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는 16일 북한 김정일 정권에 대해선 "외양적으로는 존중히 여겨 악수합시다, 회담합시다 하면서도 절대로 무엇을 기대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황 전 비서는 탈북자들이 운영하는 대북 라디오방송인 `자유북한방송'의 '황장엽 민주주의 강좌' 프로그램에서 `김정일, 무서운 존재라는 사실 알아야 한다'는 제목으로 강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황 전 비서는 "김정일은 30년동안 중국 사람들이 같이 개혁개방하자고 해도 말을 안들었다. 또 자기 아버지가 있을 때부터 자기의 지위를 양보하지 않으려고 했던 사람"이라며 "김정일은 자기 소신을 굴함없이 지켜나갑니다. 이것이 무서운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김정일 정권을 빌어먹는다고 해서 가볍게 여길 것이 아니라 무서운 존재로 봐야 한다"고 황 전 비서는 주장하고 그러나 "시종일관 여기를 적화하자는 것이 김정일의 목표"이기 때문에 "남한에서 김정일 집단과 대화해서 얻을 것은 하나도" 없으므로 "기대할 게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김정일과 대화 가능성을 말한 데 대해 "김정일이 어떤 사람인지 잘 몰라서 그런다"고 주장하고 또 "이번에 누가 김정일을 찾아가서 만나면 좋겠다고 하는데 그 사람 역시 철이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황 전 비서는 '그 사람'을 명시하지는 않았으나 최근 이재오 전 의원이 워싱턴에서 가진 한 신문과 인터뷰에서 "적절한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북한에 가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고 싶다"며 "북한 문제를 풀려면 김 위원장을 만나 터놓고 얘기하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었다.
    황 전 비서는 한편 "요전에 책임적인 기관에서 (자신에게) 와서 `이런 통에 (북한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인) 이제강을 비롯한 핵심들을 이간시키는 정책을 쓰면 어떻겠느냐'고 물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황 전 비서는 이러한 문의에 자신은 "`그런 공상을 하지 마시오. 그들이 왜 이간 당하겠는가. 그런것 하다가는 오히려 그 사람들에게 미끼가 끼어서 목이나 끼우게 된다'고 말했다"고 소개하고, "그런 힘이 있다면 김정일 정권에 물들지 않은 북한 동포들을 끌어당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상태에서 우리가 국제적으로 명분을 세우기 위해선 김정일 정권에 대해 경이원지해야 한다"며 "겉으로는 상당히 존중히 여기면서 내부적으로는 기대하지 말라, 그러나 경계하라, 경계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거듭 주장했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