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 낙후 책임 공방도… 오신환 "이해찬 탓" 정태호 "오세훈 탓"
  • ▲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새누리당 오신환 예비후보(왼쪽)와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예비후보. ⓒ뉴데일리 이종현·정재훈 기자
    ▲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새누리당 오신환 예비후보(왼쪽)와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예비후보. ⓒ뉴데일리 이종현·정재훈 기자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새누리당 오신환 예비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예비후보가 31일 아침 MBC라디오 〈시선집중〉에 나란히 출연해 선거 현안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오신환·정태호 양 후보는 특히 △국민모임 정동영 인재영입위원장의 관악을 출마 △관악이 낙후된 원인과 책임 △향후 야권단일화 여부 등을 둘러싸고 상반된 입장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오신환 "정동영 출마 환영"… 정태호 "야권 분열 주역으로 전락"

    국민모임 정동영 위원장이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관악을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데 대해 오신환 후보는 "더 이상 국민을 헛갈리지 않게 한다는 점에서는 환영할만한 일"이라고 밝힌 반면, 정태호 후보는 "대통령 후보까지 지내신 분이 야권 분열의 주역으로 전락해버렸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는 "출마를 한다, 안 한다 이런 모호한 입장에서 국민을 혼란시키지 않고 본인의 입장을 명확하게 표시한 것은 의미가 있다"며 "지난 19대 총선에서 묻지마 연대했던 야권이 3년 만에 4파 5파로 분열돼 있는 이전투구의 모습을 국민들은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오신환 후보는 정동영 후보의 출마로 인해서 4·29 보궐선거의 프레임이 '지역일꾼론'에서 벗어나는 것은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신환 후보는 "(정동영 위원장이 기득권 정치 세력과 국민과의 한 판 대결이라고 이번 선거를 규정한 것은) 관악을의 사정을 너무나 모르는 말씀"이라며 "보궐선거의 의미가 통진당을 종식하는 의미도 갖고 있지만, 그보다는 27년간 야당 독주로 낙후되고 정체된 관악을 바꿔야 한다는 의미가 더욱 크다"고 주장했다.

    반면 새정치연합 정태호 후보는 "민주당을 깨고 열우당을 만들었던 분이고, 여러 지역구를 옮겨다니며 선거 때마다 출마하고 있는 분은 정동영 위원장"이라며 "후배 정치인으로서 상식적으로 (이해가) 잘 안 되는 부분"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나아가 "지역을 돌아다녀보니 (정동영 위원장이) 이 지역에 출마하는 명분이 없다는 게 주민들의 공통된 의견"이라며 "대부분이 부정적인 판단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정태호 후보는 "새정치연합 지지층 내에서 정동영 위원장이 가져가는 표가 아무래도 내게는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점은 인정했다.

    ◆오신환 "관악, 총리도 배출한 지역인데"… 정태호 "관악구는 예산 거의 없는 지역"

    관악을 지역이 서울의 여타 지역에 비해 발전이 정체되고 크게 낙후돼 있는 점에 대해 오신환 후보는 "장관도 배출하고 총리도 배출하고 27년간 (야당을) 지지해줬지만 관악이 변한 게 뭐가 있느냐"고 밝힌 반면, 정태호 후보는 "실제로 관악이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데 (낙후라는 것은) 정치적 프레임"이라고 반박했다.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는 "관악을은 27년간 7번에 걸쳐서 야당 출신 국회의원을 배출한 지역"이라며 "지역은 너무나 낙후돼 있으며 교통도 불편하고, 상권은 무너지고 교육환경도 매우 열악하다"고 진단했다.

    그 책임에 관해 오신환 후보는 이 지역에서 내리 5선을 하며 노무현 정권 때 국무총리까지 지냈던 친노(親盧) 이해찬 의원을 겨냥했다.

    오신환 후보는 "야권을 지지했던 사람들 속에서도 총리도 배출하며 27년간 지지해줬지만 변한 게 뭐 있느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이번만큼은 변화의 바람이 분명히 불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새정치연합 정태호 후보는 "관악구는 예산이 거의 없는 지역이고, 국가에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것도 많지 않다"며 "결국 서울시 예산을 가져와서 일을 해야 하는데,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오세훈 시장이 있을 때는 과연 뭘했느냐"고 탓을 돌렸다.

    이어 "(보궐선거에서 당선되면) 1년 임기의 국회의원이기 때문에 큰 일을 할 수가 있겠느냐"며 "경전철 신림선 조기 착공과 난곡선 등을 예정된 계획대로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오신환 "야권 연대해도 국민들 속지 않아"… 정태호 "혼자 힘으로 돌파"

    정동영 위원장의 출마 등으로 야권 후보가 새정치연합 정태호·정의당 이동영·국민모임 정동영·노동당 나경채·무소속 이상규 등으로 분산된 것에 대해 오신환 후보는 야권 연대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하더라도 큰 무리는 없다"고 밝혔다. 정태호 후보는 "끝까지 야권 연대 없이 선거를 치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는 "야권이 늘 그래왔다"며 "야권 연대 책임으로 이번 보궐선거가 또 치러지는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에 이번만큼은 국민들이 또다시 속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아울러 "어차피 선거는 1대1 구도로 가는 것이 맞다"며 "야권단일화를 하더라도 큰 무리가 없고, 불리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새정치연합 정태호 후보는 "그 동안의 많은 야권 연대가 우리 당의 자생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로 나타났다는 지적도 있다"며 "국민들은 새정치연합이 자기 혼자의 실력으로 뭔가 돌파하는 것을 원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문재인 대표가 '야권 연대는 없다'고 명확하게 말했고, 나도 그러한 입장"이라며 "조금 힘들더라도 혼자 힘으로 돌파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