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통천, 고성, 양강도 삼수, 갑산, 풍서, 함경 어랑 등 北전역 극심한 가뭄
  • ▲ 북한에서의 가뭄은 산림 황폐화 때문에 악순환을 거듭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김성일 서울대 교수 제공
    ▲ 북한에서의 가뭄은 산림 황폐화 때문에 악순환을 거듭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김성일 서울대 교수 제공

    김정은의 폭정(暴政)에 하늘이 노한 걸까. 북한 전역에 2014년에 이어 올해에도 극심한 가뭄이 들었다고 北선전매체들이 보도했다.

    지난 28일 北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개월 동안 북한 주요 지역의 강수량이 적어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강원도 통천군, 고성군, 양강도 삼수군, 갑산군, 풍서군, 김형직군, 함경북도 어랑군은 2월 하순부터 3월 말까지 강수량이 2mm 미만에 불과하고, 같은 기간 강원도 금강군, 창도군, 회양군, 양강도 김형권군, 함경남도 함흥시, 홍원군, 평안남도 대동군, 자강도 초산군 등의 경우에는 3~6mm의 강수량을 보였다고 한다.

    이는 북한에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적은 강수량으로 평년의 3분의 1 또는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이라고 北선전매체들이 전했다.

    北선전매체는 “가뭄 대책을 철저히 세우라”고 주민들을 독촉하는 김정은 집단의 주장만을 내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북한 전역의 극심한 가뭄은 비가 내리기 전에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여서 주민들은 김정은 집단의 억지에 분노하고 있다고 한다.

    북한 전역에서 극심한 가뭄이 시작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를 겪으면서, 북한 전역에서 삼림이 모두 사라진 탓에 북한 곳곳에서는 수자원 부족 현상을 겪어왔다. 산에 나무가 줄어들면 줄어들수록 지하수로 스며들어 강물이 되어야 할 빗물이 그대로 하늘로 증발해버리기 때문이다.

    김씨 일가는 지난 10년 동안 삼림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지만, ‘노력’이라는 게 주로 한국 정부나 친북성향 단체들의 ‘자금 지원’에 기댔던 탓에 문제가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폭우가 내린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북한 지역에는 산림이 부족하기 때문에 비가 많이 내리면 그대로 흘러내려 홍수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삼림 부족으로 인한 북한의 가뭄은 이제 겨울까지 이어지는 분위기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최근 접촉한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2014년 겨울, 북한에서는 눈도 내리지 않아 가뭄이 심각하다”고 전했다. 가뭄이 시작된 기간이 길어 웬만한 비가 내려도 ‘해갈(解渴)’을 하기에는 부족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임에도 조선노동당 창당 70주년과 해방 70주년을 성대하게 치르는 데만 정신이 팔린 김정은 집단은 주민들과 당 간부에게 “가뭄 대책에 전력을 다하라”고 다그치기만 하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