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두들겨 맞고 '자의반 타의반' 탕평인사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자의반 타의반'으로 조직사무부총장에 김관영 의원을 내정했다. 김관영 의원은 김한길 전 대표 당시 수석대변인과 대표비서실장을 지낸 대표적인 비노(非盧·비노무현) 인사다.

최근 문 대표는 탕평 인사를 약속했으나 수석사무부총장에 친노 김경협 의원을 수석사무부총장에 앉힌 데 이어 조직사무부총장에 18대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 본부장이었던 한병도 전 의원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노 진영은 이에 대해 공천 실무를 담당하는 수석사무부총장과 조직사무부총장을 친노가 독식해 당을 장악하려 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지난 2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전당대회 때 계파의 'ㄱ'자도 안 나오게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제와선 친노의 'ㄴ'자만 강조한다"며 당 확대간부회의에 불참했다. 

중도 합리파 황주홍 의원은 "그래선 안 된다. 바람직하지도 않고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그러면서 "계파 갈등 격화 조짐으로 판단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다.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도 합리파 의원도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이지만, 원래 문 대표는 당 대표가 되자마자 친노에 대해서는 인사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이런 식으로 말 바꾸기, 약속을 지키지 않는 모습이 당원들에게 많은 실망을 주는 것이다. 당 결속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결국 문 대표는 김한길 전 대표의 최측근인 김관영 의원을 조직사무부총장에 내정해 탕평 인사 기조를 되살렸지만, 당내 비판 여론에 떠밀려 어쩔 수 없이 약속을 지키는 모양새가 됐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