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4,300여 명, 부상 8,000여 명 이상…네팔 정부 “사망자 1만 명 넘을 듯”
  • 지난 25일 일어난 네팔 대지진은 네팔의 사회 인프라도 모두 무너뜨렸다. 사진은 갈라져 통행이 불가능해진 도로. ⓒ인도 뉴델리 TV 보도화면 캡쳐
    ▲ 지난 25일 일어난 네팔 대지진은 네팔의 사회 인프라도 모두 무너뜨렸다. 사진은 갈라져 통행이 불가능해진 도로. ⓒ인도 뉴델리 TV 보도화면 캡쳐

    지난 25일 정오 무렵(현지시간) 네팔에서 일어난 진도 7.8의 대지진으로 네팔 경제가 최소한 10년 이상 퇴보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대지진으로 인한 네팔의 피해는 상상 이상이다. 현재 네팔 당국이 밝힌 사망자 수는 5,000여 명, 부상자 수는 1만 900여 명, 이재민은 45만 4,800여 명이라고 한다.

    하지만 유엔에 따르면, 39개 지역에서 800여만 명이 피해를 입었고, 200만 명 이상이 이재민이 됐다고 한다. 사망자와 부상자 수도 네팔 당국의 집계를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적 피해만 큰 것이 아니다. 이번 대지진으로 네팔의 외화수입원인 관광자원들과 사회인프라 시설이 상당수 파괴됐다. 지진 피해를 복구하는 데 최소 50억 달러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는 관측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관광자원 파괴와 관광객 감소는 네팔의 재건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인도 언론 ‘쿼츠’는 “네팔이 지진으로 인해 10년 이상 퇴보했다”고 평가했다. 美지질조사국(USGS)은 네팔이 대지진으로 입은 피해가 GDP의 35% 안팎에 이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사회 인프라 시설과 관광자원이 파괴된 것은 네팔의 미래를 어둡게 만든다. 국제기구, CIA 등의 자료에 따르면, 네팔의 GDP 670억 달러 가운데 관광이 차지하는 비중이 50% 이상에 달하기 때문이다.

  • 네팔 대지진의 진앙지 위치. 이번 지진으로 중국, 티벳에서도 10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英BBC 보도화면 캡쳐
    ▲ 네팔 대지진의 진앙지 위치. 이번 지진으로 중국, 티벳에서도 10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英BBC 보도화면 캡쳐

    하지만 이번 대지진은 네팔의 관광산업을 통째로 허물어버렸다. 지진 이후 사흘 동안 히말라야 산맥에 600여 명의 등산객이 고립되어 있었으며, 27곳의 트래킹 관광코스 중 25곳이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은 네팔을 찾는 연간 30만 명의 트래킹 여행객들이 발길을 돌리게 만드는 중요한 원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관광산업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7곳 가운데 4곳이 폐허로 변한 점도 나머지 연간 50만 명의 관광객 가운데 상당수가 발길을 돌리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볼만한 유적도, 즐길만한 자연환경도 없는 곳에 거액을 지불할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돈 문제’를 벗어나 네팔 국민들이 겪을 고통은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워 보인다. 네팔에서는 1934년 대지진이 일어나 1만 700여 명이 사망한 바 있다. 이번 대지진 이후 네팔 정부와 국제기구 등은 사망자 수가 1만여 명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소 5,000여 명, 최대 1만여 명의 사망자, 최소 1만여 명에서 최대 수 만여 명의 부상자, 800만여 명의 피해자, 200만여 명의 이재민은 네팔 정부가 경제를 재건하려 노력할 때 큰 장애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 네팔 대지진으로 끊어진 산악도로. 이런 인프라의 붕괴 때문에 네팔 재건의 앞날은 더욱 어둡다. ⓒ美디스커버리 채널 뉴스 화면 캡쳐
    ▲ 네팔 대지진으로 끊어진 산악도로. 이런 인프라의 붕괴 때문에 네팔 재건의 앞날은 더욱 어둡다. ⓒ美디스커버리 채널 뉴스 화면 캡쳐

    네팔 정부는 일단 국민들을 대상으로 28일부터 사흘 동안을 ‘국가애도기간’으로 선포했다. 이는 충격에 빠진 네팔 국민들을 통합하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네팔 정부가 국제사회의 구호를 적극적인 태도로 받아들이는 점도 긍정적이다. 국제사회도 긴급구호자금과 물품, 수색구조팀과 의료 인력을 보내는 등 네팔 국민들이 겪는 고통을 줄이려 애쓰고 있다. 

    하지만 네팔 경제를 재건하는 과정은 차원이 다른 문제여서 이후 네팔 국민들의 고통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