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혁명적 좌파’로 창립한 막스레닌주의 빨갱이 조직…1994년 개명 후 각종 테러
  • 터키 이스탄불 검찰청에서 ‘메흐메트 셀림 키라즈’ 검사를 인질로 잡고 협박하는 '혁명민족해방전선' 소속 테러범. ⓒ터키 '데일리 사바' 보도화면 캡쳐
    ▲ 터키 이스탄불 검찰청에서 ‘메흐메트 셀림 키라즈’ 검사를 인질로 잡고 협박하는 '혁명민족해방전선' 소속 테러범. ⓒ터키 '데일리 사바' 보도화면 캡쳐

    지난 31일 정오 무렵(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 검찰청에서 검사를 인질로 한 대치 상황은 결국 테러범 2명과 검사 1명이 사망한 뒤에야 막을 내렸다.

    터키 경찰특공대는 테러리스트들이 ‘메흐메트 셀림 키라즈’ 검사를 인질로 붙잡은 지 8시간 만에 진압을 시작했다. 테러리스트 진압 과정에서 총상을 입은 검사는 병원으로 후송된 지 2시간 만에 숨졌다.

    검사를 인질로 삼는 대담한 범죄를 저지른 테러조직은 ‘혁명민족해방전선(Devrimci Halk Kurtuluş Partisi-Cephesi, DHKP-C)’이라는 집단이다. ‘혁명민족해방전선’은 1978년 ‘혁명적 좌익’이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졌다가 1994년 현재의 이름으로 바꿨다고 한다.

    이 조직은 막스레닌주의를 추종하며, 터키 체제를 공산주의 폭력혁명을 통해 뒤집어엎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 마디로 ‘빨갱이 집단’이다. ‘빨갱이 집단’답게 반미-반NATO를 표방하며, 무차별 테러를 벌여왔다. 

    외신들에 따르면 ‘혁명민족해방전선’은 지금까지 터키 내에서 수많은 자살폭탄테러와 요인 암살 등 극악한 범죄를 저질러 왔다고 한다. 2008년에는 에도르간 터키 총리를 암살하려고 시도하기도 했다. 2013년 2월에는 터키 수도 앙카라에 있는 미국대사관을 목표로 폭탄테러를 저질러 대사관 경비원이 숨지기도 했다.

    ‘혁명민족해방전선’의 이런 ‘테러’ 과정에서 민간인들도 다수 희생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터키 정부는 물론 미국, EU도 이들을 ‘테러조직’으로 지정하고 감시해 왔다.

    ‘혁명민족해방전선’은 이번에 이스탄불 검찰청으로 숨어들어 ‘메흐메트 셀림 키라즈’ 검사를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른 이유가 2013년 반정부 시위 당시 최루탄에 맞아 숨진 것으로 알려진 베르킨 엘반(당시 15살)의 죽음 때문이었다고 주장한다.

    ‘메흐메트 셀림 키라즈’ 검사를 인질로 삼은 테러리스트는 “베르킨 엘반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경찰관들은 생방송에 나와 범행을 자백하라”고 요구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키라즈 검사를 ‘처형’하고 검찰청을 폭파하겠다고 협박했다.

    ‘베르킨 엘반’이라는 소년의 죽음은 2013년 6월 터키 전역에서 일어났던 반정부 시위에서 일어난 일이다. 당시 엘반 군은 빵을 사러 나갔다가 최루탄에 맞아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들은 엘반 군이 무고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터키 정부는 엘반 군이 ‘테러리스트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엘반 군의 가족과 터키 정부 간의 주장은 정반대이지만, 엘반 군의 가족은 테러조직들이 인질극을 벌이거나 무고한 민간인을 대상으로 폭력을 저지르는 데 반대한다는 점에서는 터키 정부와 같은 입장이다.

  • 2013년 6월 터키 반정부 시위 당시 '혁명민족해방전선' 조직원들의 모습. 다른 시위대와 달리 복면을 쓴 채 사제총기로 무장한 모습이다. ⓒ월드 뷸레틴 넷 보도화면 캡쳐
    ▲ 2013년 6월 터키 반정부 시위 당시 '혁명민족해방전선' 조직원들의 모습. 다른 시위대와 달리 복면을 쓴 채 사제총기로 무장한 모습이다. ⓒ월드 뷸레틴 넷 보도화면 캡쳐

    엘반 군 가족의 평소 주장과 행동을 토대로 보면, ‘혁명민족해방전선’은 엘반 군의 죽음을 빌미로 터키 정부와 민간인들에 무차별 테러를 저지르는 ‘빨갱이 폭력집단’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혁명민족해방전선’은 지난 1월 6일(현지시간)에도 이스탄불 돌마바흐체 궁전 앞을 순찰하던 경찰에게 다가가 자살폭탄테러를 저지른 뒤 ‘엘반 군의 복수’라는 핑계를 대 터키 국민들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