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장 취임 7개월 만에 비서실장 발탁을 놓고 여야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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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서실장으로 발탁된 이병기 전 국정원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비서실장으로 발탁된 이병기 전 국정원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이병기 국정원장을 김기춘 비서실장의 후임으로 전격 발탁한 것과 관련해, 정치권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앞서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27일 비어있던 비서실장 자리에 이병기 국정원장을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이병기 신임 비서실장은 외교관 출신으로 정무·외교 경험이 풍부하다. 노태우 정부 시절 소련·중국과의 국교 수립 등 북방 외교에 참여했으며, 김영삼 정부에서는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 2차장을 담당하면서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 망명을 총괄했던 경력도 있다.

    이병기 비서실장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캠프에서 선거대책부위원장을 맡으며 박근혜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에는 주일대사·국정원장을 맡으며 박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이날 비서실장 인사에 대해 새누리당 권은희 대변인은 "대통령과 청와대를 잘 아는 분을 비서실장에 임명한 적재적소의 인사"라며 "군림하지 않는 업무지향형 비서실장으로서 청와대를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기대를 표명했다.

    현직 국정원장이 비서실장으로 이동한 것에 대한 비판을 향해서는 "국정원장이 된지 7개월만에 옮기는 것이라 우려할 수는 있다"면서도 "비판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는 이유가 있을 것이며, 이 분(이병기 실장)이 가장 적합하다는 판단이 아니었겠나"라고 청와대를 두둔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인사혁신을 통해 국정운영기조를 바꾸라는 국민의 요구를 거부한 불통 인사"라며 "국민 소통과 거리가 먼 숨 막히는 회전문 인사"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나아가 "국정원장이 취임 7개월 밖에 안 됐는데, 하라는 국정원 개혁은 안 하고 갑자기 국정운영의 중심축이라고 할 수 있는 비서실장에 가져다 썼다"며 "정보 정치의 망령이 되살아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있다"고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