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랜드 포트 미드 NSA 본부에 무장괴한, SUV 몰고 돌진 경비병과 총격전
  • 2009년 6월 촬영된 美NSA 본부. 포트 미드 내에 있다. ⓒ퍼블릭 인텔리전스 넷
    ▲ 2009년 6월 촬영된 美NSA 본부. 포트 미드 내에 있다. ⓒ퍼블릭 인텔리전스 넷

    세계 최고의 ‘감청(監聽) 조직’인 美국가안보국(NSA)이 습격을 받았다.

    美언론들은 30일 오전 9시(현지시간) 메릴랜드州 포트 미드(Ft. George G.Meade)에 있는 NSA 본부 진입로 정문으로 ‘여장 남자’ 2명이 SUV를 몰고 돌진, 경비 병력과 총격전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여장 남자’ 2명은 경비 병력과의 총격전 끝에 1명이 사살되고, 1명은 부상을 입은 채로 체포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경비병력 1명도 총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비 병력들은 총격전 현장에서 괴한들이 입었던 여성 옷과 가발을 발견해 수거했다. ‘여장 남자’들이 탄 SUV 안에서는 코카인과 흉기도 발견됐다.

    美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들은 30일 오전 인근 모텔에서 SUV을 훔쳐 NSA로 향했다고 한다. 괴한 가운데 한 명은 폭행 전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SA 경비 병력들이 ‘여장 남자’들을 제압한 뒤 현장에 도착한 FBI(연방수사국)은 이후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은 테러와는 무관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관계기관과 함께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 괴한들이 습격한 곳이 NSA인 탓에 다양한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음모론자는 NSA와 관련이 있는 ‘비밀조직’이 모종의 음모를 위해 ‘위장습격’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펼치고 있다.

  • 구글 어스로 본 포트 미드 지역. 서울의 한 구(區)만한 크기다. ⓒ구글 어스 캡쳐
    ▲ 구글 어스로 본 포트 미드 지역. 서울의 한 구(區)만한 크기다. ⓒ구글 어스 캡쳐

    ‘여장남자’들이 습격한 NSA 본부는 美메릴랜드州의 육군 기지인 ‘포트 미드’ 내에 있다.

    20㎢가 넘는 면적의 ‘포트 미드’에는 NSA 뿐만 아니라 사이버사령부와 공군 첩보부대인 제70정보감시정찰항공단, 육군 정보보안사령부(INSCOM) 예하 첩보부대인 308정보대대, 704정보여단, 902정보단, 제352민사심리전사령부, 해군 사이버사령부, 해병암호화지원대대, 美국방부 DSS(보안관리부대) 등이 함께 입주해 있다.

    美FBI는 이번 사건이 ‘테러’가 아니라고 했지만, 최근 NSA 주변에서 일어난 일을 보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 3월 3일(현지시간)에도 NSA 본부 건물을 향한 총격사건이 일어난 바 있기 때문이다.

    美NSA는 냉전 직후 결성된 ‘UKUSA’ 동맹국의 감청기관, 즉 영국 GCHQ, 호주 DSD, 캐나다 CSEC, 뉴질랜드 GCSB와 함께 ‘다섯 개의 눈(Five Eyes)’이라는 계획을 세워 전 세계적인 감청망을 운영해 왔다.

    1950년대 처음 시작한 프로젝트는 ‘에셜런’으로 불리웠고, 이후 감청 프로젝트는 업그레이드를 계속했다. 최근 폭로된 프로젝트 이름은 ‘프리즘’이다.

  • 지난 3월 3일(현지시간)에도 NSA를 향한 총격 사건이 있었다. ⓒ당시 CNN 보도화면 캡쳐
    ▲ 지난 3월 3일(현지시간)에도 NSA를 향한 총격 사건이 있었다. ⓒ당시 CNN 보도화면 캡쳐

    美NSA는 일본과 한국에도 지부를 갖고 있다. 한국에는 경기도 일대에 시설이 있으며, 美육군 INSCOM 소속 정보부대들과도 긴밀한 협조관계를 통해 휴전선 전방의 정보도 얻고 있다. 

    美정보기관들은 각자 별도의 감청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FBI 또한 냉전 시절 ‘카니보어’라는 프로그램을 방첩 수사 활동에 활용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