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104명 서명…박영선 등 새민련 주도..진영 등 여권 중진인사들도 동참
  • ▲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불법행위로 얻은 소득을 국가가 환수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이른바 '이학수 특별법'을 여야의원 104명의 동의를 받아 대표발의했다.

박 의원은 지난 1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가 삼남매를 겨냥한 '특정재산범죄수익 등의환수 및 피해구제에 관한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하며, "경제정의를 실현하고 사회적 폐습과 불의를 타파한다는 헌법 이념을 구현하고자 이 법을 발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SDS 주식의 증권시장 상장 등을 계기로 과거 유죄판결을 받은 범인과 그 수혜자들이 천문학적 불법이익을 올리는 것을 사회가 용인한다면 이는 수많은 근로자들의 의욕을 상실케 할 뿐만 아니라 유사범죄의 재발을 막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 법안 서명에 나선 국회의원 수는 여야 합쳐 무려 104명이다. 김한길·안철수·문희상·박지원·이인영 의원 등 지도부급 인사를 비롯해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대부분이 공동발의자로 함께 했다. 앞서 박 의원은 2월 임시국회가 시작된 지난 2일 본회의장에서 이학수법을 직접 당 동료의원들에게 설명하면서 서명을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문재인 대표, 전병헌·정청래·유승희 최고위원 등 새정치연합 지도부들은 이 법안에 서명하지 않았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민감한 내용을 담고 있는 법안인 만큼 지도부가 공식적으로 나서길 꺼린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문재인 대표는 전당대회를 치르기 전만 하더라도 '이학수법'에 서명할 의사가 있었으나, 당권을 잡은 이후 서명하지 않는 방향으로 선회했다는 후문이다.

법조계 일각에선 이 법안을 놓고 벌써부터 위헌 논란이 불거질 조짐이어서, 최종 통과가 될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박영선 의원도 법안 통과 전망에 대해 "법안통과가 그렇게 수월하게 되지는 않겠지만, 이미 100명이 넘는 의원님들께서 이 법안에 발의를 서명을 해 주셨기 때문에 경제정의와 사회정의를 위해서 반드시 통과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 법안의 위헌 논란은 우선, 특정인을 대상으로 개별 표적 입법을 제정하는 것이 평등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 아니냐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11조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 '개별사건법률 금지'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다. 

박 의원은 입법 취지와 관련, "유죄판결까지 받은 배임의 결과로 취득하게 된 주식을 몰수하지 않아 수천억 원에서 수조원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시세차익을 얻는 것은 범죄의 목적 달성을 추인해 준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정당하지 않다"며 "범죄에 따른 수익은 국가가 반드시 환수한다는 원칙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소급적용 문제도 이 법안의 여전한 문제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동안 법조계에서는 이학수 특별법을 통해 법 시행 이전의 범죄행위까지 소급 적용하는 것은 위헌 논란이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모든 국민은 소급입법에 의해 재산권을 박탈당하지 않는다"는 헌법 제13조 2항의 '소급입법 금지의 원칙'에 위반된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소급입법 논란에 대해 "현행 '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서 '이 법 시행 전에 발생한 범죄수익에 관해 이 법 시행 후에 한 행위에 대하여도 이를 적용한다'고 규정돼 있으며, '친일재산환수법'에 대해서 헌법재판소에서 합헌판정을 내린 바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평등권 침해 논란에 대해선 "범죄의 목적이자 그 결과물인 이재용 삼남매의 재산을 환수하는 것은 경제정의를 실현한다는 측면에서 당연한 것"이라며 "친일재산환수법이나 전두환특별법, 유병언법 등 비슷한 입법례도 있고 그동안 교묘하게 법마다 빠져 있던 사각지대를 이번 기회에 없애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이중처벌 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헌법 제13조 1항은 "모든 국민은 행위시의 법률에 의하여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는 행위로 소추되지 아니하며, 동일한 범죄에 대하여 거듭 처벌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학수 부회장 등은 법원으로부터 이미 유죄판결을 받은 상황인데, '환수'라는 민사적 절차라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몰수형'에 가까운 처벌이라는 점에서, 이중처벌 논란이 있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이에 대해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는 범죄수익 은닉 규제법도 소급 적용이 가능하도록 부칙에 담겨 있고 선진국의 재산 환수 관련된 법도 모두 소급 적용을 허용하고 있다"며 "형벌과 구별되는 민사적 절차에 의한 환수라는 형식을 도입했기 때문에 일사부재리 원칙에도 위배되지 않는다"고 했다. 

법관 출신의 한 의원은 "입법 취지에는 공감이 가지만, 10여년 전에 확정판결을 받은 사건에 소급적용을 한다는 것은 위헌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 부분"이라면서 "이 법안이 통과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영선 의원이 대표발의한 '특정재산범죄수익 등의 환수 및 피해구제에 관한 법률안'에 서명한 104명의 의원들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ㆍ신경민ㆍ홍종학진선미ㆍ박기춘ㆍ유인태박광온ㆍ이종걸ㆍ신계륜이언주ㆍ우윤근ㆍ백재현정희수ㆍ신정훈ㆍ김영환ㆍ전순옥ㆍ김기준김상희ㆍ노웅래ㆍ김영록윤호중ㆍ김관영ㆍ강동원민병두ㆍ김용익ㆍ김성주박홍근ㆍ이춘석ㆍ한명숙김한길ㆍ심재권ㆍ이개호박완주ㆍ남인순ㆍ최동익정성호ㆍ김광진ㆍ문병호윤후덕ㆍ이윤석ㆍ유성엽황주홍ㆍ이학영ㆍ김현미박민수ㆍ인재근ㆍ유대운한정애ㆍ진성준ㆍ김윤덕유기홍ㆍ안철수ㆍ김기식ㆍ도종환ㆍ설  훈박지원ㆍ이상민ㆍ조정식주승용ㆍ배재정ㆍ김경협안민석ㆍ김민기김태년ㆍ안규백ㆍ박남춘서영교ㆍ강기정ㆍ 김우남ㆍ부좌현ㆍ이원욱전정희ㆍ원혜영ㆍ김영주송호창ㆍ홍의락ㆍ이찬열박혜자ㆍ문희상ㆍ신기남백군기ㆍ강창일ㆍ최원식이목희ㆍ김승남ㆍ유은혜우상호ㆍ양승조ㆍ권은희이인영ㆍ오영식ㆍ김  현이미경ㆍ우원식ㆍ임수경민홍철ㆍ은수미ㆍ장하나윤관석ㆍ오제세새누리당 노철래진  영이한성정희수정의당 박원석.