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문제는 대통령 탓"
    진보의 오버, 꽃샘추위와 함께 사라지길!
  • ▲ 여명 한국대학생포럼 회장
    ▲ 여명 한국대학생포럼 회장


여명  |  media@mediapen.com

날씨가 슬슬 풀리는가 싶더니 다시 꽃샘추위가 찾아왔다. 
하지만 거리 위 자판상에 만발해 있는 프리지아 꽃무리처럼
어쨌든 봄은 왔다. 그리고 봄과 함께, 가두시위 역시 돌아왔다.

2월 28일 토요일. 주최 측 예상 5,000여명 규모의 정권퇴진요구 시위가 예정되어 있다. 이들은 이미 앞선 25일 밤, 대전에서
 ‘관권부정선거 진상 규명’의 이름 아래 모여 ‘대전시민성토대회’를 개최했었다.

이날 나온 구호들은 대게 “세월호 참사는 국가 존재이유를 대통령 스스로 부정한 대역죄” “민주주의 파괴, 독재정권!”등이었다. 대전‘시민’성토대회지만 이 행사에 참가한 분들의 면면은 민주노총 대전지부의 무슨무슨 국장, 무슨무슨 간사, 대전민중의 힘 대표 등 힘 꽤나 있는 좌익 운동단체에서 한자리씩 하고 계신 분들이었다. 특히 대전민중의 힘 이대식 대표는 “박근혜를 끌어내리는 제2의 민주화운동을 통해 다시 봄을 되찾자”고 말했다.

산업화와 민주화의 이기를 누리며 자라났고, 하루빨리 국가 경제가 살아나 취업 시장에 봄바람이 불기를 바라는 청년의 한 사람으로서, ‘오버 좀 그만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이분들은 80년대 민주화 운동 시기 형성된 세계관이 민주화가 진행되고 북한의 참상이 드러난 이후에도 확장되지 못한 것인지, 우파정권이 들어서면 이를 독재 정권으로 인식한다.

민주화의 성공을 넘어서서 민주주의 ‘과잉’의 시대에도 지금이 그 무슨 유신시대인 것 마냥 성토에 성토를 거듭한다. 실제로 2015년의 대한민국은 ‘경제적 자유’를 제외하고 언론의 자유를 포함한 거의 모든 분야에서 민주주의가 과잉상태인데 말이다.

우파정권=독재친일정권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있는 이상주의자들은 차라리 순수하다. 후배 세대로서 안타까운 마음까지 없지 않게 든다. 문제는 늘 반정부 시위의 중심에 있는 민주노총이다.

민주노총은 2월 25일, ‘4월 민주노총 총파업’ 선포식을 개최했고 4월 24일부터는 총파업에 들어가기로 결의했다. 노동자, 연대. 이 얼마나 순수하고 숭고한 이름인가? 하지만 민노총은 이 ‘노동자, 연대’와 같은 단어를 기만적인 용어로 만들어버렸다.

이들은 노동자 위에 군림하며 고혈을 빨아먹는 신형 귀족이다. 참여연대, 다함께 등 좌익 운동권 단체들과 연대하여 좌파정권 아래서 꽃밭의 꿀벌들처럼 ‘안녕들했’으나 세계관 자체가 다른 우파정권이 들어서면서부터 안녕하지가 못한 모양이다.

물론 이들에 동조하는 진짜배기 어른들은 많지 않다. 문제는 필자와 같은 청년들이다. 사람이 힘들면 그 문제의 원인을 본인의 내부로 돌려 성찰하고, 본인을 변화시켜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외부, 즉 사회로 돌리는 사람들이 있다. 쉽게 말하면 ‘남 탓하기 좋아하는’ 성향이다.

‘내가 사는 것이 이렇게나 힘든 것은 대통령이 잘못 한 탓이니 국가가 등록금도 내 주어야 하고 일자리도 창출해줘야 한다.’ 또한 ‘노조를 구성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무조건 선하고 약자이며 민중이다.’라는 관념들이 요즘 필자의 나이 또래들 대부분의 생각인 듯하다.

대학생들을 탓할 것이 아니다. 이러한 여론 조성은 내일 대국민 궐기 대회에 나올 민주노총, 다함께, 전교조, 참여연대 등 좌익 운동권에서 학교 수업을 통해, 언론을 통해, SNS 선전 자료를 통해, 소수의 반(反)대한민국 세력을 전체 국민의 여론으로 속인 좌익 진영의 여론몰이를 통해 형성한 세계관이기 때문이다.

28일 궐기대회 역시 정권 퇴진 요구와 세월호 참사 음모론,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의 구호들이 난무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 국정 수행2년이 완벽했다는 것이 아니다. 인사, 세월호 참사 대처, 대중 외교, 대북 문제 어떤 것 하나 시원하게 헤쳐 나가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의 모든 문제들을 대통령 탓으로 돌리며 퇴진을 요구하는 것은 민주화 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이어받은 좌파가 할 일이 아니다. 대한민국이 당면한 과제, 저성장-미뤄지고 있는 통일 문제의 해결에 있어서 때로는 지지하고, 때로는 그들이 그렇게도 믿는 ‘국민’의 뜻을 모아주는 역할을 해야 하지 않나. 좌파와 우파가 세계관의 차이에 따른 정책 선호가 다를 수는 있어도 ‘대한민국’이라는 역사적 주체가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사명에 이견이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한 절반이 훨씬 넘는 국민들 역시 본인들과 똑같은 국민이라는 것을 잊지 않기를 바라며 ‘싸가지 없는 진보’, ‘오버하는 진보’가 아닌 ‘진짜배기 진보’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겨울이 조금 더 유예되고 있다.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 보다.
 /한국대학생포럼 회장, 숙명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4 

[미디어펜 칼럼= 뉴데일리 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