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시인 박소란 "생의 어두운 이면에서 찾은 언어로 구원의 노래를 부르다"앞으로 한 발짝 나아감을 담아
  • ▲창비 <심장에 가까운 말>
    ▲ ▲창비 <심장에 가까운 말>
     
    2009년 문학수첩으로 등단한 시인 박소란이 첫 시집 <심장에 가까운 말>을 냈다. 박소란은 1981년 서울에서 태어나 경남 마산에서 자라 동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박소란은 젊은 작가답게 독특한 시각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시인이다.

     

    폐품 리어카 위 바랜 통기타 한채 실려간다
    한시절 누군가의 노래
    심장 가장 가까운 곳을 맴돌던 말
    아랑곳없이 바퀴는 구른다
    길이 덜컹일 때마다 악보에 없는 엇박의 탄식이 새어나온다
    노래는 구원이 아니어라
    영원이 아니어라
    노래는 노래가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어라
    다만 흉터였으니
    어설픈 흉터를 후벼대는 무딘 칼이었으니
    칼이 실려간다 버려진 것들의 리어카 위에
    나를 실어보낸 당신이 오래오래 아프면 좋겠다

    「노래는 아무것도」 전문


    박소란은 세상의 통점을 짚어내며 우리 사회의 보편적인 아픔을 개인의 내밀한 고통으로 묘사해 낸다. 특히 우리 시의 젊고 아름다운 서정을 담담하게 고백한다.

    문학평론가 남승원은 "박소란은 시라는 탐침을 들고 현실을 횡단하는 모험가가 아니라, '내 아버지가 나고 자란 마을'을 벗어나지 않은 채 그 '낯모를 슬픔'까지 고스란히 계승 받는 고통의 적자"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