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도부에서 사심을 버리고 자기 계파 관계를 떠나야 한다"
  • 새정치민주연합 설훈 의원이 4일 국회 정론관에서 원내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새정치민주연합 설훈 의원이 4일 국회 정론관에서 원내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정치민주연합 설훈 의원이 친노 팀킬(TEAM KILL·같은 편 죽이기)에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설 의원은 최근 '천정배 의원과 정동영 전 장관의 손을 잡아야 한다', '재보선 패배의 원인은 지도부의 사심 때문'이라는 식의 주장을 펼치며, 문재인 대표를 향한 우회적 공세를 가하고 있다. 오는 7일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만큼 자신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정치적 계산이 깔린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설훈 의원은 지난 5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에 출연, 지난 4·29 재보선의 참패에 대해 "천정배·정동영 이런 분들이 우리 당을 떠나가면서 분열 구도가 됐다"며 "패인의 결정적인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새누리당의 잘못을 지적하면서 우리와 같이 할 수 있는 분들은 함께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설훈 의원은 "천정배·정동영과 합치는 문제는 어렵지 않다. 천 의원은 우리 당이 싫어서 떠났기 보다도 상황이 안 맞아서 그런 것이고 정동영 의원도 마찬가지"라며 탈당한 두 의원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천 의원과 정 전 장관을 문재인 대표가 만나야 만날 수 있으면 만나야 하는가"라는 사회자의 질문에는 "그렇게 생각한다"며 "(회동을)문재인 대표에게 꼭 주문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설 의원은 나아가 4·29 재보선에서 인물 경쟁력 문제 제기론에 대해선 "제일 큰 부분이 우리 당의 지도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점"이라며 "전략공천의 실패"라고 당 지도부를 정면 겨냥했다. 이어 "우리 지도부에서 사심을 버리고 자기 계파 관계를 떠나야 한다"고 문재인 대표의 지도력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천정배 의원과 정동영 전 장관이 새정치연합 친노세력과 연합할 가능성은 전무한 상태로 진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설 의원이 실현 불가능한 무리한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과적으론 계파 갈등이 심화된 당의 내부 분쟁 상황에서, 범친노 인물이 친노의 좌장인 문재인 대표를 팀킬한 격이다.

    공교롭게도 설훈 의원은 오는 7일 새정치연합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다. 그는 원내대표 경선에 임하는 각오로 "지금은 비노냐 친노냐 구부하지 말고 하나가 될 수 있는 방안이라면, 하나로 만들 수 있는 인물이라면 그 인물이 적임자"라고 말했다.

    당 내에선 차기 원내대표가 비노 인물이 돼야한다는 의견도 있는만큼 설훈 의원의 발언이 경선에서 자신의 경쟁력을 갖추는 데 도움이 될 지도 주목된다. 이에 한 정계 관계자는 "친노를 등지고 비노의 비위를 맞추는 모양"이라며 "당의 어수선한 분위기에 편입해 표를 얻으려는 노림수"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