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 정치했지만 이런 술수 처음… 정태호 지지 안 한다"
  • 새정치민주연합 김희철 전 의원은 21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정태호 선거사무소를 격려 방문한 듯한 사진이 유포된 것은 정태호 후보 측의 술수라고 해명했다 .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김희철 전 의원은 21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정태호 선거사무소를 격려 방문한 듯한 사진이 유포된 것은 정태호 후보 측의 술수라고 해명했다 .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김희철 전 의원이 최근 불거진 '정태호 후보 선거사무소 방문·격려' 논란과 관련해 "인간에 대한 회의감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정태호 후보 선거사무소 방문·격려' 논란이란 김희철 전 의원이 20일 정태호 후보 선거사무소를 방문해 담소를 나누고 있는 사진이 한 매체에 유포돼 보도된 것을 가리킨다.

    새정치연합 정태호 후보 측은 이와 때맞춰 신경민 서울시당위원장 명의의 문자도 관악을 지역 당원들에게 대량 발송했다. 〈뉴데일리〉가 입수한 해당 문자에는 "오늘 좋은 소식이 있었다"며 "김희철 전 의원이 오늘 오후 관악을 정당선거사무소를 방문해서 지원 나온 실무자와 당직자들에게 격려의 말씀을 해줬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이에 대해 김희철 전 의원은 21일 〈뉴데일리〉와 단독 인터뷰를 통해 "사실 나도 참 놀랐다"며 "세상이 이렇게까지 야박한가"라고 사건의 전말을 설명했다.

    김희철 전 의원은 "개인적으로 친분이 두터운 당직자가 정태호 후보 캠프에 파견나와 있더라"며 "차나 한 잔 하자고 연락이 와서 간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런데 막상 가서 소파에 앉으니 갑자기 누군가가 사진을 막 찍기 시작했다고 한다. 김희철 전 의원은 "왜 사진을 찍고 이러는가 싶어 2~3분 정도 앉아 있다가 급히 나왔다"며 "나와보니 나보고 정태호 후보 지지 선언을 하러 갔느냐며 여기저기서 전화가 오고 난리더라"고 한숨을 쉬었다.

    그는 "아무리 정치판이라지만 이런 술수로 사람을 골탕먹일 수가 있느냐"며 "인간에 대한 회의를 느꼈다"고 토로했다. 민선 구청장을 지내기 이전 고 김대중 전 대통령(DJ)을 모시기 시작한 때부터 기산하면 정치를 한지가 수십 년이지만 이런 술수는 처음 당해본다고도 했다.

    김희철 전 의원은 이날 정태호 선거사무소에 머물렀던 2~3분 동안 정작 정태호 후보와는 만나지도 않았지만, 한 매체는 유포된 사진을 바탕으로 김 전 의원이 정 후보와의 악감정을 정리하고 지지에 나섰다는 방향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현재 해당 매체의 기사는 김희철 전 의원 측의 정정 요청에 따라 내려진 상황이다.

    신경민 서울시당위원장 명의로 유포된 문자에 대해서도 김희철 전 의원 측은 "왜곡된 내용"이라며 "면밀히 검토해 적절한 대응을 하겠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김희철 전 의원은 "나는 지금도 중앙당과 친노(親盧, 친노무현)의 패권주의적 당 운영에 치를 떠는 사람"이라며 "사적인 만남을 심각히 왜곡해 정략적으로 선거에 이용하는 행태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대의민주주의의 꽃인 선거와 당 경선은 정치야욕의 세력들이 함부로 침범할 수 없는 불가침의 성역으로 남아야 한다"며 "내가 여기서 주저앉아 정태호를 지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지난달 14일에 있었던 정태호 후보와의 경선 과정에서의 여론조사 조작, 권리당원 명부 임의 제외 의혹 등을 들어, 경선에 승복할 수 없고 중앙당이 명확한 해명을 할 때까지 정태호 후보를 결코 지지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에 대해 정태호 후보 측 관계자는 〈뉴데일리〉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김희철 전 의원이 (선거사무소에) 와서 '고생한다'라고 한 것은 사실"이라며 "(문자 내용은) '격려의 말씀을 해줬다'라고 한 것이지 '전폭 지지하기로 했다'는 게 아닌 만큼 김희철 전 의원이 너무 확대해석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