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재보선 이후 첫 최고위원회의… 당내 갈등 여전 "문재인 대표 발언에 국민들 실망"
  • ▲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의.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의.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주승용 최고위원이 4·29 재보선에서 참패한 이유로 친노패권주의를 지적하며 요구 조건이 관철되지 않으면 최고위원직 사퇴를 강행하겠다는 뜻을 비췄다.

    주승용 최고위원의 작심 발언에 대해 비노(非盧, 비노무현)계인 전병헌 최고위원도 "할 말은 많지만, 오늘은 유구무언"이라고 가세했다.

    반면 문재인 대표는 당의 혁신을 강조했을 뿐 최고위원들의 발언 내내 침통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지 않았으며, 우윤근 원내대표는 재보선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대신 범친노(汎親盧)로 분류되는 정청래 최고위원이 나서 주승용 최고위원의 발언에 반박하는 역할을 맡았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4일 재보선 이후 첫 공식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선거 참패는 여러 원인이 있지만 그 중 친노패권주의에 대한 국민의 경고라는 게 많은 분들의 지적"이라며 "유일한 호남 최고위원으로, 주말 동안 지역구에서 들은 호남 민심을 그대로 전하겠다"고 입을 뗐다.

    "우리 당에 친노가 없다고 했는데 과연 없나, (문재인 대표가) 당 대표가 되면 친노에 불이익 준다고 했는데 과연 친노가 불이익을 받았나"라고 친노 계파의 전횡으로 인한 당내 분열을 비판하기 시작한 주승용 최고위원은 "공천은 어떤가, 경쟁력이 떨어지는 후보를 내세워 야권 분열의 빌미를 제공한 게 아닌가"라고 쏘아붙였다.


  • ▲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의에서 주승용 최고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의에서 주승용 최고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나아가 주승용 최고위원은 문재인 대표를 직접 겨냥하며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그는 "선거 참패도 문제지만 다음날 선거결과에 굴하지 않겠다는 대표의 발언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실망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호남의 성난 민심을 추스리고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며 △문재인 대표가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서 어떻게 책임지겠다는 것인지 국민 앞에 분명히 입장을 밝힐 것 △당의 패권 정치를 청산하겠다는 약속과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고 실천할 것 △당의 책임있는 지도자와 대선 주자가 참여하는 원탁회의를 구성할 것 등 세 가지 사항을 제안했다.

    아울러 "지역구 유권자들이 (최고위원) 사퇴를 종용하는 여론이 압도적"이라며 "호남 민심을 대변한 요구에 대해 문재인 대표의 입장 표명이 없이는 들러리나 서는 최고위원직에 대한 미련이 없다"고 압박했다.


  • ▲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의 도중 주승용 최고위원과 전병헌 최고위원이 무언가를 논의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의 도중 주승용 최고위원과 전병헌 최고위원이 무언가를 논의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반면 주승용 최고위원의 발언 직후에 마이크를 넘겨받은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를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번 4·29 재보선 참패의 원인은 진정한 야당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라며 "지금 친노가 어떠니, 호남이 어떠니, 남 탓 내 탓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고 강변했다.

    이에 대해 다음 발언 순서인 전병헌 최고위원은 할 말이 많다면서도 "유구무언"이라고 발언권을 사양해, 문재인 대표를 향해서는 무언의 압박을, 정청래 최고위원을 향해서는 불쾌감을 표하는 모습이었다.

    당내에서 쏴대는 화살을 맨몸으로 맞은 문재인 대표는 앞서 모두발언에서 "내년 총선에선 오늘의 아픔을 되풀이 하지 않을 것"이라며 "겸손한 자세와 굳은 결의로 당을 제대로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사퇴를 종용하는 당내 기류에 대해 다시 한 번 거부의 의사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