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전단 중단하면 대화” “北개성공단 중단 원치 않는다”던 개성공단 기업대표단
  • ▲ 지난 18일 오전 북한 관계자들과 만나러 개성공단으로 갔다 돌아온 개성공단 기업대표단. 결국 김정은 집단에게 '물 먹은 꼴'이 됐다. ⓒYTN 관련 보도화면 캡쳐
    ▲ 지난 18일 오전 북한 관계자들과 만나러 개성공단으로 갔다 돌아온 개성공단 기업대표단. 결국 김정은 집단에게 '물 먹은 꼴'이 됐다. ⓒYTN 관련 보도화면 캡쳐

    북한 김정은 정권이 개성공단 기업대표들에게 ‘물 먹인 꼴’을 연출했다. 개성공단 기업대표들을 내세워 북한인권단체들의 ‘대북전단’을 막으려 했던 의도가 들통나자 개성공단 기업대표들의 뒤통수를 친 것이다.

    지난 18일 개성공단 기업대표단은 북한 측이 근로자 임금을 일방적으로 5.18% 인상하겠다고 결정한 조치는 부당하다며 임금인상을 협의하자는 건의문을 전달하려 했지만, 북한 측은 이를 거부했다.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장 등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단 14명은 18일 오전 개성공단을 찾아 박철수 北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 등과 2시간 동안 면담했다.

    개성공단 기업대표단은 박철수와 만나 북한 근로자 임금인상 기준 등 노동규정을 일방적으로 개정한 데 대해 “근로기준 규정은 북한이 독단적으로 결정할 게 아니라 한국과 협의를 해야 한다”는 내용의 건의문을 전달하려 했다. 하지만 박철수 등 북한 측 관계자는 이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성공단 기업대표단은 북한 관계자를 만나러 가기에 앞서 기자들에게 “탈북자 단체들이 오는 26일 전후로 예고한 대북전단 살포를 막으면 개성공단 임금인상 등 노동규정 문제도 쉽게 풀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은 파주 남북출입경사무소(CIQ)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북한 당국도 개성공단 완전 중단과 같은 중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것을 전혀 원하지 않는다. 따라서 대화를 통해 이야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 같이 주장했었다.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은 또한 “지금 문제가 되는 것은 임금 인상 자체가 아니라 북한이 일방적으로 규정을 변경한 점인데 이는 남북 당국 간에 대화만 재개되면 쉽게 풀릴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는 주장도 했다.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의 이 같은 주장은 결국 ‘헛물을 켠 것’이나 다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개성공단기업협회는 2014년에도 북한인권단체와 탈북자 단체들이 대북전단을 살포하려는 것을 저지하는 데 앞장선 바 있다. 당시 김정은 집단이 “대북전단을 살포하면 남북 관계에 좋지 않은 일이 생길 것”이라고 협박하자 행동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중론을 이뤘다.

    하지만 북한 관계자들은 개성공단 기업대표단을 내세워도 북한인권단체가 대북전단 살포를 중단할 조짐을 보이지 않고, 한국 정부마저 “개성공단과 대북전단은 별개 문제”라며 선을 긋자 이들의 뒤통수를 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정은 집단은 2014년 11월 개성공단 근로자의 최저임금 인상기준을 일방적으로 폐지하고, 2015년 3월부터 최저임금을 월 70.35달러에서 74달러로 5.18% 인상한다고 통보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