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도 북한처럼 국제사회의 사찰 거부…결국 핵개발하고 중동 위험에 빠뜨릴 것”
  • ▲ 지난 3일(현지시간) 美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을 한 벤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운데). ⓒ타임 오브 이스라엘 보도화면 캡쳐
    ▲ 지난 3일(현지시간) 美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을 한 벤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운데). ⓒ타임 오브 이스라엘 보도화면 캡쳐

    “지금 오바마 정부가 이란과 하는 핵협상은 결국 이스라엘에게는 국가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이번 협상은 대단히 나쁜 협상이다. 나쁜 협상은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하다.”


    존 베이너 美하원의장의 초청으로 美의회를 방문, 3일(현지시간) 상하원 합동연설에 나선 벤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한 말이다.

    벤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美의회 합동연설에서 오바마 美행정부가 주도하는 이란과의 핵협상이 1994년 클린턴 행정부가 저질렀던 잘못과 비슷한 방향으로 흐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벤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오바마 정부가 이란과 핵무기 개발저지를 놓고 협상을 하면서, 이란의 핵시설을 그대로 두기로 한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란 핵 협상에서 미국의 가장 큰 양보는 수많은 이란 핵 시설을 없애지 않고 그대로 두는 것이다. 이란이 협상을 받아들인다고 해도 수천 대의 원심분리기는 그대로 작동될 것이고 다른 수천 대의 원심분리기 역시 없어지는 게 아니라 잠시 가동을 중단할 뿐이다.”


    벤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과거 북한의 사례를 기억해 보라”면서 오바마 美대통령이 이란과의 핵협상에서 ‘이란이 협상에 따라 10년 동안 핵개발 활동을 중단하면 제재를 자동으로 해제할 것’이라는 조건을 내건 것도 결국 실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 나쁜 것은 (오바마 정부의) 두 번째 양보로, 10년 후 모든 이란 제재를 자동으로 해제하는 것이다. 이런 협상으로는 이란의 핵무장을 막을 수 없다. 이란이 더 많은 핵무기를 갖도록 보장하는 것일 뿐이다.

    과거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이 북한이 핵무기 개발하는 것을 알았을 때 어땠나. 북한은 당시 (핵 시설) 감시 카메라를 끄고 사찰단을 쫓아냈고 결국 몇 년 뒤에 핵무기를 개발했다. 북한이 앞으로 5년 안에 100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까지 나오고 있다.”


    벤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도 북한처럼 2005년, 2006년, 2010년 핵시설의 감시카메라를 폐쇄했던 점을 언급하며, 오바마 정부가 현재 이란과 하고 있는 핵협상을 “매우 나쁜 협상”이라고 비판했다.

    “이란이 핵시설 감시카메라를 폐쇄한 것은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이란은 사찰단에 저항할 뿐 아니라 국제 사회와 ‘숨고 속이는(hide and cheat)’ 게임의 달인이다. 미국과 이란 간의 이번 핵 협상은 나쁜, 아주 나쁜 협상이다. 나쁜 협상은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 하다.

    핵 협상이 타결된다 해도 ‘신정(神政)일치’를 추구하는 이란 정권은 절대 변하지 않을 것이다. 핵확산 방지를 하겠다는 이번 핵 협상 때문에 오히려 (중동에서의) 핵개발 경쟁만 거세질 것이다.”


    벤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연설을 통해 “이란의 핵개발은 이스라엘 국가 존립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세계 평화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서방 진영은 對이란 제재를 풀기 전에 주변국 공격금지, 테러지원 중단, 이스라엘 말살 위협 중단을 반드시 요구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 ▲ 이란의 지대지 미사일 발사시험 장면. 이란은 북한에 핵개발 비용으로 20억 달러를 지불한 뒤, 자신들의 핵무기 개발과 미사일 개발에 도움을 받고 있다. ⓒI24뉴스 TV 보도화면 캡쳐
    ▲ 이란의 지대지 미사일 발사시험 장면. 이란은 북한에 핵개발 비용으로 20억 달러를 지불한 뒤, 자신들의 핵무기 개발과 미사일 개발에 도움을 받고 있다. ⓒI24뉴스 TV 보도화면 캡쳐

    벤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美의회 합동연설을 들은 버락 오바마 美대통령은 “그의 연설은 대안도 없는 비난 투성이”라고 강하게 비난하면서, 그 의미를 축소했다.

    오바마 美대통령은 “국제적 제재만으로는 이란 핵개발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 지난 시간 동안 확인됐다”면서 “그럼에도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과 아예 협상을 말자고 주장한다”며, 네타냐후 총리를 강하게 비난했다.

    美현지 언론들은 오바마 美대통령의 주장도 비중 있게 전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내 유대인 사회의 시각은 이와 달라 보인다.

    미국지오니스트협회(ZOA), 시몬 비젠탈 센터(SWC) 등 미국 내 주요 유대인 단체와 랍비들은 이날 벤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美의회 연설을 주변 사람들에게 전하며, 그 뜻에 공감을 표하고 있다.

    특히 유대인 랍비들은 “이스라엘이 원하는 것은 주변 국가와의 공존이지만, 이란은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주변국과의 공존을 원하지 않는 나라”라는 점을 강조하며 네타냐후 총리의 연설 내용을 주변 사람들에게 전파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의 의회 연설은 지난 20년 동안 북한의 핵개발을 저지하지 못한, 무능한 클린턴 美행정부와 韓정치권의 모습을 기억하는 한국인들에게도 상당 부분 공감을 얻을 만 했다. 

    같은 날인 3일(현지시간)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오바마 정부의 이란 제재 10년 조건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한 것 또한 오바마 정부의 對이란 정책 보다는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주장에 더욱 설득력이 있음을 보여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