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4.29 빈손 안돼, 관악을 내가 승리"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이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4.29 재보선 서울 관악을 출마를 공식 발표했다.

정 전 장관은 "많은 번민이 있었지만 무엇이 되기보다 밀알이 되겠다는 약속, 그 약속의 무거움을 알았기에 고민했다"며 "현실을 바꾸라는 요구에 고민했다. 뜬 눈으로 밤을 새웠다. 그리고 기도했다. 그리고 (재보선 출마를) 결심했다"고 출마를 선언했다.

정동영 전 장관은 본인의 출마가 야권분열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에 대해서는 적극 반박했다.

그는 "야권 혁신이다. 제1야당이라는 새정치민주연합이 가는 길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야당이 정부가 되는게 민주주의인데, 제1야당이 정부가 됐을 때 뭐가 달라지는가. 제1야당은 대안 야당이 아니다. 새누리당이 하는 것을 똑같이 따라가는 것이 새정치연합이므로 국민모임을 대안야당으로 만들기위해 힘을 내는 것"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또한 "솔직히 말하면 국민모임 인재영입위원장으로 실패했다. 재보선이 실시되는 인천, 성남, 광주에서 후보를 내지 못했다"며 "빈손으로는 대안 야당을 건설하지 못한다는 판단이 나를 던지게 했다"고 출마를 결심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정 전 장관은 "반드시 당선하겠다. 관악구 유권자들을 믿는다"며 "이번 선거는 기성 정당과 이대로는 안된다는 국민들의 한판 대결이다. 도구가 되서 국민의 승리를 이끌어 내겠다"고 당선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 전 장관은 전일 국민모임 발기인대회가 자신의 출마에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고 밝혔다.

그는 "한 정당이 태동하면서 때묻고 남루하고 국민의 피와 땀이 벤 삶의 현장에서 정당을 시작한 일은 국민모임이 처음"이라며 "폐공장에 앉아 때묻은 천장과 낡은 시멘트를 보며 이 공간을 거쳐갔을 수 많은 노동자들의 청춘에 대해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국민모임과 정동영이 이기면 여당과 야당이 정신 차리게 되고, 정치판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라며 "(국민들은) 한석 보태는 선거를 하느냐 158석이 159석이 되느냐, 130석이 131석이 되느냐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이 땅의 수많은 서민과 약자, 이들이 주인이다. 이들과 연대해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했다.

더불어 "지금 어디서 어떤 노후를 보내고 있고, 그들의 자녀와 가족은 어떤 기회와 삶을 살고 있을까? 정치는 무엇인가?를 생각하며 가슴이 저렸다"며 "진보세력을 통합해서 힘 없고 돈 없고 백 없는 사람을 위한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의 필요를 느꼈다"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한편, 여야는 정동영 전 장관의 재보선 출마에 대해 한 목소리로 비난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정 전 장관의 출마 선언은) 야권의 분열상이라고 생각한다"며 "(야권이) 지난 선거 때 종북세력과 손잡지 않았나. 그런 일은 다시 없어야 한다"며 야권 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비난했다.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장관과 당 의장, 대통령 후보까지 지낸 분이 지역구를 옮겨 재보선에 출마한다"며 "목적지 없는 영원한 철새 정치인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비난했다.

또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정 후보의 출마로 관악을 선거가 더 어려워진 것 같다"며 "이렇게 야권을 분열시키는 행태들이 과연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국민께서 현명하게 판단해주길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새정치연합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당의 대통령 후보까지 지낸 분이 야권분열에 앞장서고 나선 점은 우리 국민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개탄스러운 처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정 장관의 출마 선언으로 인해 서울 관악을 재보선에는 새누리당 오신환, 새정치연합 정태호, 정의당 이동영 , 국민모임 정동영, 무소속 변희재 후보 등이 경쟁을 벌이게 됐다.

사진 = 정상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