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을 주민자치 대담토론회… 자치 제도와 지역 현안 놓고 의견 교환
  • ▲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변희재 후보가 17일 열린 주민자치 대담토론회에서 청중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변희재 후보가 17일 열린 주민자치 대담토론회에서 청중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같은 무소속 후보이지만 '극과 극'인 이상규·변희재 후보가 17일 간접적으로 일합(一合)을 겨뤘다.

    이들은 17일 관악구민회관에서 열린 주민자치 대담토론회에서 만났다. 변희재 후보는 토론회가 시작된 오후 1시 30분 무렵부터 모든 일정을 소화했으며, 이상규 후보는 오후 3시경 자신의 순서에 맞춰 도착했다. 이상규 후보는 도착한 직후 변희재 후보와 악수하며 가벼운 인사를 나눴다.

    후보별로 1인씩 단상에 올라가 사회자 및 청중과 질의·응답을 하는 이날 토론회의 특성상 두 후보는 직접 맞부딪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번 선거의 성격과 관악 발전의 방향에 대한 두 후보의 소견은 대조적이었다.

    헌법재판소의 위헌 정당 해산 결정에 따라 해산된 구 통진당 소속으로 이 지역구의 직전 국회의원인 이상규 후보는 "이번 선거가 과연 이게 선거가 맞나 싶다"며 "정치 보복으로 멀쩡한 정당을 해산시키고 국회의원 자격을 박탈하는 이런 야만적인 행태가 어디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상규 후보는 구 통진당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인 시선을 의식한 듯 "내가 속해 있는 정당의 여러 가지 활동들이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렸다"며 "우리가 잘못한 게 없지 않고 반성할 게 있다"고 일단 한 발 물러서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박근혜 정권 하에서 우리가 정치세력화해서 정당을 다시 하는 것은 힘들 것 같다"며 "2~3년간 자숙하고 자성하면서 생활 속의 진보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바꿔나가는 그런 시간을 갖겠다"고 내심을 내비쳤다. 정권이 교체되면 다시 한 번 구 통진당을 재건해보겠다는 속셈을 드러낸 것이다.

    이에 반해 변희재 후보는 청중들 앞에서 당당하게 북한 김정은 정권의 타도가 관악 발전의 길이라는 점을 역설해 박수를 받았다.

    변희재 후보는 "현재 대한민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3%대로 떨어졌으며, 다음 정권으로 넘어가면 2%대가 될 것"이라며 "이런 저성장 시대에 관악만 발전할 길은 없다"고 내다봤다.

    이어 "불법적으로 한반도 북부를 차지하고 있는 김씨 왕조가 문제"라며 "이 문제만 해결되면 대한민국은 11% 성장할 수 있다는 보고서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11% 성장한다면 낙후된 관악의 개발 문제와 주차난 등이 모두 (해결)될 수 있다"며 "국회에 들어가면 국민의 뜻을 모아 김정은 정권을 끝장낼 것이며, 그것이 관악을 위하는 길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주민자치 대담토론회에는 이상규·변희재 후보 외에도 새누리당 오신환·국민모임 정동영 후보도 참석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는 중앙당 지원 유세로 인한 일정 관계로 불참했다.


  • ▲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구 통진당 소속의 무소속 이상규 후보가 17일 열린 주민자치 대담토론회에서 청중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구 통진당 소속의 무소속 이상규 후보가 17일 열린 주민자치 대담토론회에서 청중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4인의 후보자들은 사회자가 질문한 △기초의회 의원의 정당공천 폐지 문제에 대해서는 일치된 견해를 보인 반면, 청중들이 질의 시간에 제기한 △난곡 지역의 주차난 △조원동 강남아파트 재개발 등 지역 현안에 대해서는 다소 차이가 있는 입장를 밝혔다.

    기초의회 의원의 정당공천 폐지에 관해서는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가 "정당공천 폐지는 민주주의의 후퇴"라고 단언한 것을 시작으로, 무소속 이상규·변희재 후보도 모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무소속 이상규 후보는 "계파정치나 보스정치 등 정당정치 자체가 아니라 정당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잘못된 정당 문화에 대한 개혁이 필요하지, 정당공천 자체가 잘못됐다고 없애려는 것은 빈대 잡으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다"라고 비판했다.

    무소속 변희재 후보도 "정당이 당헌·당규에 맞게 정확한 공천을 한다면 정당공천이 뭐가 문제가 되겠느냐"며 "국회의원이 줄 세우고 뒷돈을 받으니 정당 공천을 폐지하자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난곡 지역의 주차난과 강남아파트 재개발에 대해서는 직전에 현역 국회의원이었던 이상규 후보가 다소 수세적인 입장에 몰렸다.

    이상규 후보는 강남아파트 재개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청중의 지적에 대해 "나보고 갑자기 마술사가 돼라는 것 같다"며 "소송에 걸려서 (재개발)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아시지 않느냐"고 항변했다.

    그는 "강남아파트에 가보고 여기는 이대로 놔둬서는 안 되겠다 싶었다"며 "소방방재청장에게 요청해 300세대 조금 안 되는 전 가구에 소화기를 비치했다"고 덧붙였다.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는 "난곡 지역은 15년을 거주한 사람도 거주자우선주차를 배정받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수긍했다.

    이어 "복합공영주차장 건설과 각급 학교의 운동장, 교회 주차장의 야간 개방으로 (주차난을) 일부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주차장 1대를 확보하는데 예산이 1억5000만 원에서 2억 원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앞으로도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반면 변희재 후보는 과감한 규제 해소를 주문했다.

    변희재 후보는 "나는 우파 성향의 개발론자"라며 "수도권 개발에 대한 여러 가지 규제를 단순화해서 이곳 관악 뿐만 아니라 서울의 취약한 지역을 일제히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개발이라고만 하면 학을 떼는 사람들이 있다"며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기 어려운 주거 지역은 과감히 규제를 풀어서 민간 자본이 들어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