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노 호남홀대론 앞세워..친노 위기감이 표 결집으로 나타날 수도
  •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당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당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내년 총선까지 당을 이끌어 갈 새 원내지도부 선출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 내부에선 문재인 대표에게 4·29 보궐선거 전패의 책임을 물어야 하다는 여론이 만만치 않다. 때문에 7일로 예정된 새정치연합 원내대표 경선에서는 비노가 조금 더 유리하다는 전망도 있다.

    지금까지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의를 밝힌 후보는 최재성·김동철·설훈·조정식·이종걸 의원 등이다. 이 가운데 문재인 대표에게 각을 세우고 있는 후보는 비노로 분류할 수 있는 김동철, 이종걸 의원이다.

    김동철 의원은 3일 출마선언문을 통해 "호남을 다시 당 혁신의 진앙지로 세워야 한다"며, "당이 호남을 무시하고 홀대한다는 인식의 확산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종걸 의원은 무소속 천정배의원의 당선으로 드러난 호남 민심의 동요를 잠재울 수 있는 적임자는 자신뿐이라며, 역시 호남을 앞세우고 있다.

    두 사람 모두 표현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호남 동요론’을 앞세워 문재인 대표와 친노진영을 압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3선 의원이자 경제통으로 분류되는 최재성 의원, 민평련(민주평화국민연대) 계의 설훈, 손학규계의 조정식 의원 등은 넓게 봤을 때 친노와 가깝다는 점에서 범친노계로 분류할 수 있다.

    결국 새정치연합의 이번 원대대표 경선은 비노 대 범친노간의 대립구도로 정리할 수 있다.

    이번에 선출되는 원내대표는 내년 4월 치러지는 20대 총선 공천과정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계파간 신경전도 치열할 수밖에 없다.

    비노 측 인사들이 재보선 참패 책임론과 호남홀대론을 앞세우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비노 진영의 압박이 거세질수록 친노의 위기의식이 높아져, 표결집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도 설득력이 있다.

    출마한 5명의 후보가 모두 확실한 지지기반과 고정표를 갖고 있어, 1차 투표결과는 예측이 매우 어렵다. 당내에서는 한 두표 차이로 결선행 여부가 갈릴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결선투표는 친노와 비노간 표결집에 따라 당락이 결정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과 관련돼, 당내 일각에서 비관론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재보선 완패는 어설픈 정권심판론이 더 이상 먹혀들지 않으며, 호남 민심이 예전처럼 친노에 우호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줬다. 서울 관악을 비롯한 수도권의 참패는, 민심이 20대 총선을 불과 1년 앞둔 새정치연합에게 보내는 마지막 경고와도 같다.

    때문에 새로운 원내대표는, 당의 고질병인 계파 갈등을 봉합하고, 등 돌린 민심을 되돌릴 수 있는 리더십과 비전을 갖춰야 한다.

    그러나 현재 상황을 볼 때, 7일 원내대표 경선은 당내의 골 깊은 계파 갈등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는 결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