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등으로 병원 치료, 시력도 문제…‘자살추락’ 얼마 전에는 여자 친구에게 차여
  • '저먼윙스' 소속 에어버스 A320 여객기(9525편)의 추락 잔해. 온전한 시신이 없어 신원파악은 DNA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인디안 익스프레스 보도화면 캡쳐
    ▲ '저먼윙스' 소속 에어버스 A320 여객기(9525편)의 추락 잔해. 온전한 시신이 없어 신원파악은 DNA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인디안 익스프레스 보도화면 캡쳐

    지난 24일(현지시간) 스페인을 출발해 독일로 가던 ‘저먼윙스’ 소속 A320 여객기를 알프스 산맥에 일부러 추락시킨 부조종사 안드레아스 귄터 루비츠에게 여러 가지 건강상의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세계 항공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유럽 주요 언론들은 ‘자살추락’의 핵심인물인 안드레아스 귄터 루비츠가 다양한 문제를 갖고 있었다고 전했다.

    특히 독일 언론들은 당국을 인용해, 안드레아스 귄터 루비츠는 우울증 때문에 의사들로부터 여러 차례 진료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그의 집에서는 여러 종류의 우울증 관련 치료제들이 발견됐다.

    일부 언론에 따르면, 안드레아스 귄터 루비츠는 우울증 등 심리적 문제로 인해 몇 달 동안 조종을 하지 못한 사실이 있었다고 한다.

    안드레아스 귄터 루비츠가 갖고 있던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자살추락’ 직전에는 시력 저하 때문에 안과 진료도 받았다고 한다.

    안드레아스 귄터 루비츠의 前여자친구는 그가 ‘자살추락’을 한 비행 전에 그와 헤어졌다는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때 루비츠는 前여자친구에게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내 이름을 기억하게 될 것”이라며 분노에 찬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언론이 루비츠에 대한 보도를 쏟아내자 독일 경찰은 “안드레아스 귄터 루비츠의 정신질환은 그리 심각한 것이 아니라 가벼운 우울증이었다”면서 “그가 마치 심각한 정신질환자로 비칠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 세계 언론들은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이 어떻게 여객기를 조종할 수 있느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방 언론들이 안드레아스 귄터 루비츠 사건에서 가장 문제로 꼽는 점은 이런 ‘질환’ 자체가 아니라 왜 회사에 자신의 문제를 숨겼냐 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정신질환을 가진 조종사가 있을 경우 그의 돌출행동을 어떻게 막을 수 있느냐’하는 점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서방 국가들에서는 이번 ‘저먼윙스’ A320 여객기의 ‘자살추락’ 사건 직후 자국 내 항공법을 손질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호주와 일본의 경우 ‘조종실 내에는 반드시 2명 이상이 있어야 한다’는 미국의 규정을 준용할 준비를 하고 있고, 유럽 각국도 이 규정을 자국 법에 적용할 지에 대해 검토를 시작했다.

    미국이 ‘조종실 내에는 반드시 2명 이상의 조종사 또는 승무원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게 된 것은 9.11 테러 때문. 당시 테러범들은 조종사 혼자 있던 조종실을 점거한 뒤 ‘자살추락 테러’를 저질렀다. 

    서방 국가들에서는 ‘저먼윙스’ A320 여객기의 ‘자살 추락’ 사건으로 여객기 조종사들의 정신건강 문제가 대두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별다른 동요가 없다.

    누구나 항공학교에서 상업용 비행기 조종사 면장을 취득하고 여객기 조종사로 취업할 수 있는 해외와 달리 한국에서 국제선 여객기를 조종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공군 조종사 경력을 갖고 있다는 ‘시장특성’ 때문으로 보인다.

    이런 한국 보다는 조종사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탓에 조종사를 '묻지마 채용'하고 있는 중국과 중동 지역 항공사에서 ‘저먼윙스’와 같은 ‘정신질환 조종사’ 문제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