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도 이순신처럼(生如舜臣), 죽어도 이순신처럼(死如舜臣)"
  • ▲ 충무공 이순신 제독 탄신 470주년인 28일 해군사관학교 직원들과 계급별 대표들이 학교 내 충무공 동상을 참배하고 있다.ⓒ연합뉴스
    ▲ 충무공 이순신 제독 탄신 470주년인 28일 해군사관학교 직원들과 계급별 대표들이 학교 내 충무공 동상을 참배하고 있다.ⓒ연합뉴스

    1545년 4월 28일, 조선의 수도 한성(漢城) 건천동(지금의 인현동)에서 한 남자아이가 태어났다. 자(별칭)는 여해(汝諧), 덕수 이씨 이정의 셋째 아들로 태어난 이 아이는 훗날 한민족 역사상 유일하게 ‘성웅’이란 호칭을 받으면서, 불멸의 이름을 남긴다.

    충무공(忠武公) 이순신(李舜臣), 4월28일 오늘은 충무공이 탄신한 지 470년째 되는 날이다.
    중국의 고대 역사가 사마천이 지은 사기(史記)를 해설한 사기정의(史記正義) 중 한 편인 ‘시법해’(諡法解 시호법에 대한 해설서)에 따르면, ‘일신의 위험을 무릅쓰고 임금을 받드는 것(危身奉上)’을 충(忠)이라 칭하고, ‘적의 창끝을 꺾어 침입을 막는 것(折衝禦侮)’과 ‘위엄을 크게 떨쳐 적을 물리치는 것(威强敵德)’을 합쳐 무(武)라고 불렀다.

    이순신은 당시, 국가안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던 조정의 관리들과 달리 왜의 침략을 예견해 군비를 점검하고, 세계최초의 철갑선인 거북선을 건조하는 등 탁월한 판단력과 사명감으로 곧 닥칠 누란(累卵)의 위기에 대비했다. 

  • ▲ 충무공  탄신 470주년 음악회 모습.ⓒ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충무공 탄신 470주년 음악회 모습.ⓒ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충무공의 정신을 이어받은 해군과 해병은 2차례에 걸친 연평해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피격 등 남북 대치 상황의 최일선에서 영욕을 넘나들며 국가를 지켜왔다.
    임진왜란 당시 조정이 동인과 서인으로 갈라져, 국민들의 안위는 생각도 하지 않고 당파의 이익에 혈안이 돼 있을 때도, 조선의 수군은 무(武)의 정신을 잃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이순신의 후예’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실망스럽다. 

    국가 수호에 매진해야 할 해군참모총장이 방산비리 추문에 휘말려 옷을 벗는 현실은, 이들을 ‘이순신의 후예’라 부르기 민망할 정도로 낯 뜨겁다. 
    올해 초 수상구조함 통영함을 둘러싼 의혹에서 시작된 방산비리 수사 도중 전직 해군 참모총장이 2명이나 구속됐다. 어군탐지기를 군용 소나라고 둔갑해 납품한 사실이 발각된 것이다.
    군 안팎에서 ‘충무공 이순신 정신은 어디가고 썩은 냄새만 진동하느냐’는 탄식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 ▲ 충무공 탄신 음악회 참석한 정호섭 총장.ⓒ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충무공 탄신 음악회 참석한 정호섭 총장.ⓒ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작금의 모습은 썩은 생선을 뜯어먹는 고양이와 다를 것이 없다.
    해군 특유의 ‘함장 중심 문화’는, 해군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다. 망망대해에서 함장이 최고 권력을 갖는 해군의 특성을 살린 것이지만, 이런 풍토가 변질되면서 비리가 독버섯처럼 퍼지고 있다. 

    최근 정호섭 해군참모총장은 취임 일성으로 해군의 명예를 찾겠다고 했다. 지금 해군은 명예해군 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해군 전체의 1%도 안 되는 극소수 장교들의 일탈로 인한 방산비리를 근절하고, 해군의 원래 모습을 되찾겠다는 것이 목표다. 

    정호섭 총장은 지난 3월과 4월 병사들과 식사를 하며 “해군이 좋아 스스로 해군의 일원이 된 초급간부들과 수병들에게는 정말 미안하고 사과한다”며 명예운동을 시작했다. 이것마저 말뿐으로 만 끝난다면 해군은 존재 이유가 없어진다.

    해군이 ‘이순신의 후예’를 자처한다면 충무공의 탄신일을 계기로 철저한 자기 반성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특히 해군 장성들은 65년 전, 백두산함으로 조국을 수호했던 ‘올드 네이비’가 오늘의 해군에게 던지는 뼈에 사무치는 고언(苦言)에 귀를 기울여야만 한다.

    “살아도 이순신처럼(生如舜臣), 죽어도 이순신처럼(死如舜臣)이라는 그렇게 절박한 심정으로 일하면 해군은 다시 일어설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온전히 비판을 받아들여야 한다”



    충무공탄신 기념음악회마저 선동의 장으로 만든 세월호 시위대
    이순신 장군의 호국정신은 안중에도 없었던 세월호 떼천막 사람들

  • ▲ 이날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는 470주년 충무공 탄신일을 기념하는 나라사랑 호국음악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해군참모총장을 비롯한 군 관계자와 시민들이 함께 자리했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이날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는 470주년 충무공 탄신일을 기념하는 나라사랑 호국음악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해군참모총장을 비롯한 군 관계자와 시민들이 함께 자리했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이날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는 470주년 충무공 탄신일을 기념하는 나라사랑 호국음악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해군참모총장을 비롯한 군 관계자와 시민들이 함께 자리했다.

    음악회가 열린 이순신 장군 동상 근처에는 지난해 여름부터 이곳을 점거한 세월호 떼천막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불법 설치 논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광화문광장을 가득 메운 세월호 떼천막은, 국론분열과 사회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말없이, 그러나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 ▲ 2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충무공 탄신 470주년을 맞아 나라사랑 호국음악회가 열렸다. 음악회가 열린 이날 저녁 이순신 장군 동상 옆으로 세월호 천막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2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충무공 탄신 470주년을 맞아 나라사랑 호국음악회가 열렸다. 음악회가 열린 이날 저녁 이순신 장군 동상 옆으로 세월호 천막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세월호 떼천막을 반국가활동의 베이스캠프쯤으로 여기는 좌파세력은 이날도 모습을 드러냈다.

    세월호를 정치적 선전 선동의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는 좌파세력은 충무공 탄신을 맞아 열린 호국음악회 현장에 나타나, 반국가·반정부구호가 가득 담긴 손 피켓을 높이 들고, 반국가 선전활동을 벌였다.

    이들이 들고 나온 손 피켓에는 정부시행령(세월호특별법 시행령) 폐기하라’, ‘공무원이 장악한 특별조사위 웬 말이냐등의 구호가 적혀 있었다. 이들의 행동에서 충무공으로 상징되는 호국의 모습을 찾을 수는 없었다.

  • ▲ 2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충무공 탄신 470주년을 맞아 나라사랑 호국음악회가 열렸다. 이날 음악회 현장에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 반정부집회를 벌이는 시위대 일부가 손 피켓을 들고 나타났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2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충무공 탄신 470주년을 맞아 나라사랑 호국음악회가 열렸다. 이날 음악회 현장에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 반정부집회를 벌이는 시위대 일부가 손 피켓을 들고 나타났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오직 이들은 자신들이 노리는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비정한 떼의 힘만을 드러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이날 음악회는 큰 소동 없이 끝났다.

    그러나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문구와 실종자 사진으로 도배된 손 피켓과 충무공 동상 한켠을 가득 메운 떼천막은, 좌파세력의 목적이 대한민국의 안보나 호국이 아닌, 국론분열과 사회혼란을 위한 선전과 선동이란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