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에서 초·중·고 "중앙정치·이념정치 매몰되지 않고 민생정치"
  • ◆편집자주

    24~25일 이틀간 실시된 관악을 보궐선거 사전투표가 투표율 7.39%로 마무리됐다. 29일 본 투표일에 투표할 유권자 중에서는 아직도 여러 후보자들 사이에서 마음을 결정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는 지적이다.

    〈뉴데일리〉는 관악을의 3강 후보로 꼽히는 새누리당 오신환·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국민모임 정동영 후보가 걸어온 길을 재조명하는 기획 기사를 준비했다. 본 기획을 통해 세 후보가 걸어온 길의 명(明)과 암(暗)을 담백하게 담아내 유권자들에게 알림으로써, 소중한 선택에 도움을 드리고자 한다.

    [후보자가 걸어온 길 ①] 오신환, 40년 관악인… 한 눈 팔지 않을 사람
    [후보자가 걸어온 길 ②] 정태호, 두 번의 국보법 위반 전력… 정통 친노
    [후보자가 걸어온 길 ③] 정동영, 굴곡 겪은 거물… 지역 연관성은 '글쎄'


  • ▲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는 1971년생으로 관악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주요 세 후보자 중에서 가장 젊다. 관악구에 소재한 당곡초·중·고등학교를 나온, 명실상부한 '40년 관악인'이다.

    오신환 후보 스스로도 "관악에서 초·중·고를 모두 나오고 쭉 관악에서 살았다"며 "관악의 과거와 현재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이번 보선에서 핵심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운 '27년 야당 독주를 끝장내고 잃어버린 관악의 발전을 되찾자'는 주장에는, 그가 청년 시절을 관악에서 보내며 절절히 느낀 안타까움이 배어 있다.

    이른바 '관악을의 27년 야당 독주'가 시작된 1988년은 오신환 후보의 나이 18세였다. 그 때도 관악을에는 환승이 되지 않는 4개의 지하철역이 있었다. 이는 오 후보가 40대가 된 지금도 그대로다. 발전 정체를 누구보다 잘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오신환 후보다.


  • ▲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지역 주민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지역 주민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연극배우 경력, 이선균과 한예종 동기… "신림로를 남쪽의 대학로로"

    오신환 후보의 이력 중 특이한 점은 연극배우로서의 활동이다. 대학 시절 연극 동아리에 들어갔다가 뜨거운 조명 아래에서 관객과 호흡을 함께 하는 매력에 푹 빠졌다. 청년 오신환은 극단 '연우무대'에 소속돼 대학로를 누볐다.

    자신의 심장을 뛰게 만든 연극무대에 서면 설수록, 제대로 된 정식 연기 수업에 대한 갈망은 커져만 갔다. 연극을 제대로 공부해 보기 위해 예술계의 서울대로 불리는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에 진학했다.

    배우 장동건·탤런트 이선균과 한예종 동기다. MBC드라마 '하얀거탑'에서 의사 최도영 역으로 열연했던 탤런트 이선균과는 연극으로 시작해 한예종에 들어갔다는 공통점도 있다.

    지금도 오신환 후보는 "진정성을 갖고 한 분 한 분을 감동시켜야 한다"는 점에서는 연극과 정치가 다르지 않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나아가 연극배우로서 경력을 살린 지역 개발 비전도 갖고 있다.

    문화·예술·연극의 거리이자 젊은이들의 거리인 대학로는 본래 동숭동에 서울대학교 문리대학 캠퍼스가 있었기 때문에 붙은 명칭이다. 서울대는 1975년 관악으로 옮겨 왔지만 희한하게도 대학로는 그 자리에 그냥 남았다.

    오신환 후보는 서울대의 관악 이전 40년만에 이를 바로잡을 계획이다. 국회의원에 당선될 경우 지역 내에 서울대학교가 있다는 점을 감안해 젊은이들이 모여 젊음을 발산하고 누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는 복안이다. 홍대처럼 거리 공연을 할 수 있는 장소도 만들고 연극·뮤지컬 등을 할 수 있는 공연장도 유치해 신림로를 남쪽의 대학로로 조성해 간다는 생각이다.


  • ▲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가 김무성 대표최고위원 등이 참석한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가 김무성 대표최고위원 등이 참석한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시의원 시절 도림천 복원·신림선 확정… "한 눈 팔지 않을 사람"

    서울시의원 출마는 오신환 후보에게 있어서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청년들이 정치에 참여해야 정치가 바뀐다는 생각에, 2006년 36세의 나이로 최연소 남성 서울시의원에 당선됐다. 연극에서 정치로 활동 무대를 바꾼 셈이다.

    민선 4기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서울시의회에서 의정을 다룬 그는 도림천 복원사업 등 굵직굵직한 지역 현안을 해결해냈다. 특히 주민 2만8000여 명의 서명을 모아 오세훈 시장에게 전달해 경전철 사업 중에서 신림선을 가장 우선적으로 확정시킨 것은 쾌거였다.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그 여세를 몰아 난곡선도 조기 착공했다면 지금쯤 대학동과 난향·난곡동에 사는 주민들이 아침 저녁으로 콩나물시루 같은 마을버스에 몸을 싣고 가까운 2호선 역까지 나가는 참사는 진작 해결됐을 것이다.

    오세훈 전 시장은 페루·르완다 등에 체류하다가 오신환 후보의 선거운동을 돕기 위해 귀국한 뒤 아직도 신림선이 착공조차 되지 않았다는 말에 깜짝 놀랐다고 한다. 시의원 시절 자신의 손으로 확정지은 사업이니만큼 이번에 국회의원으로 당선된다면 최대한 조기 착공, 조기 개통될 수 있도록 결자해지하고 싶다는 것이 오신환 후보의 꿈이다.

    오신환 후보가 걸어온 길을 잘 알고 있는 지역 정가 관계자들은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계속 그렇듯이 중앙정치와 이념정치에 매몰되지 않고 생활정치, 민생정치를 할 사람"이라며 "관악을 지킬 사람, 한 눈 팔지 않을 사람"으로 그를 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