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단의 거목, 신경림 시인이 적극 추천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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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텃밭농사 소설가 김한수

    텃밭 농사를 권하는 이유는 셀 수 없이 많다. 그 소소한 이야기들은 한 알의 작은 씨앗이 삶의 작은 철학들을 알려준 것이다. 그 작은 철학들은 나를 지탱해주는 큰 힘이 됐다. 텃밭에서는 작물만 자라는 게 아니다. 고정관념에 균열이 오고 불안을 잊는다. 불안을 잊은 사람은 꿈과 희망을 노래한다. 매순간이 행복하다. 하루하루 불안한 삶을 살고 있는 도시인들에게 텃밭농사를 강력 추천하는 이유다. 건강한 먹을 거리로 가족을 돌보며 아이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은 부모님, 무기력한 영혼에 활력을 찾고 싶은 도시인과 주말에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고 싶은 연인에게 이 책을 권한다.

    시인 신경림의 추천사

    그의 이야기 속엔 봄이 녹아 있다. 따뜻하다. 생활에 지쳐 꽁꽁 얼어붙은 마음이 봄눈 녹듯 녹아내릴 것이다. 아마도 뭇 생명과 함께 사는 세상을 꿈꾸는 그의 따뜻한 마음씨 대문일 것이다.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생명이 있으랴. 바쁘게 산다는 명목 하에 정작 중요한 것을 잊고 사는 건 아닌가. 그의 자연을 생각하는 건강하고 따뜻한 마음씨가 민들레 꽃씨 되어 세상에 퍼졌으면 좋겠다.

    김한수는 농부가 되기를 꿈꾸는 소설가다. 그는 자연과 교감하면서 몸과 마음의 상처를 극복해 행복한 삶을 일구어간 이야기를 『한 알의 씨앗이 들려주는 작은 철학』에 담았다.

    그는 중 1때 윤동주의 「서시」를 읽은 뒤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 이후로 한 번도 꿈이 바뀐 적이 없다. 그는 '무심코 하늘을 우러르며 죽어가는 것을 사랑하며 살자'고 다짐했다.

    그는 공통체 중심의 문화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또한 뭇 생명과 공존하는 삶을 꿈꾸며 현재 장편소설과 청소년 농사 교과서를 집필 중이다.

    앞서 1987년에는 『전환기의 민족문』- 「아버지」외 4편의 시와 1988년 『창작과 비평』 중편소설 「성장」으로 등단했다. 그 외에도 창작집 『봄비 내리는 날』, 『그대, 기차 타는 등 뒤에 남아』, 『지붕 위에 사는 새』, 『저녁밥 짓는 마을』, 『장편소설 하늘에 뜬 집』 등을 썼다.

    김한수는 딸이 태어나면서 글쓰기를 접고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돈은 벌지 못하고 고생만했다. '삶이 고작 살기 위함이냐'는 질문이 그의 숨통을 조여 왔다. 그는 경쟁과 이익 관계로만 얽혀있는 인간관계에 지칠무렵 우연히 텃밭 농사를 접하고 부터 삶의 전환기를 맞았다. 농사를 짓고 그의 몸과 마음이 건강해졌다. 여러 생태 시설물을 짓고 요리를 하며 자존감이 되살아났다.

    그는 또 다른 도시농부들과 어울리며 다양한 형태의 농사를 지었고 시민단체 <고양도시농업 네트워크>도 만들었다. 또한 그는 아이들이 자신의 삶을 개척할 힘을 기를 수 있도록 다양한 직업군의 도시농부들과 함께 <고양 청소년 농부학교>를 출범했다. 무엇보다 십오 년만에 청소년 소설 『너 지금 어디가?』를 집필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책은 실제로 텃밭에서 상처받은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사람들을 그려냈다. 저자 자신은 물론이고, 책임감이 막중한 한 가정의 가장에서부터 학교 폭력으로 힘들어하는 아이까지. 그들이 텃밭에서 치유 받아 자신감을 얻은 이야기를 담아 냈다.

    이 책은 크게 4부로 구성됐다.

    1부- '스스로 행복하니 족하다'에서는 텃밭농사를 짓게 된 계기와 텃밭 풍경을 담아냈다.

    우연히 농사를 시작한 그는 "텃밭을 가꾸다보니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자신을 소중히 돌보게 되었고, 잊어버렸던 꿈을 되찾으니 하루하루가 행복하다. 이쯤 되면 운명이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다"고 텃밭농사를 극찬했다.

    2부- '계절의 맛을 느끼다'는 먹는 다는 것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바쁜 도시인들에게 먹는다는 것은 생존을 위해 배를 채우는 행위쯤으로 생각하기 일쑤다. 하지만 무언가를 먹는다는 것은 삶의 전부라고 할 수 있다.

    처음 수확한 상추의 맛을 보고난 뒤 텃밭의 매력에 흠뻑 빠져든다. 상추를 한 입 베이 먹었을 뿐인데 상추의 고유의 향과 아삭함에 깜짝 놀란다. 상추는 시작에 불과했다. 부추, 토마토, 딸기, 수박 ….미각에 눈을 뜨고 나니 먹는 것 자체의 행복을 알게 된다. 텃밭농사를 지으며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건강한  먹거리를 먹고 새로운 이야기를 쌓아가기 시작한다.

    3부 - '그렇게 변화는 시작되었다'에서는 텃밭농사 이후 변화된 삶을 이야기한다.

    그는 텃밭농사를 짓고 부터 우선 마음에 조급함이 없어졌다. 도시에서는 무엇이든 빨리빨리 처리하지 않으면 뒤쳐진다는 불안함을 안고 살아야 했다. 하지만 텃밭에서는 도시의 법칙이 통하지 않는다. 하늘과 땅이 도와줘야만 풍성한 결실을 맺기 때문이다. 기다림의 미덕을 알게 되니 갑갑한 마음에 봄바람이 불고 여유가 생긴다. 그러면서 저자의 세계관에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4부 "춤추는 마을을 꿈꾸다"에서는 이로써 품게 된 새로운 꿈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 있다.

    도시의 노동자로 살아온 그의 영혼은 지칠 대로 지쳐있었다. 돈과 이익만 논하는 관계 속에서 외로웠고, '삶이 고작 살아남기 위함이냐'는 질문이 저자의 숨통을 조였다. 도시인들이라면 누구나 해봤을 고민이다. 그의 숨통을 트여준 곳이 바로 텃밭이었다.

    "텃밭농사를 지으며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란다. 나는 할 수 없어'라는 수동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이것저것 요리도 하고, 시설 작업을 하고, 아이들과 소통하면서 새로운 꿈을 꾼다"

    텃밭과 인연을 맺으면서 꺼졌던 불이 반짝 켜졌다. 밭을 일구고 김을 매다 보면 어지럽게 뒤엉켜서 데굴데굴 굴러다니던 잡념들이 일시에 사라진다. 눈앞에 놓은 일을 몸이 좇다 보면 내가 무얼 하고 있다는 생각조차 잊는다. 무념무상, 그냥 내 몸이 일이고 일이 내 몸이다. 땀을 식혀주는 바람은 상쾌하다. 잠시 일손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면 밭과 내가 다 환하다. (18쪽)

    『한 알의 씨앗이 들려주는 작은 철학』의 이야기들은 도시인들에게 활력을 선물할 책이다. 또 인성 교육을 중요시하는 요즘, 학교 폭력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