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의 곁에 함께인 것은 '안주'가 아니라 '사람'광고전문가가 펴낸 '술과 사람'에 관한 색다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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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류 마케팅의 시작이자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손꼽히는 '롯데면세점 한류 캠페인'을 주도했던 대홍기획의 한유석 전문임원이 지난 8일 <술 마시고 우리가 하는 말>이라는 색다른 컨셉트의 에세이를 펴냈다.

    지난 1995년 대홍기획에 입사해 2004년 광고기획팀장을 거쳐 지난해 글로벌비즈니스2팀 임원으로 고속 승진한 한유석 전문임원은 일본관광청 J-Route 캠페인, 위메프 싸다 캠페인 등을 성공적으로 지휘하며 광고주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일에 탁월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주류 브랜드가 많은 롯데그룹의 광고대행사에서 오랫동안 '현역'으로 활동 중인 한유석 전문임원은 소문난 '애주가'로도 업계에 정평이 나 있다. 강원도 고성군에 위치한 한 양조장의 맏딸로 태어난 한유석 전문임원은 "술의 곁에는 '안주'가 아닌, '사람'이 있다"며 술과 우리네 인생은 뗄레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라고 역설한다.

    <술 마시고 우리가 하는 말>에는 그가 고집하는 주도(酒道)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술은 우리를 용감하게도 만들고, 때로는 흥분하게도 하며, 웃게도 하지만 또한 눈물짓게도 만드는 마법이라고 한 전문임원은 말한다.

    수분이 빠진 몸에 에일맥주가 아니라 라거맥주를 부어준다. 깊고 풍부해서 책처럼 머리를 채우는 에일맥주가 아니라 청량하고 깔끔해서 운동처럼 몸을 비우게 하는 라거맥주를 마셔야 한다. 그리고 아무 생각 없이 잠드는 것이다. 그 시간만큼 거리를 두고, 숨을 고르는 것이다.

          - [383,000km] 중에서 (121쪽)


    이 책 속에는 작가의 친구나 지인, 사랑했던 사람, 그리고 가족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도 살뜰히 담고 있다. 한때 깊이 만났던 연인이나 잠시 스쳤던 인연, 그리고 꾸준히 한자리에 있어준 오랜 사람들까지.

    작가는 술과 함께 자신의 곁을 지켜준 사람들의 이름을 책의 곳곳에 숨겨두었다. 마치 숨은그림찾기를 하듯 글자를 이어나가보는 것도 이 책을 읽는 하나의 작은 재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누군가 두 마음이 싸우게 될 때, 무엇을 마시면 좋겠냐고 묻는다면 나는 마시지 않겠다고 답할 것이다. 그런 아픔은 정면승부를 해야지 독주로 위로받아서는 빨리 일어나지 못한다. 그래도 굳이 마셔야 한다면 스스로를 가장 행복하게 했던 술이라면 좋겠다. 마음이 아픈데 속까지 아프게 하는 독주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 [이걸로 됐다, 이걸로 됐냐] 중에서 (7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