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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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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인가, 아프가니스탄인가?
리퍼트 미국 대사에 대한 [3류 사이비 민족주의] 광신도의 테러는, 우리가 가야 할 길이 아직도 멀고도 멀다는 것을 새삼 환기해 주었다.제3세계 근대 민족주의는 본래 식민주의-제국주의에 대한 [반(反)테제]로서 발생했다.
나라 한 복판에, 그것도 나라의 상징물인 정궁(正宮) 바로 앞에 외국의 총독부가 떡하니 들어서 있는 마당에서야 그 누군들 전투적 민족주의자가 되지 않을 수가 있었을까?그러나 대한민국은 식민지 시대의 민족주의 정서 하나만으로는 일일이 다 설명할 수 없는, 매우 발전되고 복잡하며 독립된 근대 산업국가가 되었다.
이럼에도 우리 사회 일각에는 아직도 한국을 제국주의가 지배하는 식민지, 반(半)식민지 빈농(貧農) 국가 정도로 간주하면서, 그것을 지탱하는 한미동맹을 민족의 적-민중의 적-통일의 적-평화의 적으로 적대하는 시대착오적 [3류 사이비 민족주의가] 저회(底廻)하고 있다.
지금을 아직도 식민지 시대라고 치는 점에서 시대착오적이고, 그 [담론]이라는 것이 너무나 투박하고 무식하다는 점에서 3류이며, 사실과 진실을 털도 안 깎은 채 주관적으로 왜곡한다는 점에서 [그럴 듯한] 사이비다.그러나 모든 미신들이 다 그렇듯, 그런 교설(敎說)은 항상 밀교(密敎)적이고 유사종교적인 양태(樣態)를 띤다.
[새 하늘 새 땅]을 대망하는 그 종말론적인 짜릿함과 도취감(陶醉感) 때문이다.
1980년대의 신군부 시대에 [3류 사이비 민족주의]는 유행의 절정에 달했었다.
어줍잖은 [민족민중] 담론이 대한민국에 대한 증오와 북한에 대한 호감을 불태우면서 대학을 사이비종교의 제단으로 만들었다.
그 억지와 궤변에 취한 풋내기 광신도들이 자본주의-서구주의-근대성(modernity)을 [반(反)민족-반(反)민중]쯤으로 단죄했고, 대한민국을 그 도구쯤으로 매도했다.
이것은 기성종교가 매력을 잃어가는 시대에서 젊은 불평객들을 사로잡는 신흥종교 구실을 했다.
분노, 저주, 증오, 투쟁, 원한, 전복(顚覆), 파괴의 미덕(?)을 설파하면서….
많은 국민들이 마음속 한 귀퉁이에선 “학생들이 오죽 화가 났으면 저러랴…” 하고 헤아려주기도 했다.
그러나 이젠 더 이상 아니다.그렇다면, 정히 그렇다면, 오늘의 대한민국이 아니라면 다른 뭐가 있느냔 말이다.
대한민국이 [식민지]면 휴전선 이북은 뭔가 말이다.
자주? 평등? 해방? ‘이밥에 고깃국’?
그 모든 것이라고 했지만, 그 어느 것도 아니다.북한의 [자주]는 쇄국주의와 압제의 외피(外皮)이자 터무니없는 배외(排外)주의다.
북한의 [평등]은 이 세상에 없는 것의 별명이다.
북한은 거의 완벽한 [카스트] 체제다.
북한의 [해방]?
해방이 아니라 수용소 체제다.
그리고 북한에서 [이밥과 고깃국]은 반세기에 걸친 거짓말이었다.결국, [3류 사이비 민족주의]는 순진한 관객들 둘려먹는 사기란 뜻이다.
리퍼트 대사에 대한 [3류 사이비 민족주의]의 테러는,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갈 데 없는 제3세계] 수준으로 추락시켰다.“어? 한국에서?
형편없는 데로군…쯧쯧쯧”문제는 이게 우리 사회의 속사정이란 사실이다.
우리 사회엔 이런 종류의 원색적인 [이념투쟁]이 활화산처럼 불타고 있다.
그런데 이걸 정부, 새누리당, 공무원들만 모른다는 게 더 한심한 노릇이다. -
이것도 모른 채 “북한과 광복 70주년을 공동으로 기념하겠다”는 정신 나간 헛소리가 정부 부처의 보고에서 버젓이 나오는가 하면, 통일부라는 데선 과거에 김기종에게 여덟 번씩이나 방북허가를 내주었고 그를 '통일교육원'인지 하는 곳의 강사로 초청하기도 했다.교수시절, 반미(反美)-반(反)제국주의 책깨나 냈다는 김상률 교문수석은 이런 현상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궁금하다.
이번 테러로 범인과 그 [동지]들은 선전전에서 상당한 이득을 보았다.
한국이 마치 [반미 운동이 판을 치는 나라]인 양 전 세계에 선전했으니 말이다.
미국 국민정서 일각에도 “저런 나라와 왜 동맹을 하느냐?“는 반감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다. -
이건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
범인을 호송차에 가두어 이동시키지 않고 기자들에게 성명이라도 발표하라는 듯 공개한 경찰은 도대체 무슨 의도로 그렇게 했는지 알 수가 없다.
이게 이 나라 관군(官軍)의 실태다.
어차피 또 의병(義兵)이 나서야 한다는 뜻인가?
류근일 뉴데일리 고문/전 조선일보 주필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