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기부금품 논란, 경남기업 수년간 '아름다운 가게' 후원 사실 드러나
  • 성완종 전 회장. ⓒ뉴데일리 DB
    ▲ 성완종 전 회장. ⓒ뉴데일리 DB

     

    '성완종 쓰나미'가 몰려오자 정치권이 벌벌 떨고 있다.

    이완구 국무총리를 비롯해 전·현 정권에서 이름을 날려온 여야(與野) 정치인 모두가 수사 대상이다.

    2005~2007년 노무현 정권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을 두 번이나 특별사면해 줄 때, 권력의 중심에 서 있던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도 도마에 올랐다. 

    '좌파의 대부(代父)'라 불리는 박원순 서울시장도 예외는 아니었다. 성완종 전 회장과 박원순 시장 간의 각별한 관계가 뒤늦게 드러나면서 금품을 둘러싼 의혹이 일고 있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적폐(積弊)를 청산할 특검의 서막이 열린 것이다.

     

    #. 지난 2003년에서 2005년 사이.

    <중앙일보> 측이 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름다운 가게'를 대대적으로 홍보할 무렵, 한 건의 기사가 올라왔다.

     

    [아름다운 가게] 성동구 '용답 되살림터' (2005년 5월 21일)

    "컨베이어벨트가 이렇게 편리한지 몰랐어요. 힘도 덜 들고 처리 속도가 두세배 이상으로 빨라진 것 같아요."

    26일 '중앙일보와 함께하는 아름다운 가게'의 물류센터인 서울 성동구 용답동 '용답 되살림터'.

    자원봉사를 하고 있던 김민태(24.대진대 2년)씨의 움직임은 한결 가벼워 보였다. 재활용품을 분류한 뒤 이를 박스로 옮기던 작업이 사라지고 컨베이어벨트 위에 그냥 올려놓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김씨는 "아름다운 가게에 모인 기증품들이 더 빨리 새 주인을 맞게 됐다"며 밝은 표정으로 작업에 들어갔다.

    (중략)

     

    '용답 되살림터'가 여러 기업들의 지원을 통해 새단장을 했다는 것이 기사의 요지였다.

    가장 큰 자금을 지원한 기업은 바로 성완종 전 회장의 '경남기업'이었다.

    '경남기업'은 공사비 명목으로 2억원을 '아름다운 가게'에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완종 전 회장의 부인인 동영숙 여사의 이름도 기사에 등장했다.

    '아름다운 가게' 지원과 관련해 동영숙 당시 온양관광호텔 부사장은 "기업의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며, 자원봉사자들이 더욱 좋은 여건에서 일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또한 기사에는 해외연수 중이었던 박원순 시장이 잠시 귀국해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은 2005년 5월 당시 노무현 정부에서 주미(駐美) 대사로 활동하고 있었다.

     

  •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과 각별한 인연을 쌓아온 박원순 서울시장. ⓒ뉴데일리 DB
    ▲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과 각별한 인연을 쌓아온 박원순 서울시장. ⓒ뉴데일리 DB

     

    성완종 회장의 '경남기업'과 박원순 시장의 '아름다운 가게'는 이후에도 각별한 인연을 이어갔다. 

     

    <파이낸셜뉴스> 2008년 9월 5일자 보도 中

    경남기업 이웃사랑 행사 가져

    경남기업은 재단법인 아름다운 가게 답십리역점에서 임직원들이 기증한 물건을 팔고 수익금을 기부하는 '이웃사랑, 지역사랑 행사'를 5일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서 경남기업 직원은 2,000여 점을 기증, 판매했다. 경남기업 임직원과 아름다운 가계 직원들이 행사를 끝내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2009년 8월 10일자 보도 中

    경남기업, 아름다운가게 자선행사 열어

    경남기업은 10일 아름다운가게 답십리점과 함께 임직원들이 기증한 물품을 판매해 수익금을 기부하는 '지역사랑ㆍ행복나눔' 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경남기업은 이번 행사를 위해 지난 달 6일부터 8월4일까지 임직원들로부터 기증품을 접수 받았으며 의류, 도서, 잡화 등 총 600여점의 물품을 아름다운가게에 전달했다. 


    <한국경제> 2010년 9월 3일자 보도 中

    경남기업, 아름다운 가게와 '희망의 바자회' 행사 개최

    경남기업은 3일 재단법인 아름다움가게 답십리점과 함께 임직원들이 기증한 물품을 판매, 수익금을 기부하는 ‘희망 바자회’ 행사를 가졌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지난 8월 한달간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접수받은 기증품과 본사 및 현장에서 답지한 의류, 도서, 잡화 등 총 680여점의 물품이 판매됐으며 임직원들은 직접 판매 자원봉사자로 나서기도 했다. 

     


    특히 박원순 시장은 2007년 3월 1일 출간된 성완종 전 회장의 자서전 '새벽빛'에 굵직한 추천사를 남기기도 했다.

     

    "돈의 가장 큰 보람은 베품과 나눔에 있다. 평범해 보이지만 나눔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소중한 책이다. 한겨울 난로가에서 손을 녹이는 것 같은 따뜻함이 전해진다. 어려운 이웃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이 되어주는 사업가가 살아온 이야기이므로."

       -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 박원순



  • 성완종 전 경남회장의 저서 '새벽빛' 추천사 중 ⓒ뉴데일리
    ▲ 성완종 전 경남회장의 저서 '새벽빛' 추천사 중 ⓒ뉴데일리


    박원순 시장은 '아름다운 재단', '아름다운 가게' 등을 이끌면서 불법 기부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3월 25일 엄마부대봉사단(대표 주옥순), 정의로운 시민행동(대표 정영모) 등 7개 시민단체는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원순 시장이 총괄상임 이사를 지낸 아름다운재단, 아름다운 가게, 희망제작소는 수천억 대 기부금품을 불법 모집해 온 범법 범죄단체"라고 주장하며 박 시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 시민단체는 "검찰이 아름다운재단, 아름다운가게, 희망제작소 등의 기부금품 불법모집 사실을 확인하고도 이들 공익법인의 설립과 운영을 주도한 박원순 시장을 석연치 않은 이유로 불기소 처분한 것은 검찰의 전형적인 불공정 수사이자, 야권 유력 정치인에 대한 눈치 보기"라고 질타하며 박 시장에 대한 철저한 재수사를 강력히 요구했다.

    또한 박원순 시장은 '아름다운 재단', '아름다운 가게' 등을 이끌던 2004년 3월부터 2009년 2월까지 5년 간 포스코 사외이사를 지냈고, 이 재단은 포스코로부터 상당한 금액을 기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24일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은 포스코 건설의 비자금 조성과 부실기업 인수·합병 등 포스코 부실사태와 관련해 보도자료를 내고 "박원순 시장은 당시 아름다운 재단의 총괄 상임이사직 등 임원으로 있었고 동시에 포스코 사외이사직에 있었는데, 사외이사 기간 중 받은 포스코의 상당한 금액이 아름다운 재단에 기부됐다는 사실은 이해관계에 있어서 상충된다고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성완종 전 회장과 손을 잡고 각종 행사를 개최한 것도 모자라, 저서에 추천사를 남길 만큼 각별했던 그들의 인연.

    '성완종 리스트'로 인해 정치권이 대혼란에 빠져 있는 동안, 박원순 서울시장은 성완종의 '성'자도 꺼낸 적이 없다. 일절 함구(緘口)다.  

    이에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보통 사이로 보이지 않는다. 박원순 시장과 성완종 전 회장이 주고 받았던 금품 관계와 과거 행적을 검찰이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이 쇄도하고 있다.  

    평소 박근혜 정부를 둘러싼 의혹 논란에 대해 각종 비난을 쏟아놓았던 박원순 시장.

    그가 성완종 전 회장 파문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이 알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