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연합훈련 때문에 이산가족 못 만난다" 주장
  • 5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민화협 조찬행사에서 마크 리퍼트 美 대사에게 흉기를 위두른 김기종씨가 당시 현장에서 배포하려 한 유인물. ⓒ뉴데일리 윤진우 기자
    ▲ 5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민화협 조찬행사에서 마크 리퍼트 美 대사에게 흉기를 위두른 김기종씨가 당시 현장에서 배포하려 한 유인물. ⓒ뉴데일리 윤진우 기자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이하 민화협)가 주최한 조찬 행사에서 강연이 예정돼 있던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피습한 김기종 우리마당 대표가 범행 전 남긴 SNS글이 주목을 끌고 있다.

    김기종씨는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부터 시작하는 키리졸브, 독수리훈련의 문제점은 심각하다”며 “남·북 서로가 신년사에서 밝혔던 대화분위기가 얼어붙어 훈련이 끝나는 4월말까지 대화가 이뤄질 수 없는 분위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992년 북·미회담을 앞두고 ‘팀스프리트’ 훈련을 중단했던 것처럼 지금이라도 훈련기간을 단축한다면 북한에서도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선택하리라 보는 것은 무리인가”라고 반문했다.

    그가 사진과 함께 넣은 글에는 ‘집단적 자위권을 주장하는 일본에게 군서정보를 넘겨주는 미국’, ‘(최대규모의 한·미군사훈련이) 지난 설날, 이산가족 상봉 못한 가장 큰 이유’라고 돼 있다.

    현재 김씨의 페이스북 계정은 누군가에 의해 삭제된 상태다.

    1959년 전남 강진에서 태어난 김씨는 1978년 광주 금호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84년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95년에는 통일정책대학원을 졸업한 김씨는 1997년부터 10년간 성공회대 교양학부 외래교수로 재직하기도 했다.

    현재는 좌파성향 문화단체인 우리마당 대표를 맡고 있는 김씨는 지난 1998년과 2006년 각각 통일문화연구소, 독도지킴이를 창립했고 주로 독도문제와 관련해 일본정부를 비판하는 활동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 ⓒ김기종 우리마당 대표 페이스북 캡쳐
    ▲ ⓒ김기종 우리마당 대표 페이스북 캡쳐

    그는 지난 2007년 청와대 앞에서 “1998년 발생한 ‘우리마당 습격사건의 진상규명을 요구한다”며 1인시위를 하던 중 분신, 전신에 2~3도의 화상을 입었고, 2010년 7월에는 프레스센터에서 시게이에 도시노리 주한일본대사에게 지름 약 10cm와 7cm의 시멘트 덩어리를 투척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김씨를 아는 지인들은 그에 대해  “80년대부터 문화운동·민주화운동판에 기웃거려왔다”며 “독도문제와 위안부 문제 등에도 관여해왔는데 폭력을 자주 행사하는 등 언젠가 사고 낼 인물이라는 평가가 있다”고 말해, ‘터질 것이 터졌다’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과거 김씨는 일반자격으로 동아역사재단 학술대회에 늦게 참석했다가 학술대회 자료집을 받지 못하자 재단 실무자에게 폭행을 가하기도 하는 등 ‘트러블메이커’로 악명이 자자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범행현장에서 제압당하던 중 오른쪽 발목에 골절상을 입어 서울 종로구 소재 적십자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치료 후 경찰서로 돌아온 김씨는 리퍼트 대사를 범행대상으로 삼은 이유에 대해 "그래야 미군이 정신차린다. 혼좀 내주려 그랬다"고 말했다.

    이어 "키리졸브 한·미연합훈련이 남북관계를 망치고 있다", "여러분에게 송구하지만 스스로에게는 부끄러움이 없다"고 소리쳤다.

    한편, 김씨에게 습격당한 마크 리퍼트 대사는 오전 9시 30분께 신촌세브란스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남식 연세의료원장은 리퍼트 대사가 입은 상처에 대해 “오른쪽 광대에서 턱 아래까지 11cm 길이에 깊이 약 3cm 정도의 상처를 입어 무려 80여 바늘이나 꿰맸지만 신경이나 침샘이 손상되지는 않아 기능상의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대현 세브란스병원 교수는 “상처가 1~2cm 깊었다면 목으로 올라가는 경동맥을 건드려, 생명에 위험을 느낄 정도가 됐을 것”이라고 말해 습격 당시 아찔했던 상황을 짐작케 했다. 

    흉터에 대해서는 “전혀 없는 것처럼은 안되겠지만 1~2년 후에는 눈으로 알아보지 않을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