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달전 떠난 美 부대사 면담? 한미연합훈련 쉬는 날 방문? 진정성 없는 정치 민낯 드러나
  • 새정치민주연합이 주한미국 부대사 면담 일정을 공지한 문자 내용.ⓒ뉴데일리
    ▲ 새정치민주연합이 주한미국 부대사 면담 일정을 공지한 문자 내용.ⓒ뉴데일리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6일 한국에 존재하지도 않는 전 주한미국 부대사와 면담을 하겠다고 공지했다가 이름을 수정하는 해프닝을 벌였다. 
    새정치민주연합은 6일 오전 9시10분 국회 출입기자들에게 '문재인 대표가 오후 2시에 주한미대사관을 방문해 레슬리 바셋 부대사를 면담한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마크 리퍼트(Mark Lippert) 주한미대사 피습사건과 관련해 유감의 뜻을 전하고 한미동맹 강화를 요청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좋은 취지를 내세운 발 빠른 대처가 돋보이는 듯 했다. 실제 대부분의 언론사들이 문재인 대표가 바셋 부대사를 면담한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하지만 정작 주한미대사관 측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레슬리 바셋(Leslie A. Bassett) 부대사는 이미 지난 1월 부대사 직을 내려놓고 한국을 떠났기 때문이다. 바셋 부대사는 지난해 말 국무부 인사때 주(駐) 파라과이 대사로 발령 받은 상태였다. 
  •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 대사(가운데)가 지난 1월 2일 레슬리 바셋(Leslie A. Bassett) 부대사(오른쪽)의 환송회를 한 뒤 기념사진을 찍은 모습.ⓒ리퍼트 대사 트위터
    ▲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 대사(가운데)가 지난 1월 2일 레슬리 바셋(Leslie A. Bassett) 부대사(오른쪽)의 환송회를 한 뒤 기념사진을 찍은 모습.ⓒ리퍼트 대사 트위터

    미국대사관에 따르면 현재 부대사직은 공석이고, 매리 타노부카(Tarnowka) 경제참사가 부대사 대리를 맡고 있다. 리퍼트 대사는 지난 1월 2일 바셋 부대사의 환송회를 한뒤 함께 찍은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며 "파라과이 대사로 가는 것을 축하한다. 당신이 그리울 거에요"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이 레슬리 바셋 부대사의 이임을 몰랐거나 부대사 대리와 착오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뒤늦게 사태 파악에 나선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오전 11시15분쯤 기자들에게 수정 문자를 보냈다. 나아가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브리핑을 갖고 "문재인 대표는 미 대사관을 방문해서 타노부카 부대사 대행을 만난다"며 "불행한 사건을 당하고도 변함없이 의연한 모습과 한국 사랑을 보여준 리퍼트 대사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한 방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급하게 일정을 잡다보니 이름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것이라는 해석과 함께, 문재인 대표가 보여주기식 이미지 변신만을 내세우다 보니 진정성 없는 정치 행보의 민낯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왔다.


    문재인 대표의 헛발질은 또 있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현재 진행 중인 한미 연합 훈련 현장을 오는 7~8일쯤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하지만 7일(토)과 8일(일)은 주말이어서 연합 훈련이 쉬는 날이다.

    <조선일보>는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주말에 쉬는 미군을 불러내 훈련을 할 수도 없어 새정치민주연합 측 요청을 받은 뒤 군 내부에서 난감해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했다.

    앞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문재인 대표가 안보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심기 위한 대권행보에만 정신이 팔려 군사훈련 일정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셈이다.


    여당 관계자는 "제1야당이 미국 부대사의 이름과 행방도 모르고 또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은 채 면담에 나서면서 한미동맹 강화를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 아니냐"며 "이번 사건을 단순한 해프닝으로 여길 수도 있지만, 한미관계에 대한 야당의 인식을 드러내는 단면"이라고 말했다. 

    야당 한 중진 의원 역시 "야권내 대권 단독 후보로 나서기 위한 문 대표의 급한 마음이 드러난 것"이라며 "이미지 변신을 위한 보여주기식 행보가 아니라 알맹이 있는 내실을 다지는게 먼저"라고 일침했다. 내면이 변해야 진정한 외부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지적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