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신상진 다소 우세-野 정환석 '막판 결집력' 기대..이재명은?
  • ▲ 4.29 성남중원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옛 통진당 김미희 전 의원.ⓒ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4.29 성남중원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옛 통진당 김미희 전 의원.ⓒ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4·29 재보궐선거 경기 성남중원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미희 후보는 선거를 완주할 수 있을까. 

    야권연대의 최대 변수 지역으로 떠오른 성남중원에서 김미희 후보의 중도 사퇴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종북정당이라는 사법부의 심판을 받아 해산된 마당에 야권표 분산이라는 따가운 시선까지 받으며 선거를 끝까지 치를 가치가 있겠느냐는 분석이다. 

선거에서 정권심판을 내세워 정당해산에 대한 부당성을 주장함과 동시에 전열 재정비를 도모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렸다고 하더라도, 선거 과정에서 이런 소외 목적을 달성한 뒤 막판에 사퇴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그동안 먹튀 행각을 수없이 저지른 통진당의 전력에 비춰봐도, 이 같은 분석이 힘을 얻는다.

앞서 지난 대선 당시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는 27억원의 국고보조금을 챙긴 뒤, 당시 박근혜 후보를 비난하며 후보를 사퇴해 먹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구 통진당도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도 선관위로부터 선거보조금 28억여원과 여성 후보 추천보조금 4억8천만원 등을 지원받았지만, 그 직후 지자체장 후보들이 줄줄이 사퇴한 바 있다.   

야권이 후보 간 암묵적 선거연대를 성사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당 핵심 당직자는 31일 통화에서 "이번 선거에서 통진당이 당선될거라고 예상하는 국민이 몇 명이나 되겠느냐"며 "정부 비난만 쏟아낸 뒤 막판에 사퇴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그렇다면 결국 연대 아닌 야권연대가 성사될 수도 있다"고 했다. 

야권은 지난해 7·30 재·보선에서도 수원정(영통) 등에서 한쪽 후보가 사퇴하는 방법으로 여야간 1대 1 구도를 만든 바 있다.

만약 김미희 후보가 암묵적 연대의 속셈으로 사퇴할 경우, "야권연대는 없다"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의 대표의 공언은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다분해 보인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지난 22일 광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야권연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면서 "내년 총선에서도 야권연대보다는 투명한 공천을 기본으로 한 '정도'의 길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종북논란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옛 통진당과의 야권연대는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계산이 깔린 셈이다. 

그러나, 지난 총선에서 '묻지마 연대'를 통해 종북 논란의 정당을 국회에 들인 것도 모자라 최근까지 이들을 감쌌던 야당을 행태를 고려할 때, '제 버릇 남 못 준다'는 속담이 떠오른다는 지적이다.  
  • ▲ 지난 19일 신상진 후보 지원사격을 위해 총출동한 새주리당 지도부.ⓒ뉴데일리 김현중 기자
    ▲ 지난 19일 신상진 후보 지원사격을 위해 총출동한 새주리당 지도부.ⓒ뉴데일리 김현중 기자

  • 현재 경기 성남중원엔 새누리당 신상진 전 의원과 새정치연합 정환석 지역위원장, 김미희 전 의원이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이 지역은 전통적인 야당 강세 지역으로 꼽히지만, 지난 총선에서 당선됐던 김미희 의원이 헌법재판소의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국회의원직을 잃으면서 야권에 대한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특히 새누리당에서 지역기반이 탄탄한 재선 출신의 신상진 후보가 나선 상황에, 야권후보 난립에 따른 표분산까지 제기되면서 야권이 연대하지 않으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실제로 지역 여론조사 등에 따르면, 여당이 야당보다 다소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신상진 후보는 "지난 총선 직전 여론조사에서도 우리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석패했다"면서 "이번에는 절대 방심하지 않고 성남중원을 발전시킬 정책과 비전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정권심판론 등을 앞세워 야권 결집력을 통한 막판 뒤집기를 기대하고 있다. 정환석 후보 측은 "야권연대는 없다. 우리의 힘으로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뒷심을 발휘할 태세다. 

  • ▲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이재명 성남시장.ⓒ뉴데일리
    ▲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이재명 성남시장.ⓒ뉴데일리

  • 특별한 인연을 맺었던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이재명 성남시장과 김미희 후보의 행보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앞서 지난 2010년 5월, 6.2지방선거를 앞두고 이재명 성남시장 후보와 김미희 당시 민주노동당 후보는 야권 단일화에 합의한 바 있다. 
     
    당시 단일화 후보로 결정된 이재명 후보는 "한평생 함께 해준 분들게 빚을 지고 살아왔는데, 이번에는 민노당과 김미희 후보께 또 한 번 큰 빚을 졌다"며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이웃과 함께하는, 땀흘린 만큼 대가를 받을 수 있는 성남시를 반드시 만들어 오늘 진 빚을 꼭 갚겠다"고 했다.
     
    이후 김미희 후보는 이재명 성남시장의 인수위원회인 '시민행복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이런 가운데, 지역에선 이재명 시장이 정환석 후보의 당선을 원치 않는다는 설도 나돌고 있다. 

    당초 이 시장은 이번 새정치민주연합 성남중원 경선에서 자신의 측근이었던 은수미 의원을 당선시키기 위해 전폭적으로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은수미 의원이 경선에서 2위로 탈락하면서, 내년 총선을 염두하고 있는 이재명 시장의 셈법이 복잡해졌다는 것이다. 이 시장이 내년 총선에서 새누리당을 꺾기 위해 자신이 나서야 한다는 명분을 내심 기대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김미희 후보에게 아직 갚지 못한 빚이 남은 것일까. 이재명 성남시장은 최근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3개 구에 무상 산후조리원을 설치하고 민간 산후조리원에 대해서도 1인당 50만원을 지원하겠다"며 관련 조례안을 제출했다. 

    당초 무상 산후조리원 정책은, 옛 통진당 김미희 전 의원의 공약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미희 후보는 지난 18일 보도자료에서 "(제가) 2008년 국회의원선거에서 공공산후조리원을 처음으로 공약으로 내걸었고, 2010년 성남시장후보 단일화 때 공동정책으로 넣었다면서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대표발의 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후보는 "새누리당 신상진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정환석 후보에게 무상 공공산후조리원 설치 조례와 예산이 무난히 통과 되도록 4.29 재보궐선거 예비후보들이 공개 선언을 할 것을 제안한다"고 요구했다. 

    공교롭게도 이재명 성남시장과 종북 논란을 일으킨 옛 통진당이 상부상조(相扶相助) 하는 모양새를 취한 것이다. 성남중원의 승리를 위한 야권 측의 사전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이다. 

    '종북세력의 근거지'라는 성남에서 김미희 후보와 이재명 시장을 비롯한 야권이 암묵적 연대에 대한 어떤 선택을 내릴지 더욱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