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에 십자포화… "그 양반 3등, 정치 시의원에게 배워야"
  •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 출마할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가 31일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지지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뒷쪽은 격려 방문한 새정치연합 추미애 최고위원.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 출마할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가 31일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지지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뒷쪽은 격려 방문한 새정치연합 추미애 최고위원.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국민모임 정동영 인재영입위원장이 관악을 보궐선거에 출마함에 따라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의 '야권 대표 주자' 자리 지키기에 비상이 걸렸다.

    새정치연합 정태호 후보 측은 31일 신대방역 인근에 위치한 자신의 선거사무소에 추미애 최고위원이 격려 방문한 자리에서 머리를 맞대고 정동영 위원장에 대응할 방도를 논의했다.

    정태호 후보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지금 중요한 것은 야권 교체가 아닌 정권 교체인데, 정동영 위원장의 야권 교체 주장은 서민들의 바람과 열망을 짓밟는 것"이라며 "이번 선거에서 내가 승리하는 것이 정권 교체의 희망을 살리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정태호 후보의 선공(先攻)을 신호탄 삼아 참석자들 사이에서 정동영 위원장에 대한 십자포화가 쏟아졌다.

    추미애 최고위원과 함께 격려 방문한 박래학 서울시의회 의장은 "그 양반(정동영 위원장)은 정치 공부를 시의원에게 와서 배워야 한다"며 "그 양반은 갈 수 있는 길이 3등 밖에 없는데, 그 창피한 꼴을 어찌할지 궁금하고 얼굴 한 번 보고 싶다"고 맹비난을 퍼부었다.

    추미애 최고위원과 같은 지역구의 김선갑 서울시의원도 "(정동영 위원장이 출마한 이상) 이 지역에서 전북 출신이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됐다"며 "서울시의회에 전북 출신 시의원이 19명이니 줄줄이 연줄연줄하다보면 중요한 전략이 나올 것"이라고, 새정치연합의 전북 출신 시의원으로 '만리장성'을 쌓아 정동영 위원장을 막겠다는 전략을 제시하기도 했다.

    정태호 후보가 친노(親盧) 후보로 낙인 찍혀 비노(非盧)~호남 사이에서 지지층이 확산되지 않고 있는 점을 의식한 듯, 추미애 최고위원은 유난히 정태호 후보와 김대중 전 대통령(DJ) 사이의 인연을 강조했다.

    추미애 최고위원은 "내가 (김대중) 인수위에서 정무분과 간사하면서 100대 국정과제를 만들었을 때 실무팀을 이끈 사람이 정태호"라며 "정태호는 DJ 인수위도 했고, DJ가 발탁한 사람"이라고 했다.

    인연으로 따지면 정태호 후보는 노무현 정권에서 각종 비서관직과 대변인을 두루 거쳤기 때문에 누가 봐도 친노와 인연이 깊은데도 유독 DJ와의 인연만을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좌중에서는 현 상황을 직시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한 청중은 친노 정태호 후보가 대학동 등 친노 성향의 젊은 층이 많은 곳에서는 환영받았지만, 전통적인 구민주계~호남 성향의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는 지지세 확산에 애를 먹고 있다는 현실을 냉정히 지적했다.

    그는 "문재인 대표가 대학동에 와서 고시생들로부터 많은 환영을 받았다"며 "새누리당은 피케팅 시위에 면박당했지만, 우리 대표는 500m 가는데 1시간이 걸릴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른 지역에서는 김희철 전 의원이 구청장을 했고, (그런 문제도 있어서) 큰 환영이 없었다"며 "정동영 위원장도 관악을에 나온다니 지금까지 (의석을) 빼앗긴 역사가 없는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