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3국 협력관계 복원 강조, 韓日정상 만나 어떤 얘기 나눌까

  •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싱가포르 국립대학 문화센터(UCC)에서 거행되는 리콴유(李光耀) 전 총리의 국장(國葬)에 참석한다.

    리콴유 전 총리의 장례식에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 해외 정상급 지도자들도 대거 참석할 예정이어서 박 대통령이 어떠한 '조문 외교'를 펼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해외 정상급 지도자의 장례식에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00년 6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오부치 전 일본 총리 장례식에 참석한 바 있다.

    27일 청와대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리 전 총리의 장례식에 동아시아정상회의협력(EAS) 회원국인 아세안(ASEAN) 10개국을 비롯해 한국, 중국, 일본, 미국, 러시아, 인도, 그리고 국방협력 5개국 협의체 소속인 영국, 말레이시아, 호주, 뉴질랜드 등 각국 대표(1명만 참석)를 초청했다.

    현재까지는 박 대통령,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아베 일본 총리, 토니 애벗 호주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술탄 압둘 하림 말레이시아 국왕,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응웬 떤 중 베트남 총리, 프라윳 찬-오차 태국 총리, 떼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 훈 센 캄보디아 총리, 하싸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 통싱 탐마봉 라오스 총리, 프랭클린 드릴론 필리핀 상원의장 등이 참석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도 정부 내 최고위급 인사를 국장에 보낼 예정이다. 아직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리위안차오 부주석이 참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장례식 참석 외 다른 정상들과의 별도 회담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약 3시간 여 걸쳐 진행되는 장례식을 전후해 주요국 정상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차가운 기류가 흐르는 한-일 관계 때문에 아직 정상회담을 하지 못한 아베 총리와의 만남이 주목된다.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만난 것은 지난해 11월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 때가 마지막이었다. 당시 두 정상은 업무만찬이 끝난 뒤 짧게 대화를 나눴다고 일본 언론이 전한 바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최근 서울에서 열린 한-중-일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3국 협력관계 복원을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두 정상 간의 만남이 어떤 형식으로 이뤄질지, 또 어떤 대화를 나눌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장례식을 지켜본 뒤 리 전 총리 아들인 리셴룽(李顯龍) 현 총리 등 유족을 위로하고 곧바로 귀국할 예정이다. 짧은 일정인 만큼 수행원단도 윤병세 외교부 장관, 주철기 외교안보수석, 김성우 홍보수석, 서정하 주싱가포르 대사 등으로 단출하게 구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