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 포브스, 뉴욕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등 줄이어 아베 역사관 비판
  • ▲ 지난 2월 일본을 방문해 아베 신조 日총리와 면담한 남경필 경기지사. 남경필 지사는 "위안부 문제 해결에 힘써달라"고 요청했지만, 아베 日총리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경필 지사 홈페이지 캡쳐
    ▲ 지난 2월 일본을 방문해 아베 신조 日총리와 면담한 남경필 경기지사. 남경필 지사는 "위안부 문제 해결에 힘써달라"고 요청했지만, 아베 日총리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경필 지사 홈페이지 캡쳐

    오는 26일(현지시간) 美상하원 합동 연설을 하게 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미국 언론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최근 잇달아 과거사 반성 및 사과를 거부하고 있는 태도 때문이다.

    아베를 향해 처음 ‘포문(砲門)’을 연 것은 제럴드 커티스 컬럼비아大 정치학 교수였다. 제럴드 커티스 교수는 지난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 온라인 기고문을 통해 “아베 총리는 美상하원 합동연설에서 일제가 저지른 과거사에 대해 사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제럴드 커티스 교수의 비판이 나오자 미국 언론 사이에서는 아베 정권의 ‘과거사 반성 회피’ 문제가 회자되기 시작했다. 지난 19일에는 美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칼럼니스트 에몬 핑클톤이 쓴 ‘베이너 의장이 일본의 가장 해악스런 총리에 아부하다’라는 제목의 칼럼을 실었다.

    칼럼에서 에몬 핑클톤은 “아베의 핵심적인 어젠다는 ‘사과 안하기(unapologize)’다. 아베는 ‘전체주의자’ 같은 태도로 일제가 저지른 악행 때문에 고통받았던 아시아와 미국, 서유럽, 러시아 국민 수백만 명을 모욕하고 있다”고 맹렬히 비판했다.

    20일이 되자 미국 언론 가운데 가장 영향력이 있다는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 포스트(WP)가 아베 비판에 나섰다.

    뉴욕타임스는 20일 ‘아베 총리와 일본의 역사’라는 사설을 통해 아베 총리가 美상하원 합동연설에서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아베 총리는 공개적으로는 전쟁에 대해 반성하고, 성노예(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포함해 일제 침략 과거사에 대한 사과를 존중한다고 말하지만, 실제 발언에서는 ‘모호한 수식어’를 덧붙이고 있다”면서 “아베 총리의 방미가 성공하느냐 여부는 그가 얼마나 정직하게 일제의 과거사를 마주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아베 정권이 국제사회에서 일본이 지도적인 위치를 가지기를 바라지만 과거사에 대한 비판을 받아들이지 않고 거부한다면, 국제사회로부터 신뢰감을 얻을 수 없으리라고 평가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도쿄 발 기사에서 “아베 총리는 26일 美상하원 합동연설에서 미국과 함께 평화적 협력과 공통의 가치를 추구해온 점을 강조하려 하겠지만, 성노예(일본군 위안부)를 비롯해 일제 과거사 문제를 피상적인 수준으로만 언급한다면 동아시아의 긴장을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밖에도 ‘폴리티쿠스 USA’ 등 미국 정치전문 언론들 또한 칼럼 등을 통해 아베 총리의 美상하원 합동연설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미국 언론들이 이처럼 아베 日총리의 美상하원 합동연설에 대해 우려와 비판을 표시하는 것은 아시아 태평양에서 미국의 국익을 지키기 위해서는 ‘미국에 가장 우호적인’ 나라인 일본과의 관계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미국과 지역 내 우방국들이 공유할 수 있는 ‘역사관’을 갖는 게 더욱 중요하다는 분석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 주류사회의 시각을 대변하는 주요 미국 언론들마저 일본 정부의 역사관과 과거사 발언에 대해 비판하기 시작함에 따라, 아베 日총리는 美상하원 합동연설에서 일제의 과거사 만행에 대해 제대로 된 발언을 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