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양수-이용희-권선택' 成, 노무현 특보 등 실세들과 무슨 관계?
  • ▲ 경남기업은 2007년 8월 25일 베트남 하노이시 중심가 팜 흥 스트리트에서 베트남 총리 등 주요인사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공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당시 응우옌홍꾸언 베트남 건설부 장관, 이용희 국회부의장,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 팜꽝리 하노이시 당서기, 응우옌틱키엔 국회부의장, 팜코이응우옌 자원환경부 장관이 착공 발파식을 하고 있는 모습. ⓒ경남기업
    ▲ 경남기업은 2007년 8월 25일 베트남 하노이시 중심가 팜 흥 스트리트에서 베트남 총리 등 주요인사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공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당시 응우옌홍꾸언 베트남 건설부 장관, 이용희 국회부의장,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 팜꽝리 하노이시 당서기, 응우옌틱키엔 국회부의장, 팜코이응우옌 자원환경부 장관이 착공 발파식을 하고 있는 모습. ⓒ경남기업

        
               

    #.  박양수 특보, 2007년 8월 베트남으로 간 까닭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노무현 정권에서 두 번째 사면을 받기 4개월 전 대통령 정무특보 등 여권 인사들과 함께 베트남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경남기업 등에 따르면 2007년 8월 있었던 베트남 하노이 '랜드마크72' 타워 기공식에는 성완종 전 회장을 비롯해 박양수 대통령 정무특보, 이용희 국회부의장, 권선택 국민중심당 의원(현 대전시장) 등 정치권 인사들이 참석했다.

    ※박양수 전 특보는 2013년 5월 "특별사면을 받게 해주겠다"며 주가 조작 혐의로 복역 중이던 정국교 전 민주당 의원 측으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3,000만원 추징)을 선고받았다.

    당시 성완종 전 회장은 행담도 개발 비리 의혹에 연루돼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뒤 2심 재판을 받고 있었다. 성완종 전 회장은 얼마 뒤인 11월 2심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하지만 대법원 상고를 포기한 뒤 한 달 후에 특별사면된다.

    2005년 한 차례를 사면을 받은 후 노무현 정권 내에서만 두 번째 사면이었다. 전 세계 역사를 통틀어 극히 이례적인 사례다.

    현재 새누리당 안팎에서는 성완종 전 회장이 당시 여권으로부터 사면 언질을 받고 상고를 포기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불과 2년 사이에 벌어진 두 번의 기소와 두 번의 특별사면에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손길이 닿아 있었다. 문재인 대표는 성완종 전 회장이 사면을 받을 당시인 2005년 청와대 민정수석, 2007년에는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재직했다.

    심지어 같은 진영 내에서도 "성완종 특별사면은 문재인 작품"이라는 비난이 나온다.

    "수억원 이상이 오간 것으로 알려진 리스트 의혹으로 미뤄볼 때, 문재인 대표 측이 두 번의 특별사면의 대가로 성완종 전 회장에게 수십억 이상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혹도 불거진 상태다.

    이에 '친노(親盧) 비리 게이트' 수사가 어떤 방향으로 이뤄질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노무현 정권 시절 급격히 성장한 성완종과 경남기업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동남아의 떠오르는 용(龍)으로 불리던 베트남을 중요한 외교 대상국 중 하나로 생각했다.

    2004년 10월 하노이에서 열린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 참석차 베트남을 국빈 방문한 노무현 전 대통령은 당시 자원외교에 방점을 두고 인프라 건설사업과 기간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협력을 강하게 추진했다.

    베트남 방문에는 전경련 등 경제단체장 외에 포스코 이구택 회장, SK 최태원 회장, 현대자동차 최재국 사장, 한화 이순종 부회장, LG 전자 박문화 사장, KT 이용경 사장, 하나은행 김승유 은행장 등 굵직한 기업인들이 동행했다.

    경남기업은 노무현 정권 시절 급격히 성장했다. 노무현 정권이 베트남에 관심을 갖자 성완종 전 회장은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초고층 주상복합 빌딩을 세울 계획을 세웠다. 그 빌딩이 바로 성완종 전 회장의 야심작인 '랜드마크72'다.

    '랜드마크72'는 63빌딩보다 무려 100m나 높다. 건물 높이 346m, 지상 72층 규모로 연면적이 60만 8946㎡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베트남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자 연면적도 가장 큰 빌딩이다.

    단일 프로젝트로는 베트남에서 가장 많은 사업비가 투입된 건물이기도 하다. 성완종 전 회장은 이 빌딩 건립을 계기로 경남기업 왕국을 꿈꿨다. 들인 돈만 15억 달러, 우리 돈으로 1조5,000억원이 넘는다.

    이 사업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베트남을 국빈 방문했던 2004년부터 급물살을 탔던 것으로 알려졌다. 잘 나가던 경남기업은 노무현 정부 말기인 2007년 1조3,000억원까지 매출이 늘어났다. 수많은 이들이 성완종 전 회장과 노무현 정권 간의 은밀하고 끈적했던 관계를 의심하는 이유다.

    베트남 정부도 '랜드마크72' 사업에 큰 관심을 갖고 있었다. 이 사업을 베트남 정부가 수도인 하노이의 정도(定都) 1000년을 기념하는 이른바 '하노이 밀레니엄 프로젝트' 중 하나로 꼽았을 정도다. 현재 베트남 권력서열 1위인 응웬 푸 쫑 공산당 서기장은 지난 2008년 국회의장 자격으로 방한해 국내 기업인으로는 드물게 성완종 전 회장을 만나 사업 추진을 독려하기도 했다.

    성완종 전 회장은 매년 추석과 설 명절에 이곳을 찾을 만큼 애착을 보였다. 여야를 넘나드는 정재계 거물급 인사들도 '랜드마크72'를 다녀갔다. 지난해 추석에는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부부가 이곳에서 성완종 전 회장과 만찬을 즐기며 휴가를 함께 보냈고, 2013년 대통령 베트남 순방 기간에는 경제사절단 79명이 단체로 다녀갔다.

     

  • ▲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특별사면에 관여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뉴데일리 DB
    ▲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특별사면에 관여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뉴데일리 DB

     

    #. "나는 MB맨이 아니다" 성완종에 대해 말 아끼는 MB  

    한편,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날 대구 달성군 낙동강 강정고령보를 찾았다. 대구상공회의소 만찬 간담회 참석차 대구를 방문한 길에 임기 중 추진한 4대강 정비사업 최대규모지 강정고령보(길이 953.5m, 저수량 1억800만t)를 방문한 것이다.

    공개 일정에 나선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다. 얼마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 대한 질문도 빠지지 않았다.

    성완종 전 회장과의 친분 관계를 묻는 질문에 이명박 전 대통령은 "대답할 이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그런 정치적인 이야기를 하려고 지역을 방문한 게 아니다"고 했다.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성완종 전 회장은 "나는 MB맨이 아니라 MB정부의 피해자다"라고 주장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자신이 내놓는 답변이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는 판단 하에 즉답을 피한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관련 답변 대신 "빨리 모든 것이 정리가 돼서 나라가 안정되고 국민들이 평안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자원외교 수사와 관련된 질문에는 "원하는 대답을 듣지 못할 것"이라며 밝힌뒤 강정고령보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