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수 "변희재 성패 기준, 1~2등의 격차보다 높은 득표율"
  •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 나선 무소속 변희재 후보가 선거구민과 악수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 나선 무소속 변희재 후보가 선거구민과 악수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변희재 후보의 성적표가 나오는 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변희재 후보가 기다리는 성적표는 당선 여부가 아닌 득표율이다. 변 후보가 당선권으로부터 멀어졌다는 현실을 지지자들이 애써 외면할 필요는 없다. 이번 선거에서 변희재 후보를 평가하는 기준이 승패(승리·패배)가 아닌 성패(성공·실패)인 이유다.

    재보선 투표 D-1일을 맞아, 변희재 후보의 성패를 미리 분석해 본다.


    ◆성패 기준은… "1~2위 격차보다 많이 득표한다면 할 것 했다"

    변희재 후보의 선거가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기 위해선 분명한 기준이 있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변희재 후보가 넘어야 할 득표율은 1~2등 간의 득표율 격차"라고 입을 모은다. 여야 후보들의 순위가 어떻게 되는가는 고민할 문제가 아니다. 그는 선거 기간을 통해 일관되게 여야 양당을 모두 비판해 왔기 때문이다.

    다만 야권 후보가 당선될 경우, 변희재 후보가 보궐선거에 미친 파급력은 더욱 주목받을 것이 분명하다. 새누리당도 변 후보가 보수 분열을 일으켜 표를 가르고 있다고 보고 있다.

    새누리당 이군현 사무총장은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가 선거에 난입한 직후인 지난달 31일 YTN에 출연해 "선거가 박빙일 때는 1~2%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표를 가를 수 있는 요인으로 변희재 씨가 작용할 수 있다"고 염려하기도 했다.

    변희재 후보를 추대한 애국세력도 같은 지점을 짚고 있다. 애국세력으로 분류되는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은 26일 난곡사거리에서 〈뉴데일리〉 취재진과 만나 "객관적으로 볼 때 변 후보가 3~4%의 득표율을 보일 것"이라며 "1~2등의 득표차보다 변희재 후보가 더 많이 득표한다면 할 것을 다 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정한 보수라면 새누리에 줄서서 투표하는 모습은 더 이상 안 된다"며 "야권도 분열되듯이 새누리당이 잘못하면 새로운 보수가 출연해 경쟁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 나선 무소속 변희재 후보가 신대방역 앞에서 가두연설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 나선 무소속 변희재 후보가 신대방역 앞에서 가두연설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 변희재와 애국세력… 얻었나, 잃었나

    변희재 후보는 선거일이 지근거리로 다가온 28일 아침, 유세차량을 활용한 가두연설에 집중했다. 앞서 예비후보 기간에는 일찌감치 상가 방문 인사를 했었다. 당시에는 정식 후보 등록에 필요한 주민 추천서 300장을 받기 위함이기도 했다.

    이번 보궐선거에 후발주자로 뛰어든 변희재 후보는 공식선거운동 기간의 대부분을 연설에 할애했다. 최대한 많은 주민들에게 자신의 국가관과 공약을 전달하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여론조사 추이는 그의 전략이 적중했음을 보여준다. 브레이크뉴스의 의뢰로 휴먼리서치가 지난 2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변희재 후보는 두 자릿수의 지지율을 코 앞에 두고 있다. 본 선거 초반까지 2~3%선에 머물던 때와는 사뭇 다른 상승세다.

    변희재 후보가 긍정적인 성과를 얻는다면 그 요인은 두 가지다. △후보의 소신있는 국가관 관철 △신뢰를 잃은 기성정치에 대한 주민들의 환멸 등이다.

    변 후보는 선거 초반엔 자신의 캐치프레이즈로 '대박통일 코리아 폭풍성장 관악'을 내세웠다. 연설에서도 관악의 발전 동력은 국가의 성장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그의 소신이 선거구민들을 설득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변 후보는 이후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일자 '썩은 정치 교체, 개헌 음모 저지'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앞세웠다. 보궐선거운동기간 중 드러난 정치권의 부패 고리가 변 후보의 표밭을 옥토로 바꿔놓은 셈이다.

    그가 1~2등의 득표율 격차보다 높은 득표율을 얻는다면, 애국세력이 얻는 소득은 두 가지다. △보수 정당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에 대한 대안 제시 등이다. 이번 변희재 후보의 득표율에 따라 내년 총선에서 애국세력후보의 등장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변희재 후보가 행여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더라도 출마의 의미는 퇴색되지 않는다. 그 이유로는 △애국세력의 첫 정계 도전 △헌법적이고 현실적인 공약 제시 △전원 무급 자원봉사자 동원 등을 꼽을 수 있다.

    다만 실패할 경우 애국 세력을 향한 세간의 조롱도 있을 수 있다. △애국 세력의 미약한 영향력 △후보 선출 후 비교적 저조한 물적·인적 지원 등이 지적될 것으로 보인다.

    변희재 후보 개인으로서는 이번 선거 경험이 향후 지지층 확장에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변 후보의 전국적인 지명도를 관악을 보궐선거 후보들 중 정동영 후보에 이어 두 번째라고 평가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미 있던 명성에 더해 경험까지 얻은 변 후보가 내년 총선에서 다시 한 번 출사표를 던질 수도 있다.

    우호적이지 않은 정치 지형인 관악을에서 고군분투한 변희재 후보의 성적에 귀추가 주목된다. 향후 애국세력의 움직임도 주목할 만하다. 개표는 29일 오후 8시부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