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세 이어가면서도 사태 파장 어디까지 미칠지 긴장 속 예의주시

  • 새정치민주연합이 해외순방에 나선 박근혜 대통령의 뒷통수에 대고 비난의 공세를 펼쳤다.

    특히 '성완종 리스트' 파문의 불똥이 야당으로 튀지 않을지, 사태의 추이를 긴장 속에서 예의주시하는 기색이다.

    17일 서울 관악을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와 정태호 후보의 출정식에서 마이크를 잡은 최고위원들은 해외순방으로 부재중인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하기에 바빴다.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이완구 국무총리의 거취를 순방 이후로 미룬 뒤 출국했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문재인 대표는 "역사의 박물관으로 사라진 줄 알았던 정권의 부정부패가 다시 살아나 나라의 앞길을 막는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번 사건에 대해 대통령이 남일 말하듯 할 사건이 아니다"라며 "리스트의 8명 중 이완구·홍준표 외 6명은 박 대통령의 경선자금과 대선자금, 해외순방 비용과 관련된 비리의혹"이라고 주장했다.

    우윤근 원내대표도 해외순방을 떠난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마치 자신은 아무런 책임이 없는 것처럼 부정부패를 척결하겠다고 말한다"며 "국민에게 죄송하다는 사과 한 마디 없이 무책임하게 해외로 출국했다"고 힐난했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여당과 청와대 사이의 간극을 벌려 보려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 그는 "새누리당도 불편해 하기는 마찬가지"라며 "김무성 대표가 청와대 회동 이후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고, 유승민 원내대표는 당분간 의원총회도 안하겠다고 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의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자신의 발언 순서 외에는 대부분 시간을 핸드폰을 들여다보며 무언가를 검색하거나 통신하는 등 긴박한 움직임을 보였다.

    이는 〈조선일보〉가 이날자 조간에서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여당인 새누리당 뿐만 아니라 야당인 새정치연합 의원들도 연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당 매체는 기사에서 3선 이상의 중진 C의원을 언급하기도 했다.


  • ▲ 새정치민주연합 추미애 최고위원이 17일 관악구 난향동 꿈둥지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성완종 리스트 연루 의혹을 제기한 언론 보도에 관해 해명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추미애 최고위원이 17일 관악구 난향동 꿈둥지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성완종 리스트 연루 의혹을 제기한 언론 보도에 관해 해명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이날의 긴장된 분위기에는 '성완종 파문'의 여파가 야당에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며 사태의 분위기를 예의주시하는 움직임도 한몫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추미애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신은 해당 보도에 언급된 C의원이 아니라는 점을 해명하는 데 발언 시간의 대부분을 할애했다. 추 최고위원은 "특정 신문과 방송이 새누리당의 전략도구이거나 기획실은 아니지 않나"라며, 보도에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추미애 최고위원은 전날자 조선일보에서 박준우 경남기업 전 상무가 자신의 의원실에서 보좌관으로 근무한 적이 있다는 보도와 관련해 "확인해 본 결과, 17년 전인 97년부터 약 10개월간 7급 비서로 직무를 수행한 적이 있더라"며 "나를 그렇게 갖다 붙이지 말라" "너무 소설을 쓰지 말라"는 등 격한 반응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추미애 최고위원은 해당 매체에 항의와 함께 정정보도를 요청했으며, 기사 정정을 받았다고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이날 보도된 새정치연합 의원 수 명의 '성완종 리스트' 파문 연루 의혹과 관련해,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추미애 최고위원의 해명 외에 별다른 언급이 없었지만, 중앙당 차원에서는 이를 경계하는 논평이 나오기도 했다.

    새정치연합 김성수 대변인은 이날 검찰을 향해 "물타기식 언론 플레이를 중단하라"고 논평을 냈다. 그는 "카더라식의 기사를 흘리는 것은 현 정권에 쏠린 따가운 시선을 돌려보려는 전형적인 물 타기 수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