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 후보 측 "정동영 쪽으로 기운 몰려… 제1야당 다급함 이해 간다"
  • ▲ 관악을 보궐선거의 야권 대표 주자 자리를 놓고 물러설 수 없는 한 판 승부를 벌이고 있는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왼쪽)와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 관악을 보궐선거의 야권 대표 주자 자리를 놓고 물러설 수 없는 한 판 승부를 벌이고 있는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왼쪽)와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야권 대표 주자의 자리를 놓고 벌어지는 혈투, 그 싸움의 향배는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의 20% 득표율이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는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로 전개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새누리당 오신환·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국민모임 정동영 후보 간의 '빅3' 대결 구도다.

    20일까지 발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신환 후보가 선두를 놓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정태호 후보가 정동영 후보를 다소 앞서가고 있는 양상이다.

    하지만 본 투표일이 불과 8일 남은 21일까지도 관악을 판세는 요동을 거듭하고 있어, 야권 대표 주자가 누가 될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지역 정치권의 중론이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여야의 유력 정치인들이 두루 연루됐다는 점이 알려진 뒤로 국민모임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새정치연합은 문재인 대표가 민정수석·비서실장이었을 때 성완종 전 의원이 특별사면을 받았다는 점이 문제되고 있고, 박원순 서울시장은 성완종 전 의원의 자서전 추천사를 써주는 등 '각별한 인연'이었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정동영 후보가 외치는 '야권 교체' 목소리가 유권자들에게 먹혀들 수 밖에 없는 환경이다.

    이런 상황은 관악을에서도 정 후보에게 유리한 일련의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구 통진당 출신의 무소속 이상규 후보가 19일 사퇴한데 이어 20일에는 새정치연합 소속 이행자 서울시의원이 탈당과 정동영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21일에는 새정치연합 김희철 전 의원이 기자회견을 자청해, 자신이 정태호 선거사무소를 격려 방문한 듯한 사진은 연출된 술수라며 "정태호 후보를 지지하지 않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천명했다.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 측은 이러한 지지율 도약의 호기를 놓치지 않겠다는 자세다. 정 후보는 20일 호남향우회 임원진과 유세를 진행한데 이어, 21일에는 지역 사회에서 인망이 두터운 이행자 시의원과 전통시장을 돌며 밑바닥 표심을 훑고 있다.

    정동영 후보 측 임종인 대변인은 21일 논평을 통해 "전날(20일)부터 관악을 보궐선거의 기운이 정동영 후보쪽으로 몰려오는 듯한 일들이 연속되고 있다"며 "집권여당 실책의 반사이득 외에는 자기 힘으로 무언가를 해낼 수 없는 제1야당의 다급함은 일견 이해가 간다"고 조소했다.

    그렇다면 정동영 후보가 관악을 보궐선거의 확실한 야권 대표 주자로 각인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은 무엇일까.

    지역 선거를 여러 차례 지켜본 관계자는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의 득표율이 최종적으로는 37% 내외에서 고착화될 것으로 본다"며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20%선을 돌파한다면 탄력이 붙으면서 야권 대표 주자의 이미지를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조심스레 예측했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투표율 6일 전인 23일부터는 여론조사의 결과 공표가 금지된다. 일련의 호재(好材)가 겹치고 있는 정동영 후보로서는, 지지율을 최대한 단기간 내에 빠르게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