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돈 숙명여대 교수 임명시 논란 예상, "교체는 오로지 朴대통령 마음에 달려"
  • ▲ 후임 비서실장 인선을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 ⓒ청와대 제공
    ▲ 후임 비서실장 인선을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 ⓒ청와대 제공

     

    취임 2주년을 맞은 박근혜 대통령이 후임 비서실장 인선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김기춘 비서실장은 청와대 출입증을 반납하고 24일부터 출근하지 않고 있다. 후임을 위해 집무실 개인물품도 모두 정리했다. 사표는 후임이 임명되면서 수리되기 때문에 '비서실장' 직함만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박근혜 대통령을 잘 보필해 달라"는 마지막 인사를 남기고 사실상 퇴임 절차에 들어간 것이다.

    하지만 하마평만 무성할 뿐 후임 인선 윤곽은 좀처럼 드러나지 않고 있다. 당초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2주년인 25일까지 새 실장 발표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많았지만,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특별한 움직임을 감지하지 못했다"며 인선이 미뤄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도 "25일까지 인선이 마무리된다는 것은 예상일 뿐이고 확정된 것은 없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언제 비서실장 인사를 단행한다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비서실장 자리는 공백이지만 후임자 발표는 언제 이뤄질지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청와대는 당분간 '실장 부재'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이 후임 비서실장을 뽑아놓고 발표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인지, 혹은 후임이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알 수 없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을 뿐이다.

     

    #. 親朴 인사들 "총선 출마해야돼"

    이런 가운데 하마평에 오른 일부 인사들이 비서실장 자리를 극구 고사했다는 설(說)이 여의도 주변에 퍼지면서 그 배경을 놓고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 19대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했던 친박(親朴) 정치인들은 이번에 비서실장을 맡게 되면 내년 총선 출마가 불가능하고, 이후 지역공천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뒤 청와대에 뜻이 없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유력 비서실장 후보로 거론되는 한 인사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실장직을 맡기보단 총선 출마 준비에 전념하겠다"고 언급했다.

    20대 총선 때문에 정치인들이 손사래를 친다는 것이다. 만약 박근혜 대통령이 출마를 준비하는 정치인을 비서실장으로 기용한다면 청와대는 10개월 후 비서실장을 다시 찾아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이에 내부에선 "박근혜 대통령이 비서실장 인선을 원점에서 고민하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지역구 국회의원(부여·청양)을 겸직하고 있는 이완구 국무총리 역시 '한해살이 총리신세'란 논란을 겪고 있기에 박 대통령의 고민은 더욱 깊을 것으로 보인다. 

  • ▲ 최근 사의를 표명하고 청와대 출입증을 반납한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 ⓒMBC 방송화면
    ▲ 최근 사의를 표명하고 청와대 출입증을 반납한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 ⓒMBC 방송화면

     

    #. 너도나도 '손사래' 그래서 신세돈?

    비단 정치인 만이 아니다. 여권 안팎에선 "박 대통령이 이명재 민정특보(전 검찰총장)에게 비서실장을 맡아달라고 부탁했는데 이 특보가 사양했다"는 얘기가 나왔다.

    노무현 정부 마지막 국무총리를 지낸 한덕수 한국무역협회장과 특정 경제계 인사 역시 제안이 들어왔으나 단칼에 고사했다는 설도 제기됐다. 이외에도 비서실장 제의를 마다한 인사가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제안을 받은 이들은 후임을 맞이하기 전 청와대를 나간 김기춘 실장의 자리에 적잖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이다. 

    나아가 특정 세력이 누군가의 이익을 위해 작성해 뿌린다는 증권가 찌라시에는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가 새 비서실장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기기도 했다.

    신세돈 교수는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 김영세 연세대 교수, 최외출 영남대 교수와 함께 2005년부터 박 대통령의 스터디그룹에 참여했었다.

    그러나 신세돈 교수가 비서실장에 기용될 경우, '숙명여대 라인이 정권을 장악했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좌파 세력의 트로이목마'라는 악명이 붙은 김상률 교육문화수석과 김소영 문화체육비서관, 대표적 친박(親朴) 인사인 한영실 전 숙명여대 총장, 숙명여대와 간접적으로 연관된 유정복 인천시장까지. 비서실장 교체 이후 '숙명여대 라인'의 뒷배경으로 신세돈 교수가 지목될 가능성이 크다. 

     

    #. 의외의 깜짝인사, 가능성 있나

    정치권에선 박근혜 대통령이 의외의 깜짝 인사를 발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관측하고 있다.

    '비서실장 교체'라는 마지막 조각을 완성하고 중대한 국면전환의 모멘텀을 맞아 박 대통령이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국정의 '골든타임'인 집권 3년차를 맞아 경제활성화를 국정과제 최우선순위로 상정한 만큼 이에 부합하는 경제통 쪽으로 인선 방향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 박 대통령이 그동안 거론됐던 후보군을 물리치고 경제문제에 정통한 '제3의 인물'을 중심으로 비서실장을 물색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이 마저도 추측일 뿐이다. 청와대의 핵심 관계자는 "비서실장 교체와 시기는 오로지 박 대통령의 마음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경제계 인사들이 연이어 비서실장직을 고사(固辭)하는 상황에서 누가 제안을 수락할지도 불투명하다.

    청와대 일각에선 비서실장 인선이 내달 1일 중동 4개국 순방 이후로 늦춰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대통령 순방기간 비서실장이 자리를 지켜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후임 인선이 금주를 넘기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