며 "(공무원연금개혁안의) 내용을 대통령이 다 알고 하시는 건지"라며 수위 높은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우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 20여 분을 지각하면서까지 정의화 국회의장을 항의 방문하며 2시에 예정된 본회의를 4시로 미루고 온 상황이었다. 원내대표 임기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자신의 공든 탑이 무너질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작금에 당내 분열로 피곤한 기색을 보인 문재인 대표도 이 자리에서 "새누리당이 합의서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대통령 말 한마디에 태도가 돌변했다"며 "의원 여러분들이 어찌할 지 지혜를 모아달라"고 자당 의원들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새정치연합은 시작 30여 분 만에 비공개로 의총을 전환한 후 본격적인 대책모의를 시작했다. 오후 3시가 넘어서 마무리된 의총의 결과는 '한 발 양보'였다.

    의총을 마치고 나온 김성주 의원은 "한 발 양보한 합의안이 다시 나왔다"며 "50·20 숫자는 빼고 대신 부속서류에 수치를 포함하는 방향으로 바꿨다"고 밝혔다. 우윤근 원내대표도 의총에서 도출된 새안을 들고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에게 가던 중 기자들에게 "중재안에 대해 반대가 많아 의원들을 겨우 설득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한 발 양보'가 아니라 '무늬만 양보'라는 비판도 나온다. 불과 1시간 남짓한 시간으로 절충안을 준비한 것과 사실상 부속서류에 기입할 뿐 내용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민의 부담이 늘 것"이라는 지적에 부담을 느끼던 새누리당은 새정치연합의 이같은 중재안을 결국 거절했다.


  •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가 자당 의원들과 본회의장에서 기다리고 있는 새누리당 의원들 사이를 오가며 협상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가 자당 의원들과 본회의장에서 기다리고 있는 새누리당 의원들 사이를 오가며 협상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수정된 부분에 대한 해석에서 양당의 입장차가 드러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민현주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부칙은)법적 효력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새정치연합 이상민 법사위원장은 "별첨은 체계상 다 넣기가 적절치 않으면 별도로 하는 것"이라며 "한 묶음인 만큼 등가의 법적 효력이 있다"고 반박했다.

    반면 양당의 합의를 곱지않게 보는 시선도 있었다. 새정치연합 안철수 의원은 여야간 사회적 대타협을 명목으로 기간내 처리하려는 움직임을 겨냥한 듯 양당을 비판했다.

    "(당 대표간에)연계되는 안으로 올라오면 나는 반대 표결을 하겠다"고 강조한 그는 "무조건 시기와 목표를 섣불리 단정해서 할 게 아니라 공론화에 부쳐서 진행해야 맞다"고 밝혔다.

    이어 "여야 대표가 무조건 50%라는 목표, 그리고 올해 9월에 법을 통과해야만 한다는 것에 반대"라며 "오히려 더 혼란에 휩싸이고 만약 타결이 안될 때는 정치권 전체가 불신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본회의가 시작되기 직전까지 우윤근 원내대표는 본회의장과 의총 회의장을 분주하게 오가며 초조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새누리당도 본회의장에서 최고위원들이 급작스럽게 모여 논의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여야가 대통령의 충고와 국가재정에 대한 고심도 없이 반나절만에 안을 바꾸며 처리한 것 자체로 비판 받을 만한 문제"라며 여야 모두를 향해 쓴소리를 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