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자 A씨 "서세원 세운 솔라그라티아교회 신도 K씨가 부부갈등의 발단"서세원 법률대리인 김칠준 변호사, 94년 가정폭력방지법 제정 이끈 장본인
  • 저는 19살때 남편의 성폭행에 가까운 동거로 만나 2개월 만에 결혼해 32년간 거의 포로생활을 했어요. 제가 죽어서 이 자리에 없으면 믿으시겠어요? 남편이 바람 한 번 폈다고, 폭행 한 번 했다고 여기까지 온 게 아니에요.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은 생명의 위협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지난 12일 오후 3시 서세원의 상해 혐의 4차 공판이 열린 서울중앙지방법원 재판정(裁判廷)은 고소인이자 증인 자격으로 출석한 서정희의 통곡과 절규로 가득 찼다.

    이날 서정희는 법정 진술 도중 갑자기 오열을 터뜨리며 수십년간 가슴 속에만 묻어 뒀던 얘기들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서정희는 "자신의 결혼 생활은 마치 포로 생활과 같았으며 남편의 욕설은 32년간 노래처럼 들어왔다"고 폭로했다.

    그는 지난해 5월 10일 서울 청담동 소재 P오피스텔에서 서세원과 마찰을 빚을 당시, "이 자리에서 차마 밝힐 수 없는 남편의 욕이 시작됐고, (요가실에서)손으로 목을 졸라 눈알이 튀어나올 것 같은 심한 압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 안에서 목이 졸렸을 때 제 혀가 밖으로 튀어나오는 줄 알았어요. 눈알도 튀어나올 것 같았죠. '나는 죽는구나'하고 생각했어요. 무조건 '살려달라'고 빌었어요. 그때 저도 모르게 소변까지 흘렸어요. 흑흑..


    서정희가 언급한 내용은 '막장 드라마'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처참한 광경이 아닐 수 없었다. 얼마나 충격이 심했으면 다 큰 성인이 소변까지 흘렸을까?

    물론 서세원이 아내의 목을 졸랐다는 것은 확인된 사실이 아니다. 이는 오로지 서정희의 일방 진술에 근거한 것으로, 재판 과정에서 사실 여부를 다퉈야 할 문제다. 그러나 당시 두 사람의 실랑이 장면을 담은 CCTV 영상이 공개되면서, '폭행을 당했다'는 서정희의 주장에 좀 더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해당 영상을 살펴보면 이날 서세원은 마치 강아지 인형다루듯 아내의 팔과 다리를 붙잡고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끌고 다니는 엽기적인 행동을 저질렀다. 특히 엘리베이터에 서정희를 강제로 태울 때에는 4명의 건장한 남성들이 서정희의 곁에 서서 위압감을 주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나중에 엘리베이터에 탑승한 남성들이 서세원의 외조카와 서세원-서정희 부부의 매니저 등 '지인'으로 밝혀졌지만, 다리를 붙잡힌 채 질질 끌려다닌 서정희의 입장에선 충분히 위협적인 인물들로 느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 서세원이 담임을 맡았던 솔라그라티아 교회의 내부 전경. 현재 이곳에는 다른 사무실이 입주해 있다.   ⓒ 뉴데일리 조광형 기자
    ▲ 서세원이 담임을 맡았던 솔라그라티아 교회의 내부 전경. 현재 이곳에는 다른 사무실이 입주해 있다. ⓒ 뉴데일리 조광형 기자
     
  • 서세원이 담임을 맡았던 솔라그라티아 교회의 내부 전경. 현재 이곳에는 다른 사무실이 입주해 있다.   ⓒ 뉴데일리 조광형 기자
    ▲ 서세원이 담임을 맡았던 솔라그라티아 교회의 내부 전경. 현재 이곳에는 다른 사무실이 입주해 있다. ⓒ 뉴데일리 조광형 기자

    ■ "여자 문제가 부부 싸움의 발단"

    설령 목을 졸랐다는 서정희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하더라도 이날 서세원이 보인 행동은 정상적인 남편의 모습이 아니었다. 아내의 어깨를 강하게 누르고 다리를 잡아 엘리베이터까지 끌고 가는 모습은 일반적인 '부부싸움'의 수준을 뛰어넘는, 대단히 위협적인 행동이었다.

    도대체 무슨 이유 때문에 한 이불을 덮고 자던 부부가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된 걸까? 서정희는 지난해 MBC '리얼스토리 눈'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폭행 사건의 발단은 서세원의 여자 문제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3월경 남편의 여자 문제로 부부 사이에 큰 다툼이 있었어요. 전 사과를 요구했지만, 남편은 오히려 '그 여자를 건드리면 가만 안 두겠다' '만약에 이혼을 요구하면 죽이겠다'는 협박까지 가했어요. 그리고 집을 나갔죠. 두 달 만에 다시 만나면서 이같은 사건이 벌어지게 된 겁니다.


    결혼 생활 내내 크고 작은 불화가 있었지만 오직 '믿음'으로 이겨냈던 서정희. 그러나 남편의 '외도'를 인지한 순간, 오랫동안 참아왔던 분노가 폭발하고 말았다. 남편 서세원이 아내를 상대로 극단적인 행동을 저지른 이면에는 30대 여성 K씨가 자리잡고 있었다.

    서세원-서정희 부부의 사정을 잘 알고 있다고 밝힌 익명의 제보자 A씨는 22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문제의 불화는 서세원의 핸드폰에 찍힌 '문자 한 통'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어느날 서정희가 서세원의 휴대전화 메시지를 우연히 보게 됐어요. 그런데 거기에 "세원이 오빠…"라는 문자가 있는 겁니다. 어떤 여성이 보내온 문자였죠. 너무나 놀란 서정희는 이 문자를 누군가에게 보냈는데, 이것이 사태를 더욱 악화시킨 꼴이 됐어요.


    A씨는 "당시 서정희는 자신이 확보한 문자 메시지를 미국에 있는 딸 서동주에게 전송했다"며 "이 메시지를 받아본 서동주는 노발대발 화를 내며 '이건 아빠의 애인이 보낸 문자'라고 말을 했다"고 전했다.

    엄마..바보 같이..이건 아빠 애인이야.


    하지만 "서정희는 '그래도 아빠를 의심하면 되겠니?'라고 말하며 자신은 남편의 외도를 믿지 못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고 A씨는 전했다.

    화가 몹시 난 서동주는 "엄마는 뒤로 빠져. 내가 조사해볼게"라고 말했어요. 서동주는 그 즉시 컴퓨터로 추적해 '내연녀'로 의심되는 여성의 신분을 확인했습니다.


    A씨는 "서동주가 문자를 발송한 여성의 흔적을 찾아보니 분당에 살고 있는 K모씨로 확인됐다"면서 "이 여성은 바로 서세원이 세운 '솔라그라티아 교회'의 여신도였다"고 밝혔다.

    확인 결과, 이 여성은 서세원이 담임 목사로 있던 솔라그라티아 교회 여신도로 밝혀졌어요. 그것도 이 여성이 교회에 처음 온 날부터 인연을 맺게 됐다고 하더군요.


    A씨는 "그래서 서정희 집안에 난리가 났고, 사태가 이지경까지 이르게 된 것"이라며 "궁지에 몰린 서세원은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엉뚱한 사람을 표적으로 몰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서세원은 "자신은 바람핀 것도 아닌데, 이 모든 일은 B씨가 뒤에서 조종해서 벌어진 일"이라는 말도 안되는 허위 주장을 폈어요. 사전에 B씨가 서정희와 짜고, 있지도 않은 일을 꾸미고 있다는 논리를 내세운 겁니다.


    A씨는 "지난 4차 공판에서 서정희가 갑자기 '32년 결혼 생활' 얘기를 꺼낸 것도 서세원의 변호인이 '이번 사건을 일으킨 사람이 B씨 아니냐'는 질문을 던지자, 순간적으로 분노가 폭발해 속에 있던 말을 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재판에서 서세원의 변호인은 또 다시 B씨의 이름을 들먹이면서 "사건의 배후에 B씨가 있는 것 아니냐"는 수상쩍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서세원의 외도가 폭행 사건의 발단이라는 사실이 드러나자, 오히려 서정희와 B씨의 관계를 의심하는, 말도 안되는 논리를 전개한 거죠.


  • ■ 이석기 변호한 김칠준 변호사가 서세원 법률대리인?

    A씨가 언급한 서세원의 법률대리인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부회장 출신인 김칠준 변호사였다.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을 지내기도 했던 김칠준 변호사는 지난해 이적 활동으로 물의를 빚은 이석기 전 통진당 의원을 변호해 유명세를 탄 바 있다.

    1994년 가정폭력방지법 제정을 이끌어낸 장본인이었던 김칠준 변호사는 이날 아이러니하게도 가정폭력의 '가해자'로 몰린 서세원을 적극 변호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김칠준 변호사는 이날 공판에서 '남편에게 지속적인 폭력을 당해왔다'는 서정희의 진술에 "아내 쪽에도 책임이 있지 않느냐"는 당혹스러운 질문을 던기지도 했다.

    A씨는 "정치권에서 유명한 김칠준 변호사가 왜 서세원의 변호를 맡게 됐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날 김 변호사는 서세원의 편을 들고, '서정희 쪽에도 책임이 있다'는 식의 질문을 던져 판사로부터 제지를 받았다"고 전했다.

    김칠준 변호사가 B씨의 이름을 언급하자, 서정희가 그 자리에서 폭발한 겁니다. "B씨요? 사실은 서세원이 B씨에게 빌린 돈 3억원을 갚지 않기 위해 이러는 거 아닌가요? 당신이 정말 변호사입니까? 제가 서세원한테 한 두 번 바람피운다고 이러는 줄 아세요? 바람은 예전부터 피웠는데…. 제가 왜 이 자리에 나왔는지 아세요? 전 32년간 포로 생활을 해왔습니다" 서정희가 분에 겨워 속에 있던 얘기를 다 토해내자 법정 안이 술렁이기 시작했죠. 이때 판사가 김칠준 변호사에게 그런 질문은 하지 말라고 경고를 했습니다.


    A씨는 "얼마 전 서동주가 한 방송사와 인터뷰를 했는데 그 내용은 다 사실"이라며 "아마 증인으로 채택되면 저간에 얽힌 사정을 다 얘기해 줄 것"이라고 밝혔다.

  • 서세원의 법률대리인을 맡은 김칠준 변호사.   ⓒ 연합뉴스
    ▲ 서세원의 법률대리인을 맡은 김칠준 변호사. ⓒ 연합뉴스



    [사진 = MBC '리얼스토리 눈' 방송 캡처 / 뉴데일리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