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유일호·유기준, 전쟁터에서 살아올까?

국회의 청문회 정국은 설 연휴 이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안이 우여곡절 끝에 처리된 것과 같이 야당은 설 이후에도 정국 주도권을 이끈다는 계산이다.
 
여당은 이완구 국무총리와 발맞춰 국정운영을 이끌 새 장관들이 낙마하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적극 방어한다는 계획이다.

여야의 첫 대결은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인사청문 특위만 꾸린 채 청문 일정을 잡지 못하자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일정을 조속히 잡아야 한다"며 의사일정 합의를 요구했다.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절차가 진행되지 않는 동안 여러 가지 미확인 주장과 보도가 나왔는데 사실이 아닌 것도 많고 하기 때문에 빨리 인사청문회를 실시, 면밀한 검증을 통해 사실을 정확히 밝히고 인준에 들어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박 후보자가 과거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의 담당 검사였던 사실을 숨겼다는 의혹이 나온 데 대한 반박이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는 "고문 가담 은폐에 가담한 사람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할 수 없다"고 했다. 박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11일로 예정됐지만 박종철 사건 담담 검사였던 사실이 논란이 되면서 야당은 청문회를 보이콧하고 있다.

여야가 청문회 일정을 합의하지 못할 경우, 박 후보자는 낙마 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설 연휴 직전 단행된 4개부처 장관 인사에 대해서도 여야 간 격돌이 예상된다.

청와대는 장관급 인사의 절반을 여당 국회의원으로 선택하며 청문회를 비교적 '순탄'하게 넘기겠다는 전략이지만 준비된 총리로 불렸던 이완구 총리도 하마터면 낙마할 뻔 했다는 점에서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여야는 설 연휴를 보낸 뒤 유일호 국토교통부·유기준 해양수산부·홍용표 통일부·임종룡 금융위원장의 인사청문 일정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선출직 공무원을 지내지 않은 통일부·금융위원장에 대해서는 날선 검증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연합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국토부와 해수부 장관에 전문성이 떨어지는 친박계 의원들을 중용하고 통일부장관에 청와대 비서관을 승진시켜 인재풀의 협소함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며 "금융회사의 현직 수장을 감독기관인 금융위원장으로 임명하는 것이 과연 온당한 지도 의문스럽다"고 꼬집었다. 

새누리당 권은희 대변인은 "전문성과 명망을 두루 갖춘 적임자이다. 향후 인사청문 과정에서 흠집내기식 정치공세나 무분별한 의혹 부풀리기는 지양돼야 한다. 성숙한 검증 태도를 기대한다"고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