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 "시리아, 이라크 북서부에 테러 신병훈련소 수십 곳…이슬람 사원, 모병소 역할"
  • 국정원은 지난 24일 "터키에서 잠적한 김 군이 IS에서 훈련 받고 있다"고 밝혔다. ⓒ채널 Y 보도화면 캡쳐
    ▲ 국정원은 지난 24일 "터키에서 잠적한 김 군이 IS에서 훈련 받고 있다"고 밝혔다. ⓒ채널 Y 보도화면 캡쳐

    지난 24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한 이병기 국가정보원장은 “터키에서 잠적한 김 군이 현재 IS에 가담해 기초 군사훈련을 받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국정원은 시리아에 있는 첩보원을 통해 김 군이 테러조직 ISIS에 가담해 현재 사격훈련 등을 받고 있다면서 “정확하게 어디서 훈련 받고 있는지, 어디로 배치될지는 모른다”고 밝혔다.

    터키에서 잠적, 테러조직 ISIS에 가담한 김 군은 어디에 있을까. 英가디언 등 외신들은 2014년 10월부터 테러조직 ISIS가 운영하는 ‘신병훈련소’에 대해 보도해 왔다. 이 보도에 따르면 현재 ISIS가 운영하는 신병훈련소 수는 30여 개. 대부분 ISIS가 점령하고 있는 시리아, 이라크 지역에 퍼져 있다.

    외신과 인권단체들은 ISIS의 신병훈련소가 시리아 북부 알레포 외곽에 여러 개가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알레포 외곽에는 중앙아시아와 러시아 출신 무슬림 테러조직들이 모인 ‘자마트 사비리’ 훈련소, 마그렙 지역 테러리스트들이 운영하는 ‘샤다드 알 튀니지’ 훈련소, 시나이 반도에서 활동하는 테러조직 ‘시나이 지역(舊안사르 베이트 알 마크니스)’이 운영하는 것으로 보이는 ‘알 마크디스 여단’ 훈련소 등이 있다고 한다.

    테러조직 ISIS의 시리아 지역 수도로 알려진 락까 인근에도 훈련소가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락까 인근에는 카자흐스탄 출신 테러리스트들이 소년병을 가르치는 ‘카자흐’ 훈련소와 ISIS가 알 카에다 아래에 있을 때부터 운영했던 ‘오사마 빈 라덴’ 훈련소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테러조직 ISIS가 최근 공개한 소년병 훈련 영상. 카자흐스탄 출신 어린이들이다. ⓒISIS 선전영상 캡쳐
    ▲ 테러조직 ISIS가 최근 공개한 소년병 훈련 영상. 카자흐스탄 출신 어린이들이다. ⓒISIS 선전영상 캡쳐

    ISIS가 지난 22일(현지시간) 온라인과 SNS 등에 공개한 ‘소년병 훈련’ 동영상도 이 지역에서 찍은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ISIS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열 살도 채 안 돼 보이는 어린이들이 군복을 입고 AK-47 소총을 들고 훈련하고 있다. 몇몇 어린이는 금발 머리의 인형을 놓고 ‘참수 훈련’을 하기도 했다.

    어린이들은 이런 훈련소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숭배하고, ISIS에 대해 불평하는 가족과 이웃들을 감시, 신고하도록 세뇌를 당한다고 한다.

    외신들은 ISIS가 계속 전투를 벌이고 있는 이라크 북서부 일대에도 훈련소가 20여 곳 이상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텔 아파르에는 테러조직 ISIS가 ‘특수부대’라고 주장하는 ‘카와트 알 무함 알 카사’ 훈련소가 있다고 한다.

    최근 국내에서도 화제가 된 ISIS의 ‘태극 1장’ 시범 영상에 출연한 이들이 바로 ‘카와트 알 무함 알 카사’ 조직원들이다.

  • 테러조직 ISIS가 '특수부대'라고 자랑하는 조직원들의 영상. 태극 1장을 시연해 화제가 됐다. ⓒISIS 선전영상 캡쳐
    ▲ 테러조직 ISIS가 '특수부대'라고 자랑하는 조직원들의 영상. 태극 1장을 시연해 화제가 됐다. ⓒISIS 선전영상 캡쳐

    몇몇 외신들은 ISIS와 친밀한 관계를 가진 현지 이슬람 성직자들을 인용해 테러조직 ISIS에 가담한 신병들이 얼마 동안 어떤 훈련을 받는지에 대해 소개하기도 했다.

    터키에서 잠적한 뒤 테러조직 ISIS에 가담한 김 군과 같은 경우에는 보통 6주 간의 ‘신병교육’을 받게 된다고 한다.

    먼저 이슬람 교리, 그 가운데서도 “이교도(Infidels)는 멸종시켜야 한다”는 목표를 가진 수니파 살라피즘을 배운다. 이슬람 교리를 제대로 외우지 못하면 살해당할 수도 있다. 이와 함께 제식훈련, 기초 사격훈련 등을 배우게 된다고. 보통 5명의 교관이 이 과정의 교육을 맡는다고 한다.

    ISIS는 교육 기간 중 신병들에게 잔인함과 맹목적인 신앙도 강요한다. 인질이나 포로를 참수하는 영상을 계속 반복해서 보여준 뒤 “알라는 위대하다(Allahu Akbar)”를 외치며, 신병들이 ‘군중심리’에 휩쓸리도록 분위기를 유도하기도 한다고.

    김 군과 같은 ‘신입 조직원’들은 ISIS에 가담하기 전까지는 종교가 없어도 상관없지만, 훈련소를 퇴소할 때는 신앙 테스트를 거친다. 여기서 신앙심이 투철하지 못하고 ‘조직의 규율’에 반발하는 조직원은 보다 강도가 높은 ‘훈련소’로 보내진다고 한다.

    신앙 테스트와 기초 훈련을 모두 마친 조직원들은 자신의 출신 지역과 관련이 있는 테러조직들이 운영하는 전방 지역 등으로 배치돼 ‘전투원’이 된다는 것이 현지 이슬람 성직자들의 설명이었다.

    현지 이슬람 성직자들은 “상당수의 이슬람 사원이 테러조직 ISIS과 연계돼 모병소 역할을 한다”고 주장해 서방 국가들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 말대로라면 이라크, 시리아, 터키 등의 모스크가 ‘잠재적인 ISIS 모병소’라는 말이 되기 때문이다.

  • ISIS가 점령 중이거나 영향력을 발휘하는 이라크와 시리아 지역 지도. ⓒISW 자료-英가디언 보도화면 캡쳐
    ▲ ISIS가 점령 중이거나 영향력을 발휘하는 이라크와 시리아 지역 지도. ⓒISW 자료-英가디언 보도화면 캡쳐

    국정원은 “김 군이 현재 어디서 훈련을 받는지 모른다”고 밝혔지만, 외신 보도를 종합해 볼 때 김 군은 ISIS에 가담한 한국인의 수가 적기 때문에 이미 알려진 훈련소 보다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규모가 드러나지 않은 중국-일본 출신 ISIS 조직원들이 있는 훈련소에서 교육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 경우 시리아보다는 이라크에 있을 가능성이 더 높다. 

    현재 국정원은 시리아 지역에서 활동 중인 첩보원을 통해 김 군의 귀환을 요구하고 있지만, 최근 테러조직 ISIS가 전투원 부족과 내부 갈등 단속 문제로 ‘탈퇴’하려는 조직원을 ‘인질’로 만들거나 공개처형 하고 있다는 소식들이 나오고 있음을 감안할 때 무사히 복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