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들! 삼촌들! 비정규직이라도 좋으니 일자리좀 나눠 주세요"
  • 대한민국청년대학생연합이 31일 서울 중구 민누조총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귀족노조'의 고용세습제를 강력 규탄했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대한민국청년대학생연합이 31일 서울 중구 민누조총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귀족노조'의 고용세습제를 강력 규탄했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민주노총이 다음달 24일 대규모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청년 대학생 시민단체들이 일부 대기업 노조들의 ‘고용세습’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들은 ‘귀족노조’와 민주노총이 노동자와 서민, 민주와 인권을 운운하면서 뒤로는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호봉제와 정년연장, 고용세습 등의 이중적 행태를 서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한민국청년대학생연합(대표 김동근, 이하 청대련)은 31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사무실이 있는 경향신문사 앞에서 청년일자리 문제 해결과 고용세습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대학생 회원들은 이른바 ‘귀족노조’의 고용세습을 풍자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퍼포먼스에서는 조선시대 왕의 용포와 전통한복·복건, 민노총 조끼와 머리띠를 한 3명의 학생이, 땅바닥에 엎드려 있는 대학생 2명을 발로 밟고 축배를 드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는 퇴직자와 현직조합원, 장기근속자 가족을 우선채용한다는 대기업 노사단체협약 상의 독소조항이, 청년·대학생들과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노동시장에서 밀어내고 있는 현실을 표현한 것이다.

    서주형 청대련 대변인은 모두발언에서, “민노총이 진정 약자를 위한다면 노동시장에 진입하려는 청년과 고통받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면서, “과도한 요구와 불법 파업은 문제해결에 아무 도움도 안되는 이기심의 표출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 대한민국청년대학생연합 회원들은 이날 '고용세습제'를 '현대판 음서제'로 풍자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대한민국청년대학생연합 회원들은 이날 '고용세습제'를 '현대판 음서제'로 풍자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이어 “우리의 입장을 담은 서신을 지난 2월 26일 민노총에 전달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듣지 못하고 있다”며, “민노총은 정부를 향해 소통이 안 된다며 노동탄압을 얘기하지만, 당신들(민노총)이야말로 불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동근 대표도 성명서를 통해 “대기업 노조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일자리 세습 행태는 ‘현대판 음서제’라고 비판받을 만큼 심각한 수준”이라며, “일부 노조는 퇴직자는 물론 현직 조합원과 장기근속자 가족까지 우선채용하거나 가산점을 주는 등 도덕적 해이의 전형을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 존재하는 양질의 일자리는 윗세대가 모두 독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노총은 임금을 높이고 해고를 어렵게 만들자고 주장해 왔다”며, “임금인상이나 해고요건 강화는 귀족노조에게나 해당되는 말일 뿐, 청년들은 비정규직, 시간제 일자리 등 당장 생존할 수 있는 일자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청년대학생연합은 민주노총의 악·폐습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엄격한 임단협 지침 마련을 통한 규정개선과 시정명령 ▲노사정위원회 차원의 노조 동의권 남용행위 금지대책 등을 제안했다.

  • 김동근 대한민국청년대학생연합 대표가 청년일자리 문제해결과 고용세습제 폐지를 촉구하는 서신을 민주노총에 전달하는 모습.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김동근 대한민국청년대학생연합 대표가 청년일자리 문제해결과 고용세습제 폐지를 촉구하는 서신을 민주노총에 전달하는 모습.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김동근 대표는 “자신들의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고 청년·비정규직을 위하는 척 가식과 위선을 떠는 민주노총·귀족노조에게는 어떠한 진정성도 느낄 수 없다”며 “고용세습 중단과 청년일자리 대책마련 방안 등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는다면 끊임없는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청년대학생연합은 '청년일자리 문제해결과 고용세습제 폐지'를 촉구하는 서신을 민주노총측에 전달했다.

    민주노총(위원장 한상균)은 다음달 24일 대규모 총파업을 예고했다. 민주노총은 ‘노동자·서민 살리기 총파업’이라고 이름 붙은 이번 파업을 앞두고, 노동시장 구조개선시도 중단과 최저임금 1만원 인상 등을 요구조건으로 내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