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 대표' 문재인의 원내 '헛발질'이 안철수 관심 끌었나
  • ▲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이 25일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정경쟁 관련 좌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이 25일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정경쟁 관련 좌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이 여야 원내대표를 연쇄 방문해 김영란법의 조속한 처리를 부탁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안철수 의원은 26일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와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를 잇달아 만나 각각 30분간 김영란법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이날 양당 원내대표와 안철수 의원 간의 개별 회동은 안 의원 측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일개 초선 의원이 자신이 대표발의하지도 않은 법안의 입법을 위해 양대 정당의 원내대표에 면담을 한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라는 지적이다.

    안철수 의원은 양당 원내대표와 면담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2월 임시국회에서 김영란법 통과를 가장 최우선의 원칙으로 정해 여야 합의로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여야에 어떤 내부 사정이 있는지, 어떠한 우려가 있는지 자세히 들어보고 내가 어떠한 역할을 하면 되겠는지를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안철수 의원에 따르면,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김영란법을 이번 국회에서 통과시키기 위해 주말도 없이 노력하겠다"며 "안철수 전 대표도 새정치연합에서 설득 노력을 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윤근 원내대표도 "이번 국회에서 (김영란법이) 통과되는 것이 맞다"며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수 의원은 이상민 법사위원장도 만날 계획인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필요한 분들은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볼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김영란법의 2월 임시국회 통과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안철수 의원은 "이번 회기에 (김영란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4월로 넘어가는데, 보궐선거가 있어 자칫 (여야) 경색 국면이 초래되면 그 때도 처리가 되지 않는다"며 "5월에는 새정치연합 원내지도부가 바뀌기 때문에 6월에도 어찌될지 불확실하다"고 우려했다.

    이러한 안철수 의원의 행보는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는 현안에 대해 팔걷고 나서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여론의 주목을 유도하는 의도로 읽힌다.

    안철수 의원은 최근 경제 관련 좌담회를 잇달아 세 차례 개최하면서 지난해 7·30 재·보궐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공동대표에서 물러난 이후 은인자중하던 모습을 완전히 떨쳐냈다.

    특히 가장 최근에 열린 경제 좌담회에서는 자신의 뒤를 이어 비상대책위원장에 취임했다가 친노 세력에 흔들기에 밀려난 박영선 전 원내대표를 초청해, 비노 세력 간의 연대를 꾀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잠재적 대권 경쟁자인 문재인 대표가 당권을 잡고 민생 행보를 보이는 것에 자극 받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재인 대표는 2·8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잡은 이후로 자연스레 여론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다. 원내 현안에 대해서는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여론조사 제안 등 헛발질을 일삼고 있지만, 전직 대선 후보답게 소방서·파출소 방문 등 민생 행보에는 강점을 보이며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2·8 전당대회 전까지는 당무와 철저히 거리를 두며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의 재래시장 방문 등 민생 행보를 하던 안철수 의원이 전당대회 직후로 원내 현안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문재인 대표가 약점을 보이는 분야를 자신의 강점으로 삼겠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관계자는 "문재인 대표가 초선 의원이라 원내 현안에서 약한 모습을 보였는데, 안철수 의원이 이 부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며 김영란법을 가장 적절한 대상으로 본 것 같다"면서도 "안철수 의원 본인도 초선이 아니냐"며 전략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