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IS “우리 칼리프 전사 2명이 텍사스 미술 전시회 공격” 美 “현재 정보당국 조사 중”
  • 텍사스 갈란드에서 일어난 '무함마드 만평 전시회' 습격 직후 현장을 지키는 경찰 SWAT 대원들. ⓒ美CNN 관련보도 화면캡쳐
    ▲ 텍사스 갈란드에서 일어난 '무함마드 만평 전시회' 습격 직후 현장을 지키는 경찰 SWAT 대원들. ⓒ美CNN 관련보도 화면캡쳐

    “우리의 칼리프 전사 2명이 美본토 텍사스에서 열린 미술 전시회를 용감하게 공격했다. 이번 전시회는 예언자를 부정적으로 묘사한 불경스런 행사였다.”


    테러조직 ISIS가 자신들의 선전용 라디오를 통해 주장한 내용 중 일부다. ISIS는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며 “美본토에서도 ISIS의 테러가 시작됐다”고 선전했다.

    하지만 美정부는 “현재 정보당국이 조사 중”이라며 “단정하기는 이르다”고 밝혔다. 테러조직 ISIS가 텍사스에서 공격을 벌인 것을 인정할 경우 선전선동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고 봐서다.

    테러조직 ISIS와 美정부가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습격은 지난 3일(현지시간), 美자유수호 이니셔티브(AFDI)가 텍사스 갈랜드에 있는 ‘커티스 컬웰 센터’에서 연 ‘무함마드 만평 전시회’였다.

    당시 전시회는 ‘샤를리 엡도’ 등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소재로 한 만평을 모아놓은 행사로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때 커티스 컬웰 센터에 엘튼 심슨과 나디르 수피라는 청년들이 방탄조끼를 입고 AK-47 소총으로 무장하고 쳐들어왔다. 이들은 전시회에 모인 사람들을 향해 총기를 난사하려다 마침 전시회를 경비 중이던 갈랜드 경찰들의 권총에 사살됐다.

    공격이 무위(無爲)로 돌아간 뒤 美정부는 범인들의 정체가 그 배후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경찰은 이들의 범행 동기와 테러 연관성을 찾기 위해 이들이 살던 집을 압수수색했다. 그런데 습격사건이 발생한 지 하루 뒤, 테러조직 ISIS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美뉴욕타임스(NYT)는 5일(현지시간) ‘무함마드 만평 전시회’를 습격한 엘튼 심슨과 나디르 수피의 것으로 보이는 트위터 계정을 살펴보니, 이들이 테러조직 ISIS의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에 충성 맹세를 한 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美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엘튼 심슨이나 나디르 수피가 테러조직 ISIS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증거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파키스탄에서 대학을 졸업한 무슬림 나디르 수피는 독실한 무슬림이라고 보기는 힘들다는 것이 현지 언론들의 보도 내용이다.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피자 가게를 이유로 종종 예배를 빼먹기도 했다고 한다.

    반면 백인인 엘튼 심슨의 경우 애리조나에서 테러조직을 결성하려고 시도해 2006년부터 FBI(연방수사국)의 감시를 받아왔으며, 2010년에는 테러조직 ‘알 샤바브’에 가담하기 위해 소말리아로 가려다 당국에 붙잡힌 적이 있다고 전했다.

    당시 엘튼 심슨은 증거불충분으로 ‘테러혐의’를 쓰지 않았고, 보석금 600달러와 보호관찰 3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고 한다.

    이런 점 때문에 美정부는 물론 현지 언론들도 엘튼 심슨과 나디르 수피가 테러조직 ISIS의 지시를 받고 ‘무함마드 만평 전시회’를 습격했을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美정부는 지난 5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텍사스의 ‘무함마드 만평 전시회’에서 일어난 총기난사 사건이 테러조직 ISIS의 소행이라고 단정짓기는 이르다”면서 “현재 범인과 ISIS가 어떤 관계인지를 FBI와 다른 정보기관들이 조사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테러조직 ISIS는 이번 사건을 자신들의 선전선동 소재로 활용하기로 작정한 모양새다.

    ISIS가 “텍사스 만평 전시회 공격은 우리 전사들의 행동”이라는 주장한 음성 메시지는 현재 온라인과 SNS 등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