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 강화을 신동근 후보 개소식장에서 "강화의 딸"로 소개
  • ▲ 4.29 인천 서구·강화을에 출마한 새누리당 안상수 전 인천시장(왼쪽)과 새정치연합 신동근 전 인천 부시장(오른쪽) 모습. ⓒ뉴데일리 DB
    ▲ 4.29 인천 서구·강화을에 출마한 새누리당 안상수 전 인천시장(왼쪽)과 새정치연합 신동근 전 인천 부시장(오른쪽) 모습. ⓒ뉴데일리 DB

     

    4.29 재보선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인천 서구·강화을에 새정치연합발(發) '치맛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문재인 대표 아내인 김정숙씨와 송영길 전 인천시장 부인 남영인씨가 그 주인공이다.

    두 사람은 지난달 28일 새정치연합 신동근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나란히 참석했다.

    김정숙씨는 자신을 "강화의 딸"로 소개하며 신동근 후보의 지지를 호소했고, 남영인씨는 새누리당 안상수 후보를 향한 유언비어를 쏘아부쳤다. 마치 사전 역할 분담이라도 한 것처럼 문재인 대표 쪽은 '출신지역'으로 지역민심을 파고 들었고, 송영길 전 시장 측은 상대편 후보를 향한 '네거티브' 공세를 도맡았다.  

    먼저 이날 김 여사는 "문재인 대표를 대신해 인사드리러 왔습니다. 저는 강화의 딸입니다"라고 포문을 열었다. 개소식에 모인 지지자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누군가는 "김 여사가 인천·강화에 머물며 숙식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소리쳤다.

    당 대표의 부인이 지역정서에 기대어 선거운동에 나선 것이다. 불과 한 달 전 문재인 대표가 2.8 전당대회에서 노무현 정신까지 거론하며 '지역구도 타파'를 외쳤던 것과는 '정 반대' 행보인 셈이다.

    당시 문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역주의 타파와 지역 통합, 퇴임 후에라도 그런 나라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고 싶어서 고향으로 돌아왔다. 제가 그 뜻을 잇겠다"고 강경한 지역주의 타파 의지를 보였다.

     

  •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달 28일 새정치연합 신동근 후보의 인천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후보 지지발언을 하고 있다ⓒ조선일보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달 28일 새정치연합 신동근 후보의 인천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후보 지지발언을 하고 있다ⓒ조선일보

     

    김 여사는 지난 18대 대선 때도 당시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였던 남편을 지원하기 위해 강화도를 찾았다. 당시에도 그는 '강화도댁'으로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애잔한 사연으로 지역민심에 기댔다.  

    김 여사는 "친정아버지가 고혈압으로 병원에서 돌아가셔서 마지막 운구행렬을 했던 곳도 이곳 강화도이고, 마지막으로 모신 곳도 이 곳 강화도"라며 "여러분께서 문재인 후보를 강화도의 사위로 자랑스러워해 달라" 지지를 호소했다.

    김정숙 여사가 신동근 후보의 개소식에 참석한 것은 문 대표의 '절박함'이 작용했다.

    문 대표는 개소식 이튿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집사람에게 잘 보이려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어제 개소식에 가도록 만드는 데 성공했다"면서 "지난번 대선 때는 그런 것(홍보)을 잘 몰라 '인천의 사위'라고도 못했다"고 했다.

     

  • ▲ ▲ 송영길 전 인천시장 모습. ⓒ 뉴데일리 DB
    ▲ ▲ 송영길 전 인천시장 모습. ⓒ 뉴데일리 DB

    송영길 전 인천시장의 부인 남영인씨는 노골적으로 상대당 후보의 사생활을 끄집어 냈다.

    남 여사는 이날 새누리당 안상수 후보의 확인되지 않은 사생활을 언급하며 "이런 사람이 어떻게 국회의원 후보로 나올 수 있냐"고 비난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된 안상수 후보 측은 "송영길 전 인천시장의 부인이 거짓 선동으로 안 후보를 흠집내고 있다"며 송 전시장의 부인을 선거관리위원회에 허위사실 유포로 신고했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신동근 후보 개소식에 참석한 송 전 시장 부인이 공식석상에서 안 후보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비방했다"며 "입에 담을 수 없는 전혀 있지도 않은 사생활 얘기를 마치 사실인 것처럼 유포해 명예훼손과 허위사실로 신고했다"고 밝혔다.

    한 여당 관계자는 "강화도는 여권이 우세한 전통적인 보수적 지역으로 투표율은 높지만 여당에 충성도가 높아 새정치연합이 두려워하는 곳"이라며 "문 대표 부인의 '강화의 딸' 발언은 이 같은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라 밝혔다.

    그러면서 "지역주의를 표방하고 확인되지 않은 허위사실을 퍼트리는 낡은 정치 공세는 사라져야 한다"며 "국민들이 예전처럼 일방적인 '네거티브 공세'에 속아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