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보다 러 먼저 방문 눈치 보여서” “경호문제 때문에” 등 다양한 추측 나와
  • ▲ "거기 크렘린이죠? 죄송한데 제가 그날 집에 아주 급한 일이 있어서요…." 김정은이 오는 5월 9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기념식에 갑작스레 불참을 통보했다. ⓒ北선전매체 캡쳐
    ▲ "거기 크렘린이죠? 죄송한데 제가 그날 집에 아주 급한 일이 있어서요…." 김정은이 오는 5월 9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기념식에 갑작스레 불참을 통보했다. ⓒ北선전매체 캡쳐

    김정은이 러시아 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식에 불참하기로 했다. 러시아 정부에는 “국내 사정” 때문이라는 짧막한 이유만 댄 것으로 알려졌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공보비서는 지난 4월 30일(현지시간) “오는 9일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리는 ‘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식’에 김정은이 참석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공보비서는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 취소는 북한 내부 문제와 연관된 것”이라면서, 외교채널을 통해 불참을 통보받았다고 전했다.

    김정은의 첫 외국 정상과의 회담도 무산됐다. 러시아 정부는 김정은과 푸틴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 여부에 대한 질문에 “현재까지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

    김정은을 받아들이지 말라는 제3국의 요청도 “당연히 없었다”고 밝혔다.

    김정은이 지난 수 개월 동안 러시아 승전기념식에 참석할 것처럼 북한 고위층을 보내는 등의 제스처를 취하다 갑작스레 참석을 취소하자 북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공보다 러시아를 먼저 찾는 것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주장했고, 일부는 “수많은 해외 정상들과 다자외교를 하는 게 두려웠을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 밖에도 “김정은의 경호를 놓고 이견이 있어 방문을 취소했을 것”이라거나 “러시아와 북한 간의 정상회담 의제 조율에 실패해서 그런 것”이라는 설도 내놓고 있다.

    어쨌든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 취소로 푸틴 정부는 매우 곤혹스러운 처지가 됐다.

    푸틴 정부는 국제사회가 모두 만류하는 데도 김정은에게 초청장을 보냈었다.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간의 정상회담까지 준비했다. 그런데 김정은이 행사를 불과 열흘 앞두고 방문을 취소해버려 푸틴 대통령의 체면은 말이 아니게 됐다.

    김정은이 저지른 ‘외교적 결례’가 지금까지 북한에 매우 우호적이던 러시아의 대북정책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