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 없앤다더니 친노 'ㄴ'자만 강조" 당내 비판 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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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내부에서 '당내 계파를 청산하겠다던 문 대표가 오히려 제식구 챙기기로 계파갈등을 유발하고 있다'는 볼멘 소리가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표가 공천을 담당하는 주요 요직에 친노 인사의 임명을 강행하면서 비노계 의원들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는 것이다.문 대표는 당내 일부 의원들의 반대에도 불구, 친노로 분류되는 김경협 수석사무부총장을 임명했다. 공천 실무를 담당하는 수석사무부총장은 1위로 선출된 최고위원에게 임명권이 주어져 왔지만, 문재인 대표는 3차례나 밀어붙여 '친노' 인사의 임명을 관철시켰다.
또 문 대표가 조직사무부총장에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 본부장을 지낸 친노 인사인 한병도 전 의원을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계파갈등 유발에 앞장섰다는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2일 기자와 통화에서 "문재인 대표는 전당대회 당시 '계파의 ㄱ자도 안 나오게 하겠다', '친노에 불이익을 주겠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며 "그런데 이제와서 친노의 'ㄴ'자만 강조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수석사무부총장, 전략기획위원장, 조직부총장은 공천 때 일선에서 지역실사와 여론조사를 담당하는 요직"이라며 "공천을 자기들 마음대로 하겠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우리가(비노계 의원들) '친노 불이익' 등을 요구한 것도 아니고, 스스로 그렇게 공언했던 것 아니냐"며 "당 대표에 당선되기 위해 계파청산 등을 외쳤는지 몰라도, 그런 말을 해놓고 일주일 만에 바꾼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앞서 문재인 대표는 지난달 8일 당대표로 당선된 직후 "친노 비노 계파가 없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드리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특히 전당대회 내내 계파의 'ㄱ'자도 안나오게 하겠다고 주장했고, 친노에 대해 인사에 있어 불이익을 주겠다고도 했다.
앞뒤 다른 말바꾸기, 확실한 '친노 챙기기' 행태로, 당내 계파갈등을 앞장서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문 대표가 작은 것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라며 "문재인 대표가 당대표가 되지 않았다면, 친노 비노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문재인 의원이 대표가 됐기 때문에 이런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친노 좌장인 문 대표가 계파 청산에 앞장서기는커녕 '친노 챙기기'로 오히려 계파 갈등 유발에 앞장섰다는 지적으로 풀이된다.주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문재인 대표가 극복해야 할 세 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우선 "친노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계파 챙기기 등의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다는 것이다.
그는 두 번째 과제로, "문 대표는 대선 예비주자이기 때문에 앞으로 매사에 공정성 시비가 붙을 수 있다. 이 시비를 이겨내기 위해 공정한 당 운영의 모습을 철저하게 보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주 최고위원은 "전당대회에서 드러났듯이 문재인 대표는 당심이 매우 취약하다. 박지원 의원을 고작 3%차이로 이기지 않았느냐. 국민여론사가 아니였다면 당선되기가 상당히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취약한 당심을 보완하기 위해 당내 화합에 앞장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특히 주 최고위원은 "저는 당을 공정하게 잘 운영하자는 취지로 말하는 것인데, 일부에서는 밥그릇 싸움으로 치부하고 있다"면서 "저보고 조직부총장을 임명하라고 해도 나는 이제 추천하지 않겠다. 내가 이런 마당에 추천하겠느냐"고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주 최고위원은 문 대표의 편파 인사에 강하게 반발하며 최근 당직 회의에 불참하고 있다. 그는 "저도 회의에 빨리 들어가고 싶다. 당의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문 대표의 변화를 촉구했다.중도 합리파 황주홍 의원은 문재인 대표의 이번 논란과 관련 "그래선 안 된다. 바람직하지도 않고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그러면서 "그러나 계파 갈등 격화 조짐으로 판단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다.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도 합리파 의원은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이지만, 원래 문 대표는 당 대표가 되자마자 친노에 대해서는 인사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이런 식으로 말 바꾸기, 약속을 지키지 않는 모습이 당원들에게 많은 실망을 주는 것이다. 당 결속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런 상태 계속되면 4월 보궐선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계파보다는 당을 생각하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며 문 대표의 편파적인 행태를 꼬집었다.
중도 합리파 의원들의 향후 대응 방향과 관련해선 "일단 기본적으로 6개월 정도는 기회를 준다는 생각으로 조금 더 지켜볼 것이다. 그러나 4월 보궐선거가 문 대표에 대한 결정적 평가 기준이 될 것"이라며 4월 이후 문 대표의 책임론이 불거질 수도 있음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