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의 `스마트 외교' 정책이 보수적인 워싱턴 주류 사회의 반발에 부딪히면서 미국 내부적으로 시험대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전했다.

    15일 뉴스위크에 따르면 전임 조지 부시 대통령은 일방통행식 외교 정책으로 오만하고 비효율적이라는 비판을 받은 데 반해 오바마는 취임 초기부터 대화와 타협을 강조하며 과감하고 혁신적인 정책을 추구해 왔다. 

    오바마는 글로벌 경제 위기 해법에 몰두해야 하는 와중에도 쿠바 관타나모 기지 폐쇄를 결정하고 테러 용의자에 대한 기존의 강압적 수사 방식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적대국으로 분류돼 온 시리아와 이란 등과의 대화를 모색하거나 경제 위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과 협조하겠다는 방침 등이 나왔고 러시아와의 관계 증진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탈레반 일부 정파들과도 대화의 창구를 열겠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

    외교 전문가들은 오바마 행정부의 혁신적인 정책이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전임 행정부와 차별화되고 매우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미국내 보수적 성향이 강한 워싱턴 주류 사회와 일부 언론의 시선은 상당히 비판적이며 일부 워싱턴 보수 논객들은 오바마의 스마트 외교를 `무기력한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워싱턴 보수 논객 중 한명인 찰스 크라우트해머는 "오바마의 `힘없는' 외교 정책이 전세계에 재앙을 촉발시키고 있다"며 "일례로 파키스탄 정부가 미국 정부의 외교적 영향력이 떨어지자 탈레반에 항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탈레반과의 대화 시도가 아프가니스탄의 정정 불안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크다"며 "오바마의 외교 정책 방향이 `변화 그 자체를 위한 변화'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러시아가 이란에 압력을 행사, 중동에서의 위험 요인을 제거하는 데 협조할 경우 미국 정부는 동유럽 미사일 방어망 체제 구축에 다소 유화적인 입장을 보일 수 있다는 `외교적 딜' 가능성에 대해서도 보수층의 시각이 별로 곱지 않다. 

    뉴스위크는 "미 보수층 인사들의 시각은 미국의 헤게모니를 염두에 둔 것이며 이는 이른바 `제국주의' 정책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며 "미국 보수층의 입장이 오늘날의 새로운 글로벌 시대를 대변할 수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