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의원은 결국 자기 덫에 자기가 치이는 것이 아닌가?

    논리학을 공부할 때 배운 것으로 기억하는 공리(公理)’의 하나는
    “강경한 긍정은 부정으로 통하고 그 반대도 진리(眞理)”라는 것이었다.

    이동복   

  • 자신의 목숨을 스스로 거두는 것으로 생을 마감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을 둘러싼 의혹과 관련하여 지금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처해 있는 입장은 아무래도 자기가 놓은 덫에 자신이 걸린 형국이다.

    문재인 의원의 4월23일자 기자회견 발언이 바로 그 같은 상황을 말해 준다.
    문 의원은 이날 “단연코 말하건대 참여정부의 어느 누구도 그 같은 더러운 돈을 받은 사람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그런데, 그의 이 말에는 중대한 어폐(語弊)가 있다.

    이번 성완종을 둘러싼 의혹에서 문 의원은 자신이 의혹의 대상 인물 중의 하나다.
    그러한 입장에 있는 그가 어떻게 그렇게 단정적인 주장을 할 수 있으며 그 같은 단정적인 주장을 제3자가 어떻게 그대로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인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참여정부의 어느 누구도 그 같은 더러운 돈을 받은 사람이 없다”는 그의 주장은 바로 그가 모시던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결코 깨끗할 수 없는 금전 수수에 연루가 되었을 뿐 아니라 바로 그 깨끗하지 못한 돈으로 그의 자녀가 미국 땅에서 호화 주택을 매입한 사실이 백일(白日) 하에 드러나게 되자 자괴(自愧)를 못 이겨 스스로 자살(自殺)의 길을 선택했다는 한 가지 사실에 비추어보기만 하더라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억지 주장이 아닐 수 없다.

    문 의원이 정녕 억울하다면 그가 마땅히 취해 할 태도는 검찰에 대해 “엄정한 수사를 통하여 사실 여부를 명명백백하게 밝혀 달라”고 요청할 일이다. 그러나, 그는 그렇게 하지 않고 ‘특검’을 거론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에 관하여 관심 있는 국민들이 알아야 할 일이 있다. 그것은 국회가 여야 합의로 ‘상설 특검’을 이미 입법화시켜 놓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그는, 기왕 ‘특검’을 이야기하려면, 마땅히 이 ‘상설 특검’에 의한 수사를 거론했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그는 “상설 특검은 대통령이 임명하기 때문에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하고 법에 없는, 아마도 야당이 임명하는, 새로운 ‘특검’을 들고 나왔다. 

    그렇다면, 또 문제가 있다.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하여 ‘상설 특검’을 입법할 때 문 의원은 ‘상설 특검’이 대통령에 의하여 임명된다는 사실을 몰랐었다는 것인가? 이야말로 감탄고토(甘呑苦吐·달면 삼키고 쓰면 뱉다)의 전형적인 사례가 아닌가 싶다. 결국, 그는 입으로는 ‘특검’을 이야기했지만 실제로는 이미 합의되어 법제화되어 있는 ‘특검’은 자신의 일방적인 구실로 배척하고 새로운 ‘특검’을 주장함으로써 실제로는 ‘특검’이 실현되지 못하게 하는 잔 머리를 굴리는 것이라고밖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행보(行步)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보다도 더 개운치 않은 뒷맛이 있다. 아마도 필자의 연배(年輩)들은 기억을 공유(共有)하리라고 생각하지만 필자가 소년기 학교에서 논리학을 공부할 때 배운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 공리(公理)’(?)의 하나는 “강경한 긍정은 부정으로 통하고 그 반대도 진리(眞理)”라는 것이었다. 4월23일 문 의원이 기자회견에서 동원(?)한 초강경의 부정(否定) 발언을 들으면서 문득 이 같은 소년기 학창(學窓) 시절의 기억이 뇌리(腦裏)에 되살아나는 것을 느낀 것은 오직 필자뿐이었을지 궁금한 느낌이 없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